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 한국의 탐사보도 - M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불만제로>)
             한국의 탐사보도 - KBS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추적 60분>)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을 출간한 뒤로 한국의 공중파 방송-KBS, M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공중파 방송인 SBS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소개할 차례가 되었네요. SBS는 앞서 소개한 2개 공중파 방송보다 개국이 늦었기에 탐사보도 프로그램 또한 그 시작이 늦었습니다만, 타 방송에 못지않은 훌륭한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알고싶다> 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1992년 3월 31일 이형호 군 유괴사건을 다룬 <살해범의 목소리>로 처음 전파를 탔는데요, 시사 프로그램으로는 방영되자마자 25%라는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기존 탐사보도 프로그램과는 다른 구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탐정의 사무실을 연상하게 하는 스튜디오를 만들고 소품들을 배치했으며, 기존 탐사보도 프로그램과 달리 PD나 기자가 아닌 연기자를 진행자로 영입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시간이 지나면서 박원홍 씨 같은 언론인 출신이나 오세훈 씨 같은 당시 인기 변호사를 영입하기도 했지만, 이 두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 연기자거나 연기자 출신의 진행자였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역대 진행자들. (문성근, 박원홍, 오세훈, 정진영, 박상원, 김상중)


<그것이 알고싶다>는 시청자와 소통하기 위해 '추리'라는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어떤 한 가지 사건을 소재로 잡고 그 전모를 추리해나가는 방식을 적절히 사용했는데요, 거기엔 일정한 규칙이 있었다고 합니다. 추리를 위해 심층적인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각 계통의 최고의 전문가를 섭외하여 철저한 실험을 진행한 다음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추리하여 시청자와 소통했습니다. 실험하는 전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생생히 선보이기도 했죠.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영화화 되거나 도움을 준 작품들


이렇게 추리를 바탕으로 하여 나온 내용들은 영화로 제작되거나 몇몇 영화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연출진이었던 박진표 감독은 이형호 군 유괴사건을 연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놈 목소리>라는 영화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이태원 살인 사건>도 <그것이 알고싶다>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을 위해 제작하고 실험한 세트가 영화 세트를 만드는데 영감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도 <그것이 알고싶다>의 화성연쇄살인사건 편을 보고 시나리오를 제작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난해 SBS는 창사 20주년을 맞아 많은 특집방송을 내보냈습니다. 이때 <그것이 알고싶다> 또한 <창사 20주년 특집 그것이 알고싶다 - 한국사회 미스터리를 파헤치다>라는 이름으로 특집방송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진행을 맡았던 배우 문성근, 정진영, 그리고 현재 진행을 맡은 김상중 씨가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초창기에 PD를 맡았던 분들과 가수 김장훈 씨도 함께 자리하여 지난 시간을 돌아보았습니다. 1995년 9월부터 1996년 10월까지 약 1년의 공백기를 제외하고 <그것이 알고싶다>는 SBS 개국과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SBS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이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것이 알고싶다> 홈페이지


이렇듯 의미 있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이지만 인 <그것이 알고싶다>는 정작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듯합니다. 지난번 KBS <추적 60분>을 소개해드렸을 때의 기분과 비슷합니다. SBS 홈페이지를 잘 살펴보아도 <그것이 알고싶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습니다. 제작진과 진행자에 대한 간략한 소개는 있지만 정작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특집방송이 없었다면 <그것이 알고싶다>에 대한 정보를 더더욱 얻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MBC를 제외하곤 KBS, SBS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왠지 찬밥신세가 아닌가 하는 의문까지 들었습니다.



중간에 사라져버린 약 200회분의 분량. 어떻게 된 것일까?



