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이후 보수 언론에서 줄곧 '종부세 세금 폭탄'이란 소리를 떠들고 있습니다. 10년 전 노무현 정부 때 이 프레임으로 장사가 잘됐기 때문이죠. 당시 2% 정도만이 종부세 대상이었는데 전셋집에 살아도, 월세를 살아도, 자기 집이 없어도 종부세로 세금 폭탄을 맞는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려 쏠쏠한 재미를 본 겁니다.


출처 - TBS


당연히 그때도 거짓이었고 지금도 거짓입니다. 기재부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총 주택 소유자 1452만여 명 중 27만 4000명이 종부세 대상자입니다. 종부세를 납부할 사람은 1.8%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종부세 대상이 되려면 현재 시가로 18억 원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정도 집을 가지고 계신 분이 아니라면 종부세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엔 차라리 종부세 좀 내보고 싶다는 자조 섞인 개그가 나오는 실정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게다가 18억짜리 집이 있다 한들 이번 9.13 부동산 대책으로 늘어난 종부세 증가액은 5만 원입니다. 언론에서 세금폭탄이란 말을 쓰고 있는데 5000만 원쯤 되는 걸 잘못 쓴 게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정말로 5만 원입니다. 담배를 하루에 한갑씩 피우면 1년에 120만 원이 넘는 세금을 내는 꼴이며 SUV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면 연 50만 원 정도의 보유세를 냅니다. 그런데 18억 짜리 집에 대해 종부세 증가액은 5만 원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과 보수 언론은 침소봉대하여 국민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이 1년에 4~5억씩 오르는 현실에서 말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집을 3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라면 종부세를 좀 많이 내야 합니다. 최고 세액, 최고 구간이 적용되는 게 181억 원인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값으로 거래된 아파트가 105억이었으니, 이 구간에 해당하는 사람은 다주택자라는 얘기가 됩니다. 강남의 초고가 아파트가 30억 정도하는데 그 기준으로도 6채는 넘게 가지고 있어야 하죠. 하지만 자산이 180억이 넘어도 이번 부동산 대책 안을 적용하면 세금이 2560만 원 증가하는 셈입니다. 30억짜리 아파트 한 채당 426만 원 정도인 겁니다. 자산이 181억인데 세금 증가액이 1억은커녕 5000만 원도 안 되는 게 진실입니다. 이걸 과연 세금 폭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출처 - 경향신문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은 세금 폭탄을 진짜 좀 때리라는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 10명 중 4명은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이 미흡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세금 폭탄이라서가 아니라 이번 대책이 '솜방망이'라서 그런 겁니다. 여론 조사에 의하면 전체 국민의 71.3%가 이번 9.13 부동산 대책이 미흡하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국민의 대다수가 9.13 부동산 대책이 세금 폭탄이라거나 전월세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주장 등에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출처 – 한겨레


상황이 이런데도 국회는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가임대차보호법과 건물주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통과됐습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법안이었습니다. 최근 궁중족발 사장과 건물주의 폭력 사태로 대중의 관심이 높았던 법안입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이 법안이 건물주의 재산권 행사에 타격을 준다며 딴지를 걸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건물주가 연 7500만 원 이하의 수입이라면 소득세 및 법인세를 5% 감면해주자는 법안을 같이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상가임대차보호법을 통과시킬 수 없다면서 일괄 타결을 요구했습니다. 비용추계서도 없이 상임위 소위 논의도 모조리 패싱해버렸습니다. 대체 이들은 누구의 이익을 위해 국회의원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국민의 표심을 이미 까맣게 잊었나 봅니다.  

 

출처 - 경향신문

 

대한민국 1% 안에 드는 부자가 아니라면 세금 폭탄은 당신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룰루랄라 임대료나 받으며 유유자적할 수 있는 건물주가 아니라면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아야할 사람으로서 이 법안을 누더기로 만든 자유한국당 의원 같은 자들에게 분노를 느껴야 합니다. 일부 여당과 보수 언론의 세금 폭탄 프레임에 놀아나지 말고 자신의 이익을 이성적으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쥐가 고양이 생각을 해줄 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항으로 나와 직접 영접했습니다.

