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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한 칸의 사색14

《길문섭의 한 칸의 사색 14》돌다리 돌다리 어느 날 아버지께 여쭈었습니다. 좋은 다리를 놔두고 이 돌다리로 건너시는 이유를... 아버지 얼굴에 세월의 물거품이 일 듯 말씀하셨습니다. “이 돌다리에는 나의 추억이 놓여 있단다.” 2012. 1. 9.
《길문섭의 한 칸의 사색 13》 에너지 에너지 꺼져가는 호롱불은 기름을 넣어야 다시 살아납니다. 우리 가슴에 기름을 넣어줄 사람 어디 없나요? 당신에게 에너지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가슴을 훨훨 타오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요? 가족이든 애인이든 친구든 자신만이 간직한 누군가는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행복합니다. 누군가에게 충만한 에너지가 되어주기도 하고 가슴을 타오르게 하는 누군가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름 없는 불꽃이 되어준다면 그 또한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요? 2011. 10. 13.
《길문섭의 한 칸의 사색 12》 네 잎 클로버 네 잎 클로버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의 상징입니다. 전쟁터에서 나폴레옹이 네 잎 클로버 때문에 총알을 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행운의 상징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네 잎 클로버는 토끼풀 중에서는 천대받는 못난 풀입니다. 세 잎이어야 정상인데 이 녀석은 돌연변이라서 네 잎이니까요. 살면서 인정을 못 받고 쫓겨나고, 나이 들었다고 그만두어야 했던 40, 50대 모든 분에게 네 잎 클로버를 드리고 싶네요. 지금은 비록 홀로 온 길을 되돌아가지만 뜨거웠던 봄날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언젠가는 모두에게 네 잎 클로버가 뜻하는 행운이 깃드는 그날이 오리라 믿어봅니다. 2011. 9. 28.
《길문섭의 한 칸의 사색 11》 언어폭력 언어폭력 현대 사회에서 언어 표현은 갈수록 직선적이고 거칠어지고 있다. 베인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지만 가슴에 난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고 영원할 수도 있다. 우리가 던지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인생에 힘이 되기도 하고 절망이 되기도 한다. 2011. 9. 21.
《길문섭의 한 칸의 사색 10》 마음 읽기 마음 읽기 인생을 놓고 보면 크게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공격을 잘하는 사람과 수비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공격을 잘하는 사람은 수비가 약한 게 약점이요, 수비를 잘하는 사람은 공격이 약한 게 약점이겠지요. 그러니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고 모자란 부분이 있는 셈입니다. 조련사의 신호에 따라 움직이긴 해도 곰은 보기보다 영리합니다. 야생에서 사냥할 때는 물개의 숨구멍 앞에서 물개가 물 밖으로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고, 눈[雪]을 파서 안에 숨어 있는 먹이를 찾아내어 잡아먹기도 합니다. 물에서는 빠른 속도로 먼 곳까지 헤엄쳐갈 수 있습니다. 순간속력은 순록보다도 빠르다고 합니다. 그런 곰에게 사람들은 재주를 부리게 하고 뒤에서 돈을 챙깁니다. 하지만 이런 게 어쩌면 인간의 호기는 아닐까요? 남을 .. 2011. 9. 8.
《길문섭의 한 칸의 사색 9》 검정 고무신 검정 고무신 고무신에 얽힌 추억이 있습니까? 어릴 적 제게 고무신은 고기를 잡아서 넣어두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고무신을 벗고 흰색 운동화를 신어보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어느샌가 운동화를 신고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때까지도 고무신을 고집했습니다.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할아버지 주무시는 사랑방 앞에만 검정 고무신이 있었습니다. 핏기 없는 할아버지 얼굴처럼 고무신은 운동화에 밀려 마루 밑 깊숙이 감춰졌지요. 한때는 활기찼지만 연로한 탓에 움직이시기가 벅찬 할아버지처럼 고무신은 보잘것없는 신발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때 잘나가고 소중한 우리의 청춘이 마루 밑으로 내던져진 초라한 고무신처럼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꽃이 화려하면 질 때를 준비해야 하는.. 2011.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