더욱이 다시보기를 살펴보면 477회 이후 약 200회분의 방송이 업로드 되지 않았습니다. 홈페이지에 일부 회차가 사회적 이슈와 피해자 인권 문제 때문에 다시보기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써놓긴 했습니다만, 200회분의 분량이 싹둑 잘려나갔다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는 의문이 듭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제작진의 해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란 제목으로 공중파 3사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여성 저널리스트인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을 통해 탐사보도의 시작을 알게 되었다면, 세 번에 걸친 포스팅은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이 뿌린 씨앗이 한국에서 어떻게 꽃을 피웠는지 알아보는 내용이었습니다. 탐사보도와 관련된 좋은 정보를 앞으로도 계속 공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급조치 4호도 ‘위헌’(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2112158535&code=940301, 경향신문)

긴급조치 1호

①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 반대, 왜곡 또는 비방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한다.
② 대한민국 헌법의 개정 또는 폐지를 주장, 발의, 청원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한다.
③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한다.
④ 전 1, 2, 3호에서 금한 행위를 권유, 선동, 선전하거나 방송, 보도, 출판, 기타 방법으로 이를 타인에게 알리는 일체의 언동을 금한다.
⑤ 이 조치에 위반한 자와 이 조치를 비방한 자는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 구속, 압수, 수색하며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에는 15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다.
⑥ 이 조치에 위반한 자와 이 조치를 비방한 자는 비상군법회의에서 심판, 처단한다.
⑦ 이 조치는 1974년 1월 8일 17시부터 시행한다.


긴급조치 4호

민청학련과 이것에 관련한 제 단체의 조직에 가입하거나, 그 활동을 찬동, 고무 또는 동조하거나 그 구성원에게 장소, 물건, 금품 그 외의 편의를 제공하거나 그 활동에 관한 문서, 도서, 음반, 그 외의 표현물을 출판, 제작, 소지, 배포, 전시, 판매하는 것을 일제히 금지한다. 이 조치를 위반한 자, 이 조치를 비방한 자는 영장 없이 체포되어 비상군법회의에서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 학생의 출석거부, 수업 또는 시험의 거부, 학교 내외의 집회, 시위, 성토, 농성, 그 외의 모든 개별적 행위를 금지하고 이 조치를 위반한 학생은 퇴학, 정학처분을 받고 해당학교는 폐교처분을 받는다는 것. 군의 지구사령관은 서울특별시장, 부산시장 또는 도지사에게 학생탄압을 위한 병력출동 요청을 받을 때는 이에 응하고 지원해야 한다.

박정희의 유신독재정권 시절, 백기완·장준하 선생처럼 뜻있는 인사들을 구속하고 재판하며 괴롭혔던 긴급조치 1호 위헌 판결에 이어 긴급조치 4호도 위헌이라는 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유신독재의 긴급조치를 근본부터 부정하는 재판부의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 등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해 긴급조치가 실효되기 전부터도 위헌이고 현행 헌법에 비춰보더라도 위헌"이라는 판결문은 속이 다 후련할 지경입니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말이 안 되는 조치였다는 거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끊임없는 진실의 추구로 차차 독재의 망령이 하나둘 물러가나 봅니다.

타벨은 이런 과정을 거쳐 힘 있는 인간 존재의 행위와 동기에 대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기 마련이라는 확신을 품었다. 타벨은 그러한 진실이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촉진제가 된다는 사실도 확신했다.

아이다미네르바타벨어떻게한명의저널리스트가독점재벌스탠더드오일? 상세보기

진실은 더디 오지만 반드시 찾아온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앞으로도 유신독재와 군사정권의 폭거를 폭로하는데 사법부와 언론, 그 밖에 많은 사람이 앞장서기를 기대합니다.

PS. 소셜북스 주최로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댓글 토론회가 페이스북에서 열리고 있습니다(http://www.facebook.com/pages/doseochulpan-saeng-gagbihaeng/175898799102846?v=app_4949752878#!/event.php?eid=121586681247246).
탐사보도의 효시이자 독점재벌에 맞서 치열하게 진실을 추구함으로써 끝내 승리했던 여성 저널리스트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에 대한 독자분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메일함에 쇼핑몰마다 보내온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행사 메일이 그득 쌓이고, 거리의 편의점마다 각양각색의 초콜릿을 진열해둔 걸 보니 올해도 그 시즌이 왔음을 느낍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밸런타인데이는 언제 어디서부터 온 걸까요?