 

출처 - MBC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평양을 찾은 것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 2007년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유튜브


세 번째 만남이라 그런지 북한의 환영 예우가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이번에는 남북 정상의 영부인들까지 총 4명이 함께 인사하는 모습이 생중계되었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만나자마자 세 차례 포옹을 나눠 악수와 짧은 안부를 물었던 지난 두 번의 평양 만남과는 달리 훨씬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출처 - MBC

출처 – JTBC 유튜브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국 의장대를 사열하는 도중 21발의 예포가 발사됐습니다. 북한에서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는 건 외국 국가원수를 정식으로 맞이할 때로 공식 의전에서 최고의 대우입니다. 지난 두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는 예포가 생략되었으나 이번에는 북한 정권 차원에서 대한민국을 정식 상대로 인정했다고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출처 - MBC

출처 - JTBC

출처 - YTN

 

대한민국의 대통령 내외를 수많은 북한 주민이 직접 보고 악수까지 나눈 점은 이번 평양 방문의 백미로 꼽힙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환호하며 맞이한 북한 시민 1000여 명이 인공기와 함께 한반도기를 흔든 것도 역대 정상회담 중 최초입니다.

 

출처- 뉴시스

 

공항에서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가는 길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같은 차에 탑승해 퍼레이드를 펼쳤습니다. 평양 시내를 지나던 문재인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려 평양 주민의 꽃다발을 받는 장면은 우리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시작부터 파격적인 모습이 많이 연출된 만큼 발표된 합의문 역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이른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했습니다. 주요한 의제였던 비핵화에 관한 부분은 물론 군사, 문화, 경제 협력 등 여러 부문에 걸쳐 혁신적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유튜브


우선 북한은 동창리 시험장, 미사일 발사대를 폐쇄하고 영변 핵시설을 폐기 수준으로 추가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북한 핵 불능화의 실천적 단계로 돌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변 핵 시설은 북한의 실질적이면서도 상징적인 핵 시설입니다. 이제 최종적인 바통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간 셈인데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반응으로 매우 흥분된다고 트윗한 만큼 조만간 있을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출처 – SBS 유튜브


군사 분야의 긴장 완화 조치는 전문가들이 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로 꼽은 분야입니다. 남북한 양측은 우선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모든 GP를 철수하기 위한 시범적 조치로 올해 안에 군사분계선 기준으로 상호 1킬로미터 이내에 근접해 있는 GP 11개를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비무장화하기로 하고 다음 달 안에 공동경비구역 내의 지뢰와 초소, 화력장비를 모두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출처 - 한겨레

 

비무장지대 내 공동유해발굴을 강원도 철원 일대에서 시범적으로 하기로 했는데, 이를 위해 11월까지 이 지역 내 지뢰와 폭발물을 제거하고 올해 안에 양측을 잇는 도로 개설을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경제 분야도 파격적이긴 마찬가집니다. 올해 내로 동해선 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육지 속 섬이 아닌 실제로 연결된 국가가 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입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도 올해 내로 정상화하기로 했습니다.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삼성, SK 등 재계 인사들이 수행 인원에 포함된 것이 이런 발표를 위해서였나 싶습니다.


이산가족을 위한 상설면회소를 이른 시일 내 개소하기로 했고, 화상 상봉과 영상편지 교환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수많은 이산가족의 눈물을 닦아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 분야에서는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이 서울 공연을 오기로 했고, 2032년 올림픽의 남북공동개최 유치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IOC는 남북이 공동 개최 유치를 추진할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출처 - 연합뉴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직접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답방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지금껏 북한의 지도자가 대한민국을 방문한 전례가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결심입니다. 실제로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북한 내부에서 반대가 심했다고 하는데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결심으로 공식화된 것이라고 하지요. 남북관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통과의례인 만큼 우려를 불식시키고 2018년 내에 성공적으로 실현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출처 – JTBC 유튜브


꿈에 그리던 남북관계 개선이 구체적인 시일까지 명시되면서 하나하나 현실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과 북이 공동으로 노력하면 상상하던 통일이 이뤄질 수 있겠다는 기대를 품게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밤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소개를 받은 이후 15만 명이 운집한 북한 주민 앞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했습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직접 북한 주민에게 전한 겁니다.

 

출처 - 한겨레

출처 - 장도리

출처 -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우리가 소중한 결실을 만들어냈다면서 70년 적대를 청산하고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웅변했습니다. 그렇습니다. 5000년을 함께 살다 70년을 헤어졌던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합니다. 우리 함께 다른 미래로 나아갑시다.

