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시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거리와 광장에 나가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세월호 참사부터 굴욕적인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이르기까지 각종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 위해 시위를 할라치면 어김없이 등장해 비상식적으로 반대 시위를 하는 단체, 어버이연합 말입니다. 언제 무슨 시위를 하든 어떻게 그렇게 열성적으로 반대 시위를 하러 나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 궁금증이 이번에 풀렸습니다. 돈을 받고 알바를 뛰는 분들이 그 실체였죠.

출처 - 시사저널



어버이 연합, 세월호 반대 집회에 알바 1200명 동원


《시사저널》은 어버이연합 시위자 중 상당수가 일당을 받는 알바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2005년 출범한 어버이연합은 세월호 진실 규명 등 사회적 이슈와 연관된 시위를 할 때마다 보수 정권의 입장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주도한 단체입니다. 그동안 어버이연합의 어이없는 행태를 보며 '돈 받고 알바 뛰는 사람이 저렇게 많은가?' 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으니 그저 시간 많은 노인분이 그들만의 우국충정으로 국가를 위해 자발적으로 하는 일이라고 넘길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이번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사회적 충격을 안겼습니다.






출처 - 시사저널


《시사저널》이 입수한 어버이연합 집회 회계장부를 보면 어떤 집회에 누가 얼마의 돈을 받고 참여했는지 낱낱이 기록돼 있습니다. 세월호 반대 집회 때는 탈북자들을 일당 2만 원에 고용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200명씩이나 말입니다. 세월호 반대 집회가 최고조에 달한 2014년에 어버이연합 반대 집회에 동원된 알바는 1200명이 넘었습니다. 지급된 알바비만 2500만 원 이상이었다죠. 2014년에는 어버이연합이 주도한 집회의 40퍼센트가 세월호 반대 집회였습니다. 어버이연합 수뇌부 혹은 그들에게 돈을 대고 지시하는 배후가 얼마나 세월호 집회를 고까워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어버이연합과 보수단체는 세월호 집회가 있을 때마다 배후를 운운했지만, 이번에 드러난 어버이연합의 알바 동원 문제를 볼 때 사실상 배후는 어버이연합과 보수단체 이면에 있음이 드러난 셈입니다.


어버이연합의 배후는 자유총연맹? 아니면 그 진짜 배후는?


간혹 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시대에 뒤떨어진 반공 문구로 점철된 현수막을 볼 수 있는데, 항상 '자유총연맹'이라는 글자로 끝납니다. 그래서 자유총연맹이 어버이연합의 배후이자 자금줄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죠.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의하면 2012년 자유총연맹이 어버이연합 상임고문 조 씨의 100세 잔치에 1400만 원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두 단체의 주요 집회 내용과 시점이 일치하는 점으로 볼 때 자유총연맹이 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하는 배후라는 얘기가 됩니다. 자유총연맹은 이승만의 주도로 1954년 결성된 단체로 반공을 기치로 내세웠지만, 실상 보수 관변단체라는 논란이 예전부터 있었죠.


출처 - 환경TV


어버이연합은 회장, 고문, 부회장, 공동대표, 사무총장, 실무 국장 아래 200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회장은 심인섭이지만 실무는 추선희 사무총장이 대부분 처리한다고 합니다. 추선희 사무총장은 과거 자유네티즌구국연합과 박정희 대통령 바로 알기 같은 우익단체에서 활동했죠. 이 사람이 중심이 되어 세월호 반대 집회에 동원할 알바를 모집했는데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탈북자까지 모집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이뤄지는 집회가 한두 건이 아니어서 그런지 월말에 알바비로 지급되는 돈이 1700만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추선희 사무총장은 알바 동원을 부인하고 있지만, 김미화 탈북어버이연합 회장은 세월호 참사 때 한 달에 20일씩 참가했다며 돈을 받고 집회에 나간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지난 15일 CBS FM 〈김현정의 뉴스쇼〉가 어버이연합과 탈북인 단체의 부적절한 관계를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버이연합 회원 60여 명이 서울 목동 CBS 사옥 앞에서 항의하기도 했는데요, 과연 어떤 내용이 방송에 담겨 있었을까요?      

  

(음향)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이 세월호 반대집회에 아르바이트를 동원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버이연합이 조직적으로 세를 불려 세월호 참사 집회를 방해하고 과격시위를 조장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 권민철> 내일이 세월호 2주기죠. 세월호 가족들 가슴을 후벼 팠을 이야기였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왜, 어쩌다가 탈북자들이 이 보수단체의 꼭두각시가 됐을까하는 부분입니다. 이번주 훅뉴스는 이 둘 간의 수상한 커넥션에 주목해봤습니다.

