생각비행 최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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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사위 작품이었던 일당 5억 '황제노역', 그 끝은 어떻게 될까?
2010년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은 탈세와 횡령으로 수백억 원대의 벌금을 내야 했는데, 이를 일당 5억 원의 노역으로 때우는 이른바 '황제노역'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2014년 30억 원을 6일 노역으로 대신하고 나머지 224억 원을 현금으로 낸 후 뉴질랜드로 출국했죠. 그런데 허 씨가 국내에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과거 아파트 분양 사업을 하며 시중은행 등에 1100억 원가량 있는 채무도 탕감받을 수 있도록 면책 소송도 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호화 생활을 하면서 말이죠. 이런 상황만으로도 화가 나는데, 최근 '황제노역' 판결 당시 사위였던 현직 부장판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죠. 출처 - JTBC 허씨의 법조인 유착 의혹은 당시에도 있었습니다. 9년 전 생각비행에서도 이에 대해 말씀드린 ..
202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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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석 패소 권경애 변호사 솜방망이 징계, 법조인의 윤리는 어디에?
직업이나 직책은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합니다. '피겨의 여왕 김연아'처럼 특정인을 설명하는 표현 역시 한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압축해 전달합니다. '국민 여동생' 같은 말을 들으면 그가 어떤 일을 해온 사람인지 머릿속에 바로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권경애 변호사는 '불출석 변호사'로 불리게 됐습니다. 소송 대리인인 권경애 변호사가 재판에 세 차례나 출석하지 않아 항소가 취하되게 했기 때문입니다. 소송 당사자는 억장이 무너질 판국인데, 권경애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정직 1년 처분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출처 - 뉴스1 고 박주원 양은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엄마 이기철 씨는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2016년 서울시와 학교법인 및 관계자, 학교폭력 가해자 등 38명을 상대로..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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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표절 교수 복직 논란을 보는 우리의 자세
10건이 넘는 논물을 표절해서 해임된 서울대 교수가 소송 끝에 강단에 다시 서게 됐습니다. 표절은 맞지만 서울대가 징계 절차를 잘못 밟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표절한 논문에는 자신이 지도하는 대학원생 논문도 있었습니다. 표절 사실은 대학원생이 힘들게 밝혀냈다고 하죠. 출처 - 한국일보 2013년 서울대 대학원생 모 씨는 자신의 지도교수인 국문과 박 모 교수의 표절 사실을 파악하고 자신의 석사 논문을 포함해 여러 건의 표절 사실을 학교 측에 알렸습니다. 이때 제대로 조치가 취해졌다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지는 않았겠죠. 학교에서 별다른 조치가 없자 대학원생 모 씨는 2017년 직접 박 교수의 논문 20건을 분석해 1000 쪽 분량의 표절 자료집을 만들어 공론화에 나섰습니다. '소년..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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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정권의 세탁기인가?
심리학에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사람이 문제를 해결할 때 간단하고 노력이 덜 드는 방법으로 하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뇌는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간단히 해결하고 싶어 한다는 겁니다. 에너지를 적게 쓰고 빨리 결정하고 행동해야 살아남을 확률이 높았기에 인류의 뇌가 이런 식으로 진화하지 않았을까요? '사과'라는 단어 대신 5~10cm 정도의 둥근 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주로 빨갛거나 노란빛을 띠는 과일이라고 매번 말하는 것이 쉬운 일이겠습니까? 이처럼 '단어'는 길게 설명해야 하는 개념을 한 번에 인식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정치, 사회적 이슈를 정의하는 단어에 따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틀이 달라지는 것도 바로 이..
