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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행(전체)1370

《오동명의 바다소풍 11》남자 엿보기 4 “불편해졌어. 올레길인가 뭔가 생긴 뒤로 우리네 마당을 빼앗긴 것 같아. 사람들이 다니니 옷도 맘대로 입고 나오질 못하니, 이거야….” “자네도 그런가? 나도 여기로 나올 땐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입고 나올 수가 없다네.” “그전이 좋았어.” “하기여, 우리 바다도 아닌 것을 뭐.” “근데 왜 이렇게 섭섭한지 모르겠네.” “그렇지? 나도 그렇다네.” “함께 나눠야 한다지만 왠지 내 앞마당을 잃은 듯하네.” “손님을 잘 맞아야 하지만 그들이 주인 된 기분이라네.” “태어나서부터 주인이었을 우리가 손님 같으니….” “그래도 외지 사람들이 우리 동네를 찾아주니 반갑긴 하지, 뭐.” “훌쩍 지나가고 마는 사람들에게 우리 것을 너무 내놓은 것 같아.” “기억한다지 않는가, 다들 좋다 하지 않는가, 돌아가서도 말.. 2011. 6. 17.
《길문섭의 한 칸의 사색 1》피라미 피라미 작은 피라미는 항상 지느러미를 흔들어댑니다. 한시도 쉼 없이 흔들며 피라미는 어딘가를 향해서 끊임없이 가지요. 피라미가 끊임없이 지느러미를 흔드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지느러미를 계속 흔들어 헤엄치지 않으면 물살에 떠밀려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피라미가 꼬리를 흔드는 일은 생존에 관련된 과학적인 일입니다. 살기 위해 끝없이 헤엄치는 피라미는 시냇물을 갈라서 어미가 되고, 알을 낳고, 일생을 마칩니다. 피라미는 그저 피라미입니다. 피라미가 커서 나중에 고래가 되는 것도 아니고, 허벅지만큼 굵은 연어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간혹 지레짐작하며 하루를 대충 살지는 않습니까? 피라미는 인생이 피라미로 정해졌지만, 우리 삶은 완전히 다릅니다. 앞으로 피라미가 될지, 고래가 될.. 2011. 6. 15.
《오동명의 인생사계 4》기억에서 추억으로 2011. 6. 13.
청계광장을 뜨겁게 달군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 현장 생각비행이 청계광장에 다녀왔습니다. 촛불집회 현장 모습을 정리해서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6월 10일, 24년 전 민주화를 향한 열망이 재현되는 것인지 5만 명이 넘는 시민이 광장에 모였더군요. 손자, 손녀, 자식, 동생, 조카, 친구, 누나, 오빠, 언니, 형... 지금 대학생은 누군가에게 이런 호칭으로 불립니다. 그들은 멀리 있는 낯선 존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요, 기둥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야 할 청년들이 학업을 제쳐놓고 광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생각하니 안타깝습니다. 광화문역에 도착했을 때, 이미 청계광장으로 가는 주요 도로는 막혀 있었습니다. 도로변은 경찰차로, 골목은 경찰로 곳곳이 막혀 있었습니다. 거리행진을 막으려는 조치가 아닌가 싶네요. 뒷길로 돌아 촛불집회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2011.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