 

◇ 김현정> 일단 사실관계부터 정리해보죠. 어버이연합이 탈북자 알바를 동원했다는 건데, 탈북자들에게 돈을 준 건 맞습니까?

 

◆ 권민철> 1인당 2만원씩 줬다고 합니다. 어버이연합도 돈 준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교통비조로 지급했다고 해명하더군요.

 

◇ 김현정> 교통비라면요?

 

◆ 권민철> 자기들 하는 일을 도와주니 사례 차원에서 줬다는 겁니다. 이번에 폭로된 내부 회계장부에는 2014년 4월부터 8개월간 모두 2518만원을 줬다고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적지 않은 돈이네요. 어버이연합이 정부로부터 돈을 지원받는 단체도 아니고, 그 돈은 어디서 나온 거죠?

 

◆ 권민철> 어버이연합은 아는 탈북자에게 빌렸다 하더군요. 왜 탈북자에게 돈을 빌려야하는지, 납득이 어려운 대목이지만 어찌됐건 빌린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어버이연합에게 돈을 받았다는 탈북자들이 있는 걸 보면 돈 주고 사람 모으는 건 이미 관행화 된 거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동원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인 거죠?

 

◆ 권민철> 그렇죠. 이번에 폭로된 문서에만 8개월간 1200여명이 돈 받고 집회에 참여한 걸로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나 많았나요?

 

◆ 권민철> 이 숫자는 세월호 반대 집회 39차례에 참여한 연인원이거든요. 그러니까 한번에 평균 30여명씩 참여한 거죠. 많이 받아간 사람은 한달에 4~50만원을 받아갔다고 합니다.

 

◇ 김현정> 탈북자들 중에 생활 어려운 분들 많다던데, 그 정도면 꽤 큰 돈이겠어요?

 

◆ 권민철> 2만원은 큰 돈은 아니지만 그렇게 목돈이 되니까 충분히 유인이 됐을 겁니다. 한 탈북자의 이야기 들어보죠.

 

(음성) 자녀도 실업자, 본인도 실업자, 직장도 가져본 적도 없고, 연금도 받아본 적도 없고, 또 일할 수도 없고, 일할 자리도 없고요. 그러니까 그런데서 불러주면 감지덕지하고 나가시는 거죠.

 

◆ 권민철> 돈 말고도 탈북자들을 동원한 또 다른 수단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건 뭔가요?

 

◆ 권민철> 바로 탈북자 조직, 탈북어머니회입니다. 그 조직이 집회에 참석할 탈북자들을 모은 것입니다.

 

◇ 김현정> 탈북어머니회는 뭐하는 단체인가요?

 

◆ 권민철> 2014년에 만들어진 말 그대로 탈북‘여성들’의 모임입니다. 어버이연합 주요 활동이 반북, 박핵 활동이잖아요. 그 부분에서 공감대가 생겨 서로 엮이게 됐다는 게 어버이연합 쪽 설명입니다.

 

(음성) 그동안에 대한민국에 와서 많은 신세를 졌으니까 우리가 이제는 어버이연합이 노인네들이 속직히 말하면 이때까지 어디서 지원 한푼, 돈 한푼 못 받는데 자기들이 십시일반 폐지 주워가지고 이렇게 봉사하겠다는데 우리도 같이하자 이렇게 해서 일이 엮어진 거에요.

 

◇ 김현정> 그런 마음이었다면 굳이 돈까지 주면서 동원했다는 시선까지 받으면서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 권민철> 어버이연합은 2006년에 창설된 이후 줄곧 정치, 사회 여러 이슈에 대해 보수적 입장에서 집회를 열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회원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다시 들어보시죠.

 

(음성) 옛날처럼 막 그렇게 안돼. 왜 그러냐면 어르신들이 이제는 상당히 (나이를) 많이 먹어가지고 이제는 데려오실 분들이 없어요. 이제 큰 행사한다고 그러면 먼저 사람들을 동원해가지고 전화해서 동원하지. 한 200명도 만들고 그래요.

 

◆ 권민철> 그만큼 사람이 줄었기 때문에 동원할 사람이 필요했다는 건데, 그 대상으로 탈북자들을 주목한 거죠.

 

◇ 김현정> 자체회원수가 급감하니까 조력단체가 필요했고, 그 조력단체가 탈북자 였던거다?