이날은 군기문란 우려와 더 많은 남자의 입대를 위해 결혼을 금지한 로마제국의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의 명령을 어기고 군인들의 혼배성사를 집전했다가 순교했다는 성 발렌티누스(발렌타인)를 기리는 날로 시작했다고도 하고, 서양에서 겨울이 지나고 새들이 다시 날아와 교미를 시작하는 날이 2월 14일이라고 믿은 데서 유래했다고도 합니다. 초콜릿을 전하는 관습은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었다고도 하네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현대적 의미의 밸런타인데이의 유래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바로 기업의 상술, 즉 마케팅의 일환이었지요. 혈액형 점을 퍼뜨린 나라답다고나 할까요?

1936년 일본 고베의 한 제과업체가 발렌타인 초콜릿 광고를 시작하자 '밸런타인데이=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란 개념이 생기기 시작했고, 한국 사람들도 어린 시절 많이 먹었던 '밀크캬라멜'을 만든 모리나가 제과가 1960년 즈음 이를 여성들에게 초콜릿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 데서 현대의 밸런타인데이가 유래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여자가 먼저 사랑을 고백하는 건 사회적 분위기로 볼 때 쉽지 않은 일이었으나 '2월 14일, 이날 하루만큼은 여자도 자유롭게 사랑고백을 해보자'라는 의도였겠지요. 물론 그 방법은 '달콤한 초콜릿으로!'라는 문구를 껴서요.^_^;; 1970년대에 접어들며 이 캠페인은 일본에서 하나의 풍습으로 정착합니다. 그런 문화가 우리나라로 건너오게 된 거죠.

유래를 살펴보면 밸런타인데이가 상술에서 비롯했다는 비판도 많은 날이지만, 꼭 그렇게만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요.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서로 즐거워할 수 있다면, 평소 소심한 분들이 자기 마음을 고백할 계기가 된다면, 발렌타인데이도 꽤 괜찮은 날이 아닐까 싶군요.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선물 계획 82.1%(http://www.acrofan.com/ko-kr/consumer/news/20110208/00000025, 아크로팬)

실제로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선물할 계획이 있다는 사람은 82.1퍼센트였고,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가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 및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긍정적이라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2010년 밸런타인데이에 선물한 응답자의 64.4퍼센트가 관계 유지 및 개선에 효과적이었다고 응답했고요. 올해 선물을 전달할 소비자들도 관계 유지 및 개선에 대한 기대치가 76.7퍼센트로 높게 나타나, 밸런타인데이가 긍정적인 사회분위기 조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압도적으로 초콜릿을 선물로 고르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호감을 전달하는 특별한 날에 특별한 의미가 담긴 초콜릿을 선물하는 것은 어떠신가요? 생각비행이 제안하는 상품은 바로 공정무역 초콜릿, 일명 착한 초콜릿입니다. 가난한 카카오 농가에 제대로 된 대가를 돌려주는 착한 소비라면 기업의 상술을 배제하면서도 진심 어린 호감을 전달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_^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일까요?(http://ideas0419.com/79)

이전에 사회적기업을 소개하는 포스트를 올렸지만 여전히 막막하다고 느끼는 분도 분명히 계실 겁니다. 요즘 사회적기업이 회자하고 있지만, 공정무역이나 착한 소비처럼 평소에 쉽게 접하는 얘기는 아닐 테니까요. 그런 분들을 위해 사회적기업들의 상품을 취급하는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그루'나 '아름다운 커피'처럼 공정무역을 하는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초콜릿들을 모아 발렌타인 기획상품 코너를 만들었네요. 여성들 사이에 주원앓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시크릿 가든〉의 현빈처럼 멋진 그 이름, '밸런타인데이 사회지도층의 선택 - 이로운 초콜릿'입니다.