작년 말 아버지인 김삼환 목사가 아들인 김하나 목사에게 명성교회를 물려주어 교회 안팎에서 세습이라는 비난이 빗발쳤었죠. 명성교회는 드러난 1년 예산만 해도 4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교회입니다. 출석 교인 5만 명에 지난 2014년 박근혜가 기도회에 참석한 곳이기도 하죠. 이런 대형교회가 세습을 하는 건, 결국 돈과 이권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 국제신문


엄청난 액수의 예산을 좌지우지하는 권한이 김삼환 목사와 그 최측근들에게만 있었습니다. 그 돈은 성도들의 십일조와 헌금으로 이뤄진 것이죠. 그동안 명성교회는 투명하지 않은 자금 운용으로 자주 구설에 휘말렸는데 급기야 교회를 통째로 아들에게 세습하여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죠. 

 

출처 - 한겨레


국민들의 손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더라도 세금 운영을 부정하게 하면 국민들에 의해 탄핵을 당합니다. 대기업 총수도 재산세와 상속세 등을 정당히 납부해야 하죠. 그러니 교회 재산 400억을 제대로 세금 처리도 하지 않고 아들에게 물리는 세습이 온당할 리 없습니다. 더구나 명성교회의 세습은 교회법에도 저촉됩니다. 2013년 예장 통합총회는 이른바 세습금지법을 제정했습니다. 예장 통합 교단 헌법에는 은퇴하는 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 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명성교회는 이른바 세속법뿐 아니라 자신들이 속한 교회법도 어긴 셈이었습니다.


명성교회는 김삼환 목사가 은퇴하고 2년이 지난 후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취임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삼성의 이건희가 아들인 이재용에게 불법, 편법 상속을 했을 때도 그런 식의 변명을 했었죠. 총회재판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달 명성교회 목회세습 등 결의 무효 소송에 대한 재판에서 명성교회 설립자인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가 적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자기들이 세운 교회법을 총회부터 목사까지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셈입니다.


출처 - 국민일보


그런데 언론에서 다루고 사회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명성교회 세습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던 재판국원들의 전원 교체를 결정한 것이죠. 지난 12일 총회는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지 못한 재판을 한 재판국원들을 바꿔 합당한 판결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찬반 토론 끝에 다수결로 재판국원 전원 재공천을 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또한 세습금지법이 기본권을 침해해 개정이 필요하다는 헌법위원회의 보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투표에서도 다수가 개정 반대를 지지해 세습금지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옳으며, 명성교회 세습은 잘못이라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죠.


출처 – KBS 유튜브


세습을 부정하는 교단 총회의 결정이 명확해지면서 명성교회 세습에 일단 제동이 걸렸습니다. 그러자 세습 강행 처리로 비판을 받아온 김삼환 원로목사가 지난 13일 명성교회 새벽 예배에서 총대들의 결정에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JTBC와 교계 언론에 따르면 김 목사는 새벽 예배 설교에서 "기업을 물려주는 게 아니다. 십자가 물려주는 것, 고난을 물려주는 것이다. 교회를 그렇게 생각했다는 건 자기들이 타락한 거다"라고 반박하면서 "지금 교인들이 정상이 아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돌 던져 죽이려고 하는데 마귀가 여러 가지로 공격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건전한 비판자를 마귀로 규정하다니, 과연 제정신인지 모르겠습니다.

 

출처 - 뉴스앤조이

 

지난 14일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논평을 통해 "재판국은 총회의 세습 불가에 대한 결의에 따라 그동안 잘못된 것들을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임원회는 헌법을 수호하여 명성교회를 치리하고, 명성교회 세습 때문에 서울동남노회에서 벌어진 수많은 비정상적 일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JTBC

 

생각비행이 펴낸 《한국 교회에 말한다》의 저자 오제홍은 원래 양치기여야 할 '목사'라는 직분자를 교회에서 '성직자'로 부르게 된 것은 종교의 체계화를 통해 보다 확대된 세력을 흡수하고자 했던 정치적·세속적 필요 때문이었다고 말합니다. '성직자'라는 개념은 성경을 기반으로 해석된 것이 아니라 세속적인 정치 세력에 의해 확장된 개념에 불과한 것이죠.