 

◆ 권민철>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조력단체와 손잡는 자체는 문제가 안되는데, 여기서 돈을 주고 동원한 거 아니냐 이 부분이 문제인거군요.

 

◆ 권민철> 실제로 탈북자들은 2만원이면 되지만, 다른 일반인들을 동원하려면 더 많은 돈을 줘야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일반인에게는 5만원씩 줬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여기서 조금 특이한 부분이 어버이연합은 대부분 남성들인데, 보통 집회는 남성들이 모이기 마련인데, ‘여성’ 탈북자들이 조력하나 게 좀 특이하네요?

 

◆ 권민철> 그게 좀 이상하죠. 집회에서 활동하기에는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이 더 제격이잖아요. 그런데도 여성들이 집회에 동원된 이유는 앞서 말씀 드린 돈 말고도 또 다른 이해가 있는 거 아니냐는 그런 관측이 내부에서 나오더라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이야기인가요?

 

◆ 권민철> 일단 쉽게 머리 숫자 채워서 좋고요. 그리고 우리가 보통 남남북녀라고 하지? 어버이연합 일부 인사들이 탈북여성들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방송에 좀 부적절하지만 증언 들어보시죠.

 

(음성) 여자들은 엉덩이가 있기 때문에 그 엉덩이를 너무 좋아하는 거에요. (탈북자들을) 도와준다고 하면서 그런 쪽에서 더럽게 놀았기 때문에...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야기 할게요

 

◇ 김현정> 탈북여성들을 남한 남성들이 너무 좋아한다. 너무 충격적인 이야기인데, 누구 이야기입니까?

 

◆ 권민철> 물론 탈북자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만 이야기 하겠다”는 대목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네요?

 

◆ 권민철> 맞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좀 더 적나라한 증언이 다수 확보돼 있지만, 저 역시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반대로 탈북 여성들은 무슨 이해관계가 있다는 건가요?

 

◆ 권민철> 그동안 남한으로 유입된 탈북자들은 3만명 정도 되는데요, 70%가 여성이라고 합니다. 그 만큼 탈북여성들이 많다는 이야기인데, 그러다보니까 탈북여성들의 정착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돼 왔거든요. 탈북여성들 사이에는 삶의 방편으로 남한 남성과 가까이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탈북여성 지원단체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신미녀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음성) 북한의 여성들이야 아무래도 남성들을 만날 공간이 좀 넓죠. 경제적인 도움을 받기 위한 그런 사안이 있죠. 여기서 사기를 많이 당하거든요. 그러니까 남성들을 만날 때 남성들의 경제적인 도움을 받게 되는게 많죠.

 

◇ 김현정> 그러면 탈북여성들과 어버이연합 회원들 간에 뭔가 관계가 맺어진 실제 경우도 있다는 말씀입니까?

 

◆ 권민철> 그거는 사실로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죠. 남녀간 관계니까요. 그렇지만 누구랑 누구랑 무슨 관계다는 이야기가 도는 것은 사실입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음성) ***와 애인관계라고 하더라고요. 구체적인 건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둘이 좋아한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 권민철> 이게 애인관계라지만, 이미 탈북자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기 때문에 이걸 일상적인 남녀관계로 보긴 어려울 겁니다.

 

◇ 김현정> 이런 것을 일반화하기에는, 그러니까 모두들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 또 탈북여성들 가운데는 신념에 따라 집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싸잡아서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내부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거군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왜냐하면요 그 동안 세월회 집회 뿐 아니라 어버이연합이 하는 다른 정치 집회에도 줄곧 같이 했으니까. 아까 말씀드린 북한 핵문제나, 북한 체제 반대 집회는 동원하지 안해도 제발로 참여했을 수도 있겠죠.

 

◇ 김현정> 하지만 이번 세월호 집회는 북한 이슈는 아니지 않나요?

 

◆ 권민철>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어버이연합과 함께 했다가 이렇게 북한과 무관한 일까지 간여하게 되니까 어버이연합에서 멀어져간 탈북자들도 많다고 합니다. 탈북자들 내부에서도 탈북자들이 남한 정치문제에 간여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음성) 북한 문제만큼은 잘알고, 우리 문제이니까 거기에 대해 어떤 형식으로든 저희가 적극적으로 대처합니다만 남남갈등에 대해서는 우리가 직접 못 들어가요. 왜냐면 역사 속에서 그런 것들이 형성됐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지켜보면서 그냥 학습하는 그런 입장이거든요.