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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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큰바위 얼굴과 경북 이승만 동상 논란, 우상화가 보수의 본분인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 유명한 바위산이 있습니다. 좌에서 우로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이브러햄 링컨 등 미국 역대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조각돼 있죠. 미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꼽히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성지였던 러시모어산에 지금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환경 파괴 행위를 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북한에는 이런 큰바위 얼굴이 많습니다. 금강산 바위 곳곳에 김일성과 김정일 얼굴을 새겼고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붉고 흉한 흔적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뿐인가요? 북한 지역엔 김일성 부자의 동상도 많습니다. 북한 전역에 수천 개는 된다고 하죠. 그런데 울산시가 이런 큰바위 얼굴을 좋게 봤나 봅니다. 기업가의 도전 정신을 기리겠다며 40m 높이의 기업인 얼굴 조각상 건립을 추진했기 때문..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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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이름만 붙으면 동물보호/친환경인가? 확대되는 그린워싱
지갑이나 가방 하나가 몇백에서 몇천을 호가하는 비싼 브랜드를 알고 계실 겁니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 같은 이른바 '명품' 말입니다. 경제, 시사 유튜브 크리에이터 슈카는 최고의 마케팅 성공 사례로 이런 '명품'을 꼽았습니다. 사치품을 뜻하는 'Luxury'를 한국 수입업체에서 명품으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거든요. 단어를 바꿔 부른 것만으로도 우리는 사치품을 뭔가 장인이 만든 대단히 가치 있는 물건으로 생각하게 됐다는 겁니다. 이런 성공적인 마케팅을 바탕으로 작년 한국은 세계에서 1인당 명품 소비를 가장 많이 한 나라가 됐습니다. 출처 - 슈카월드 이렇게 성공적으로 개념을 바꾼 마케팅은 '사치품'에만 있지 않습니다. 요즘 '비건'이 각광받고 있죠. 고기를 먹지 않고 우유나 달걀도 먹지 않고, 실크나 ..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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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공약으로 출시 앞둔 청년도약계좌, 얼마나 실효성 있을까?
윤석열 정부가 출범 1년을 넘겼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놨던 공약 가운데 이행한 것도 있고 진행 중인 것도 있고 파기한 것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청년들을 위한 공약을 여럿 내놨는데요, 그중 '청년도약계좌'가 이번 달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근로나 사업 소득이 있는 청년들이 중장기적으로 재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돕겠다는 취지입니다. 취지로만 보면 좋은 정책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실효성과 관련하여 다양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출처 - YTN 청년도약계좌는 개인 소득 6000만 원 이하의 19~34살 청년을 대상으로 매달 최대 70만 원을 내면 납입 금액에 비례해 정부가 기여금을 지원하는 금융 상품입니다. 이자 소득은 비과세 혜택을 주고 만기 5년이 끝나면 5000만 원 안팎..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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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가?
지난달 31일 오전에 들어온 긴급재난문자로 수많은 국민이 깜짝 놀랐습니다.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도 깜짝 놀라 마음을 쓸어내려야 했죠. 그들은 내용을 캡처해서 지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벽 6시 40분경, 재난문자에 깜짝 놀라 깨신 분이 많으셨을 텐데요. 이른 아침부터 고민이 많으셨겠죠? 출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전전긍긍한 분도 계셨을 줄 압니다. '긴급재난문자'라면서 '왜' 대피하라는 건지, '어디로', '어떻게' 대피하라는 건지, 중요한 내용을 쏙 뺀 채로 내용이 들어와 많은 사람들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뉴스를 찾아봐도 라디오를 들어봐도 특별한 얘기도 없어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죠.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게 실제 상황이었다면 어땠을지 간..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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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오디샤주 열차 사고, 우리가 얻을 교훈은?
인도 현지 시간으로 지난 2일, 인도 동부 오디샤주에서 열차가 탈선하여 삼중 충돌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승객 1257명을 태우고 고속으로 달리던 열차가 대기선에 정차해 있던 화물열차를 들이받아 객차가 화물차 위로 넘어졌습니다. 이 충격으로 탈선한 열차가 맞은편 선로에서 달리던 또 다른 특급열차를 덮쳤습니다. 그 충격으로 제 선로를 달리던 특급열차마저 탈선했고, 여러 열차가 뒤엉키며 대형사고로 이어졌습니다. 5일 현재까지 275명이 사망하고 1200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처 - MBC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이번 오디샤 열차 사고는 1981년 8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비하르 열차 탈선 사고, 1995년 358명이 사망한 피로자바드 열차 충돌 사고에 이어 28년 만에 일어난 인도..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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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결사의 자유를 억압할 '자유' 외치는 윤석열 정부
윤석열과 여당인 국민의힘이 최근 '강성 노조'라는 핑계를 대며 사실상 '집회 사전허가제'를 추진하려고 하여 큰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지난 5월 16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가 있었습니다. 당정은 민노총 건설노조 1박 2일 서울 도심 상경 집회를 계기로 야간 집회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집시법을 개정하려 했습니다. 출처 - KBS 헌법재판소는 2009년,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야간 집회 금지 규정을 위헌으로 선고한 바 있습니다. 2009년 9월 해가 뜨기 전이나 진 후 옥외 집회, 시위를 금지하는 규정이 '침해의 최소성'을 위배한다는 이유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2014년에는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자정까지의 시위를 처벌하면 위헌'이라고 재차 판결..
2023.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