 

 

해방 이후 한국은 산업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도시화가 이뤄지고 특정 지역에 인구가 밀집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교회의 형태도 변하게 했다. 한국식 대형 교회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권력의 집중화가 필요했다. 당시 독재 정권하에서 권위주의 리더십에 심취해 있던 대중도 잘 짜인 설교와 강력한 지도력을 가진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목사들에게 매혹되었다. 그리하여 특정 교회에 사람이 몰리고 헌금도 많이 쌓여갔다. 이 과정에서 목사는 '성직자'를 넘어 대기업 총수와도 같은 입지를 다졌다. 양치기가 성직자를 넘어 CEO가 되어버린 것이다.

 

출처 - 베리타스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세습 판결을 인정했던 재판국 판결에 대해 재심을 신청해놓고 있죠. 하지만 명성교회 말고도 전국적으로 350개가 넘는 교회들이 대를 이어 세습작업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할아버지, 아들, 손자에 이르는 3대 세습이 이뤄진 대형교회도 있습니다. 보수 기독교는 북한의 3대 세습을 줄곧 비판해왔는데요, 어째서 자기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출처 - 뉴스앤조이

 

교회개혁실천연대의 박득훈 전 공동대표는 교회의 머리가 예수라는 것이 성경에 명확히 나와 있는데, 세습이란 담임목사가 그 머리의 위치를 장악하는 것과 다름없어 반기독교적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지금 한국 교회는 세상 가장 낮은 사람들을 보살피던 예수의 모습을 얼마나 닮았을까요? 통렬한 회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베스트셀러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은 할리우드를 비롯해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의 공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한 일입니다. 그런데 지난 12일 한 베스트셀러 소설의 영화화와 주인공 캐스팅 발표가 나자 큰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82년생 김지영》의 영화화 소식입니다.



출처 - 민음사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지난 2016년 발간돼 100만 부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2017년에는 독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 뽑히기도 했죠. 또한 그 인기 이상의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것도 화제였습니다. 학교와 직장에서 성차별을 받는 여성, 독박 육아에 치인 주부 등 대한민국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대대적으로 촉발된 페미니즘과 미투운동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문재인 대통령, 유재석, 방탄소년단, 레드벨벳, 소녀시대 등 유명인사들도 이 책의 독자임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출처 - 문화뉴스


《82년생 김지영》 소설의 주인공인 김지영 역에 83년생 영화 배우 정유미가 캐스팅되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인 정유미는 〈가족의 탄생〉, 〈옥희의 영화〉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예능 프로그램인 〈윤식당〉에서 싹싹한 모습으로 '윰블리'라는 애칭을 얻은 인기 배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네이버 영화에서 개봉은커녕 이제 막 제작 발표를 한 영화의 평점이 4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별점 테러를 한 사람들은 미래로 가 영화를 보고 오기라도 한 걸까요?



출처 – 네이버 영화


이는 페미니즘을 혐오하는 일부 남성이 중심이 된 소행으로 보입니다. 영화 내용이 페미니즘 논란을 일으킨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겁니다. 정유미의 SNS에는 "좋아했는데 실망이다", "이제 남성 팬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거지?" 같은 반응부터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테러에 가까운 반응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영화화를 막아주세요"라는 게시물까지 올라왔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이 영화화된다면 자유국가인 대한민국의 기본권에 어긋난다며 소설이 담고 있는 특정 성별과 사회적 위치에서 바라보는 왜곡된 사회에 대한 가치관이 보편화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스크린에 올린다는 건 성평등에 어긋나고 사회적으로 성 갈등만 조장한다고 말합니다. 

 

과연 자유국가, 기본권, 성평등이란 단어의 뜻을 알고 하는 소리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이 청원 게시물을 올린 사람은 자신을 19세 남성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젊은 남성들의 위험수위에 달한 여성혐오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여 더욱 안타까운 청원 글이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책


《82년생 김지영》은 30대 평범한 여성인 김지영과 그의 삶에 일어난 일을 통해 한국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와 성차별을 시사한 점이 높이 평가되는 작품입니다. 이유 없이 남성을 혐오하고 이런 생각을 전파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따른 고충을 작품에 담았다는 사실만으로 남성을 비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지나친 확대 해석일 뿐입니다. 《82년생 김지영》이란 소설과 연관된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페미니즘이 그간 우리 사회에 제기해온 문제들이 온당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듯합니다. 《82년생 김지영》의 영화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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