 

◆ 권민철> 이번 사건이 남한 사회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심어주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탈북자들 스스로 정착하는데 도움도 되지 않음은 물론이고요.

 

◇ 김현정> 탈북자들 하면 우리사회의 또 다른 약자로 자리 잡고 있는 계층이잖습니까? 초창기에는 이들이 처음 넘어 올 때는 이들을 일컬어 먼저 온 통일이라고 뜨겁게 환영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사회의 천덕꾸러기가 돼 가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리고 탈북자들을 그렇게 자리매김하는데 우리 남한 사회가 책임이 없는지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끝)

출처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종합적으로 판단하자면 보수 정권에 위협이 되는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관변단체가 돈을 주고 시위꾼을 불러모아 선동하고 일부러 긴장 국면을 조장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탈북자들을 최저임금에 턱없이 못 미치는 단돈 2만 원으로 말이죠. OECD 노인빈곤국 수위를 달리는 나라답다고나 해야 할까요? 말이 관변단체지 그 뒤에 또 어떤 배후가 있을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박근혜 정권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국정원이 진정한 배후 세력일지도 모르죠.

 

 

세월호 진실 규명,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4.13 총선 은평 갑 선거구에서 '세월호 변호사'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의 박주민 후보가 뉴라이트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었습니다. 10년간 인권 변호사로서 제주 강정마을, 쌍용차 사태, 세월호 참사 등의 사회적 문제에 천착해온 박주민 당선자는 "국회에 들어가면 세월호특조위 활동을 여러 가지로 제약하고 있는 세월호특별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4.13 총선 기간 동안 박주민 후보의 운전기사로 일한 분이 세월호 잠수사였고, 인형탈을 쓰고 선거운동을 도운 이들이 단원고 아이들의 아빠였다는 사실이 알려져 애잔함을 더했죠. 19대 국회에서 과반을 점유한 새누리당의 비협조와 방해 때문에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지 못했기에, 이에 대한 분노가 이번 4.13 총선의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출처 - 전남일보

출처 - 한겨레

 

2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숱한 증거가 인멸되었습니다. 6월 말 특조위에 파견된 인력을 복귀시키고 예산 배정을 추가로 하지 않는다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활동은 실질적으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선 특조위 활동시한을 연장하고 특검을 수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실을 제대로 밝힐 수 있습니다.

 

세월호 유족들은 1년 6개월인 특조위의 활동기간을 최소 6개월 이상 더 보장하고 조사 방해에 대한 수사권을 갖도록 하는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청원했습니다. 4.13 총선에서 성난 민심은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국민의 요구에 응해 19대 국회의 마지막 임시국회를 열어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합니다. 

 

4.13 총선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약속하고 당선된 후보자들은 힘을 모아 세월호 진실 규명에 힘써주십시오. 아울러 세월호 집회를 사사건건 방해했던 어버이연합과 그 배후 세력에 대해서도 반드시 파헤쳐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이 죽어갈 때 박근혜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대체 무엇을 했는지, 그 진실도 꼭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 경향신문

 

오늘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중앙광장에서 '세월호참사 2년 기억.약속.행동 문화제'가 열립니다. 오후 2시부터는 '세월호 버스킹'을 시작으로 영화 상영 등 광장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편 안산에서는 오전 10시, 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참사 2년 기억식', 오후에는 진실을 향한 걸음 '416걷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 광화문 분향소에서 지킵시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약속을 행동으로 지키려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출처- 416연대

 

 

지난 1월 12일, 안산 단원고에서 눈물의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학생과 교사 등 262명이 희생되어 2000년대 최악의 사건으로 한국 역사에 기록될 세월호 참사. 해가 두 번 바뀌어 살아남은 사람들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지만 아직 배에 희생자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 아이들과 유족들의 억울함도 풀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생존 학생들이 졸업할 정도로 시간이 지난 지금, 세월호 참사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요?


출처 – 서울신문



망언만 무성했던 세월호 청문회

 

생각비행은 지난 연말 피해자들의 뒤통수를 치듯 한일 양국 간 졸속으로 합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말씀드리며 박근혜 정부가 과연 세월호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아니 최소한 방해는 하지 않을지 우려된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예상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진상 규명은 커녕 이를 수습할 의지도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밝혀지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뿐입니다.


출처 – 세월호 유가족방송 416 TV 유튜브


지난해 12월 14일에 열린 세월호 참사 특조위 1차 청문회 당시 구조에 나섰던 해경이 유족들 앞에서 배에 타고 있던 "아이들이 철이 없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아 탈출하지 못했다는 망언을 해 큰 분노를 샀습니다. 그 외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로 일관했습니다.


그들로서는 기억이 나면 큰일 나긴 할 겁니다. 《미디어오늘》의 취재 결과를 보면 당일 구조 임무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해경123정은 현장 도착 직후부터 사진과 영상을 카톡으로 보내느라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와대는 세월호 승객을 구조해야 할 골든타임에 해경 핫라인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할 사진과 영상 자료를 보내라며 최소한 7차례 이상 독촉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심지어 청와대는 다른 일 하지 말고 영상부터 띄우라고 독촉하기도 했습니다.


10시 25분의 핫라인 통화에선 다음과 같은 지시가 내려진다. 


청와대: 오케이, 그다음에 영상시스템 몇 분 남았어요?

해경: 거의 10분정도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 예.

해경: 10분 이내에 도착할 거 같습니다.

청와대: 거 지시해가지고 가는대로 영상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다른 거 하지 말고 영상부터 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해경: 예.


[단독] 해경 세월호 현장 도착해서 한 일은 청와대에 카톡 전송


구조하러 간 해경에게 구조보다 먼저 영상부터 띄우라고 했으니 박근혜 정부의 일 처리가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는지 잘 드러납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한 사진과 영상 자료를 요구하던 청와대는 정작 구조를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고, 구조를 위한 지원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보고를 받아야 할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지금도 오리무중입니다.



해수부 공무원이 세월호 유족 고발하라고 사주했다


사태 예방과 수습에 놀랍도록 무능했던 박근혜 정부는 이후 세월호 참사를 국민의 기억에서 지우는 데는 기가 막힌 조직력과 행동력을 선보입니다.

 

출처 - KBS


세월호 참사 보도가 어느 순간부터 TV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들지 않으셨나요? 청와대에서 직접 개입해 세월호 보도를 막은 사실이 폭로되었습니다. 그것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망언으로 논란을 낳았던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이 폭로한 것입니다. 청와대가 길환영 KBS 사장을 통해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해경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가 KBS 인사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도 터져 나왔습니다. 과연 청와대의 이런 개입과 조작이 KBS에 국한된 것이었을까요?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열렬히 지지하며 전범기를 꺼내 들기까지 한 홍위병들처럼 세월호 416연대 내에 보수단체 회원이 암약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세월호 참사 피해 유가족과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에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래 가입해 동향을 살피고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확산시켜온 것이죠. 이들은 416연대 내에서 활동하며 흠이 될 법한 발언이나 행동을 스파이처럼 훔쳐 듣고는 이를 보고서로 만들어 박근혜 정부 쪽에 보고해왔다고 합니다. 외부든 내부든 세월호 특조위를 흠집 내려는 정보 유출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죠.

 

출처 - 미디어오늘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이 보수단체와 결탁해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해온 사실이 폭로되었다는 겁니다. 세월호 특조위에 파견된 해양수산부의 3급 공무원이 세월호 유족에 대한 고발과 특조위 해체 주장을 해온 보수단체와 결탁한 정황이 드러난 것인데요, 당시 해수부 공무원은 보수단체 대표에게 세월호 유가족 중 홍모 씨를 왜 고발하지 않느냐며 "다 조국을 위하는 일이니 홍씨를 재차 고발해 달라"고 사주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주로 인해 유족인 홍 씨는 대통령 명예훼손과 국가보안법으로 고소를 당했죠.

 

이는 일반 공무원 몇몇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인 특조위 활동 방해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들의 '최고 존엄'을 위해서는 아이를 잃고 슬퍼하는 엄마조차 빨갱이로 몰아 고소하기까지 했으니, 박근혜 정부는 무능할 뿐 아니라 사악하기조차 합니다.

 

출처 - 민중의 소리


결국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26일 광화문광장에서 해수부의 세월호 유가족 핍박 사주와 특조위 조사활동 방해에 대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주한 해수부 공무원과 직원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릅니다.

 

출처 - 뉴시스


같은 날 오후 한강에서 125톤 규모의 유람선이 운항 도중 가라앉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승객과 승무원 등 11명은 무사히 구조됐지만 영동대교 부근에 가라앉은 유람선은 아직 예인되지 못했고 침몰 원인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도 크고 작은 선박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젠 서울 한복판에서 유람선이 가라앉는 일마저 생겼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출처 - 다음 영화

 

얼마 전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의 1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나쁜 나라》를 본 관객수가 3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저희도 이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만, 사실 독립영화의 특성상 1만 관객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나쁜 나라》의 흥행은 경이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영화에 소개된 《나쁜 나라》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2014년 4월, 진도 앞바다에서 생중계된 세월호 침몰사건은 304명의 희생자가 속해 있는 가족들에게 평생 지고 가야 할 상처를 안겨줬다. 그중에서도 단원고 학생들의 유가족들은 자식 잃은 슬픔을 가눌 틈도 없이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앞에서 노숙 투쟁을 해야만 했다. 그들의 질문은 단 하나, 내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다는 것. 하지만 그 진실은 1년이 지나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평생 ‘유가족’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마주친 국가의 민낯, 그리고 뼈아픈 성찰의 시간을 그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 1년의 기록.

 

지난 30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나쁜 나라》 상영회가 열렸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이 노스욕 시청 대회의실을 빌려 무료 공동체 상영을 한 것이고 합니다. 해외에서 세 번째로 열린 상영회였는데, 250여 명의 관객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세월호 진실 규명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영화 상영 후 요크 대학교에서 온 현지 학생은 "그런 사고가 일어났는데 어떻게 바로 조사를 들어가지 않았는지, 가족들이 어떻게 저렇게 해야 하는지 여기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지요.


세월호 인양은 7~9월로 예정돼 있는 데 반해 특조위의 활동기한은 6월까지입니다. 특별법 7조 1항에 따르면 위원회의 의결로 한 차례 활동기간을 6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대체 얼마나 무능하길래, 혹은 대체 무엇이 밝혀지는 게 그렇게 두려워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이렇게까지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걸까요? 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있습니다.

 

"가슴을 가진 사람에게 망각은 어렵다."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유명한 콜롬비아의 대문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말입니다. 동시에 지난 17일 콜롬비아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함께한 만찬에서 꺼낸 말이기도 하지요. 꺼낸 말은 의미 있지만, 장소가 잘못되어 영혼 없는 발언에 그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말을 도피성/외유성 남미 방문대신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와 19일 4.19 혁명 55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에게 사죄하면서 이 말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사죄할 마음은커녕 거짓말로 일관하면서 국민에게 폭력을 가했습니다.


출처 - 한겨레



세월호 1주년을 피하기 위해 급조된 남미 순방길

 

출처 - 연합뉴스

 

국빈으로 방문하는 것처럼 홍보했던 남미 4개국 순방길의 첫 방문국인 콜롬비아는 페루, 칠레, 브라질처럼 국빈방문이 아닌 공식방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콜롬비아에서 와주십사 해서 간 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가겠다고 먼저 얘기를 꺼내 콜롬비아의 허락을 받은 셈입니다.



세월호 1주기 범국민 추모제와 4.19 기념식이 예정된 상황이었으니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내 일정을 마치고 나머지 3개국만 방문하면 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박근혜 대통령은 유족들이 없는 팽목항에 나타나 깜짝쇼를 벌이고는, 성완종 리스트로 식물총리가 된 이완구 총리를 버려두고 뭔가 켕기는 게 있는 사람처럼 일부러 잡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시급히 출국했습니다. 이게 도피성 순방이 아니라면 대체 뭘까요?


 

추모 행사가 불법 집회? 헌법을 무시한 경찰의 불법 대응이 문제!

 

출처 - 참여연대


세월호 1주기 추모제와 헌화, 유가족과의 만남 등이 예정된 시청 광장과 광화문 광장은 지난 16일부터 경찰에 의해 도심 속 섬이 되었습니다. 지난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기 위해 수많은 시민이 시위를 벌였을 때 등장한 '명박산성'처럼 이번엔 '근혜차벽'이 도로나 지하철역은 물론 광화문으로 통하는 골목마저 모조리 막아버렸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불통'과 대한민국 시민을 향한 정부의 의지가 그대로 드러내는 상징적인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세훨호 희생자 유가족과 시민들의 만남을 통제한 대한민국 경찰(사진-생각비행)

 

경찰은 "불법집회로 변질된 세월호 1주기에 참여한 군중을 막기 위해서"라고 변명했습니다만, 경찰의 차벽부터가 완벽한 과잉진압의 결과물이자 불법 그 자체입니다.

 

출처 - 슬로우뉴스


경찰의 차벽 설치는 2011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결정한 사안입니다. 경찰 버스로 차벽을 설치해 시민들의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평화 시위를 막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해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교수는 경찰 차벽은 위헌임과 동시에 경찰직무집행법 위반이기도 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법령상으로 경찰버스는 사람의 통행을 가로막거나 집회 현장을 봉쇄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경찰 장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경찰 차벽이 급박하고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 쓰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지난 주말 세월호 추모 시위는 불법 폭력 시위로 변질되어 차벽 사용이 불가피했다고 변명했습니다. 하지만 이조차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출처 - 미디어스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제는 평화롭게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추모제 이전부터 치밀하게 차벽을 계획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추모제 행사 후 헌화하기 위해 움직이는 동선을 미리 차단해 시민이 유가족과 만나지 못하게 하려던 것이었죠. 애초부터 경찰은 계획된 의도로 불법을 사전모의한 셈입니다.

 

출처 - 고발뉴스


경찰의 불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서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를 그리워하는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을 향해 경찰은 물대포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물대포의 물마저 불법으로 조달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는 경찰이 소화전의 물을 살수차에 불법 주입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트위터에 올린 후 경찰에 항의했습니다. 해당 관할인 종로소방서는 소화전 이용을 사전에 허가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사과하기는커녕 이상호 기자를 체포했습니다. 기자마저 체포하는 마당에 경찰이 시민에게 무력을 행사하지 않을 리 없죠. 

 

출처 - 미디어스


경찰은 불법으로 도로와 인도를 점거하여 시민의 통행권을 제한한 다음 이에 대해 항의하는 사람들을 향해 최루액과 물대포를 쏘며 과잉대응했습니다. 언론과 방송을 통해 경찰이 광화문 일대의 교통 CCTV의 외부 송출을 9시간 이상 차단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참고: '세월호 집회 충돌' 그날 주변 CCTV 중단..왜? )

 

지난 17일과 18일 격렬했던 집회 현장에서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의 개인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해명했지만, 어불성설입니다. 수많은 인력을 동원해 채증을 남발하며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통행의 자유를 유린하는 경찰이 시민의 개인 정보 공개를 막기 위해 CCTV 외부 송출을 차단했다니, 그걸 누가 믿겠습니까?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입니다. 외부 송출을 꺼놓은 동안 경찰이 이를 시위대를 감시하는 목적으로 활용했음이 명백합니다. 지난해에도 경찰이 고속도로 CCTV로 집회 참가자들을 몰래 촬영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지난 18일 경찰은 광화문 부근에서 세월호 유가족 21명 등 100명이 넘는 참가자를 연행했습니다. 헌법부터 경찰직무법까지 어긴 자기네의 불법 행위를 눈 감은 채 말입니다.

 

 

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한 시기에 벌어진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완종 리스트로 불거진 정치권의 혼란, 평화시위마저 불법으로 규정하고 진압하는 경찰의 행태는 4.19 혁명 당시의 시대 상황을 방불케 합니다. 또한 꼭 1년 전 자본주의의 민낯을 목격한 세월호 참사 그날을 방불케 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재래입니다. 대한민국호의 선장은 혼자 도망치고 경찰은 시민을 보호하기는커녕 책임자를 보호하는 데 안달입니다. 정치권은 세월호의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형국입니다. '기레기 언론'은 얼마나 달라졌나요? 시민의 눈과 귀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까?

 

 

 

다양한 방법으로 뜻을 전하는 시민들(사진-생각비행)

 

4.19 혁명의 그날 시민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도록 방기한 위정자들을 좌시해선 안 됩니다. 4월 16일 꽃보다 아름다운 아이들을 가슴에 묻은 유가족의 슬픔을 짓밟는 인면수심의 괴물들을 그냥 두면 안 됩니다. 신동엽 시인은 <4월은 갈아엎는 달>이라는 시에서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 그날이 오기까지는, 四月은 갈아엎는 달 / 그날이 오기까지는, 四月은 일어서는 달"이라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그날'은 아직 멀었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지나갔습니다. 문자 그대로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생각비행은 지난 1년 동안 사회의 각종 문제를 지켜보며 책에 문제의식을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오늘은 2014년에 생각비행 블로그에서 주로 다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이슈를 뽑아 대한민국 사회상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이를 통해 2015년에 우리가 풀어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전망할 수 있겠지요.



2014 대한민국의 사회 시스템의 붕괴

― 세월호 참사부터 백색테러까지


2014년은 대한민국의 사회 시스템이 붕괴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전 분야에 걸쳐 일어났습니다. 그중 대한민국의 안전 불감증과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의 실체가 드러난 사건은 세월호 참사였습니다.


출처 - 한국일보

 


수학여행 중이던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을 포함해 수많은 이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대한민국의 안전 시스템 중 무엇 하나 제대로 작동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온 국민이 목도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무능했고 세월호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은 그 자체가 비리와 의혹으로 점철되었습니다. 세월호 사고로 자본주의의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났건만 고쳐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2015년부터 가동된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는 세월호 특별법을 반대하고 유가족들을 조롱한 전력이 있는 인사가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 있는, 실종된 9명을 기다리는 가족들은 팽목항에서 2015년을 맞았습니다.


출처 - JTBC



한편 하반기에는 은행이라는 경제 시스템의 신뢰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1억 2000만 원 농협 인출 사건입니다. 아무 잘못 없는 소시민의 통장에서 1억 2000만 원이 증발했다는 것도 어이가 없는 일이지만, 보안 책임은 나 몰라라 하고 법이 규정한 보상 책임마저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는 농협의 행태는 그야말로 기가 막힙니다.


출처 - 유튜브


 

2014년 12월에는 백색테러가 부활해 사회적인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대한민국 사회가 퇴행을 거듭하다 대미를 장식한 상징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박근혜 정부의 대응 방안은 테러에 대한 단죄가 아니라 공안 몰이, 종북몰이였습니다. 애초 박근혜 정부의 슬로건이었던 '비정상의 정상화'가 사실상 '비상식의 상식화'였고, 대한민국 사회가 비상식 공화국으로 착착 나아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2014년 대한민국은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의 시스템이 신뢰를 잃고 작동하지 않는, 그야말로 사회 해체적인 공포를 대면해야 했습니다. 과연 2015년이라고 더 나아질 수 있을지 고민스러운 지점입니다.



2014 국민에게 애증을 남긴 사법부


그나마 신뢰할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했던 사법부도 오락가락한 판결로 애증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출처 - 한겨레



2014년 가을에는 현대차 비정규직의 투쟁이 승리로 결실을 보았습니다. 현대자동차에서 2년 이상 하청 노동자로 근무한 994명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 등 청구 소송에 대해 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이죠. 또한 공안 몰이에 한창인 정부의 영장 청구를 기각하고 세계 최초로 리트윗 때문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했던 박정근 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한편 사법부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9.11 테러가 될 수 있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애매하고 찜찜한 이율배반적 선고를 내려 국민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12월에 헌법재판소가 헌정 사상 최초로 통진당 해산이라는 어마어마한 법적 참사를 일으켰습니다. 정치 권력화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법부를 2015년에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4 자본주의의 민낯을 보인 재벌들


해를 넘겼으나 국민의 공분이 가라앉지 않는 조현아의 땅콩 회항 사건처럼 2014년 한 해는 재벌과 그 자녀들의 천박하기 짝이 없는 행태가 가관이었습니다. 대한항공의 중역 중 한 명으로 2013년 라면상무를 질책했던 당사자라 더욱 웃지 못할 사태였죠.


출처 - 조세일보



2014년 상반기 질소 과자 논란과 더불어 이른바 '황제 노역'으로 대한민국 재벌은 여론의 몰매를 맞았습니다. 국민과 약자를 봉으로 아는 한국 재벌들의 천박한 자본주의는 얼어붙은 경기를 버텨야 하는 미생들에게 심한 박탈감을 안겼습니다.



2014 생각비행 블로그 인기글



출처 - 한겨레


 

생각비행이 주목한 생활 밀착형 기사가 독자 여러분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실질문맹률'에 관한 글과 '노 키즈 존' 논란에 관한 글은 일상생활에서 겪는 일이어서 그런지 논쟁도 치열했습니다. 국정원의 사찰로 세간의 관심을 끌며 카카오톡의 아성을 넘봤던 '텔레그램' 관련 기사도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2014 생각비행이 펴낸 책

 

 

2014년은 아주 혼란한 해였지만, 생각비행은 출판사로서 묵묵히 의무를 다했습니다. 작년에 총 8권을 출간했더군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이 있었기에 작은 출판사이지만 소신 있게 책을 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책을 재미있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2015년에 책에만 집중하는 한 해가 되면 좋겠지만, 박근혜 정부 임기가 아직 3년씩이나 남았으니 안타깝게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2015년에도 블로그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좋은 정보를 공유하도록 힘을 다하겠습니다. 될 수 있으면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해드리는 2015년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만 인사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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