밸런타인데이 사회지도층의 선택 이로운 초콜릿(http://www.erounmall.com/app/planning/plan_tpl/001003021/351, 이로운몰)

오늘 정오까지 주문한 상품에 한해 14일까지 도착한다고 하니 구매할 의향이 있는 분이라면 서두르셔야겠어요.^_^
착한 소비를 하고 싶지만 혹시 위 상품의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고르고 싶은 분들께서는 다음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고용을 위해 빵을 굽는 착한 기업_사회적기업을 아시나요?(http://blog.erounmall.com/8522, 이로운몰)

사회적기업, 소셜 비즈니스 바로 알기(http://ideas0419.com/89)

위 블로그는 정부인증 사회적기업과 정부인증은 받지 않았지만 사회적기업 활동을 하는 여러 기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착한 기업인 사회적기업들이죠. 해당업체 선정 뒷이야기처럼 사회적기업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알 수 있으니 꼭 한번 살펴보세요. 사회적기업에 어떤 업체들이 있고,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지도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로 유명한 희망제작소 박원순 변호사의 아름다운 커피도 입점해있네요.


아름다운 커피(http://www.beautifulcoffee.com/)의 정직한 초콜릿은 우리나라에 공정무역을 알린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이라 그런지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와 일부 편의점 등 일반 유통매장에서도 판다고 하니 위 인터넷 쇼핑몰 행사를 놓친 분들은 그쪽을 찾아보시죠. 혹시 동네 마트나 편의점에서 찾을 수 없다면 서울에서는 아름다운커피 동숭동사무실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하니 070-8859-7163으로 문의하시면 될 듯합니다.

비록 상술에서 시작된 날이라도 우리는 상술에 놀아나지 않는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제3세계 농가에 정당한 대가를 돌려주는 착한 소비를 할 수 있습니다. 초콜릿에 그런 깨끗한 마음을 담아 상대에게 선물하는 셈이니 일석삼조가 아닐까요!

어떠신가요? 이번 밸런타인데이에 착한 소비로 자신의 진심을 전해보심은. ^_^

PS. 화이트데이 역시 기원을 살펴보면 여러 설이 있지만 일본 제과회사의 기업마케팅에서 유래한 듯합니다. 이건 성 발렌타인처럼 범세계적으로 끌어다 쓸 옛날이야기도 없어요. '2월14일=밸런타인데이=초콜릿'이라는 생각이 정착되어 수입이 짭짤해지니 마시멜로 회사에서 이를 원용해 한달 뒤인 3월14일에는 남자들이 하얀 마시멜로로 보답하자는 캠페인을 전개해서 정착된 것이 화이트데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밸런타인데이는 꽤 여러 나라에서 행해지고 있지만, 남자가 보답하는 화이트데이는 한국·일본·대만 정도만이 챙기고 있다고 하네요.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주는 여성분들은 공식(?)적으로 보답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에 살고 계신 셈이니 나중에 이자 톡톡히 쳐서 화이트데이 챙기시길 빕니다. ^_^

여러분은 재포스라는 회사를 아시나요? 미국 온라인 신발 판매시장의 30%를 차지한 온라인 쇼핑몰로 연매출 1조 3000억 원의 업계 1위 쇼핑몰입니다. 그런데 그 회사가 1위 쇼핑몰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우리나라의 재기 넘치는 세스코처럼 독특한 고객 응대 비법이 있었다는군요.

토니 셰이 CEO ‘물건’ 파는 것보다 ‘고객 행복’이 우선(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4994066, 《중앙일보》)

우선 콜센터로 전화를 걸면 24시간 사람이 응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특정한 메뉴얼에 따르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각자 개성에 따라 응대를 한다고 하네요. 비용 절감과 효율을 위해 한국 콜센터를 인도나 중국에 두고 조선족을 고용하는 탓에 이게 고객응대인지 고객박대인지 헷갈리게 하는 콜센터가 늘어나는 추세와 달리 완전히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 회사가 미국 업계 1위인데다 2009년 아마존닷컴에 독립경영을 보장 받으며 12억 달러에 인수될 정도로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참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토니 셰이는 행복하길 바란다면 기업도 돈보다는 행복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에 관심이 있다. 세상에 길들여져 너무 쉽게 더 많은 돈이 성공과 행복을 가져올 것이라고 막연히 믿는다. 돈이 더 많은 자유를 가져다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이 최종 목표라면, 행복에 초점을 맞추는 게 타당한 것 아닌가. 또 회사 일에 깊이 참여하는 직원들이 더 생산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많다. 이 모든 것이 기업문화와 직원 행복으로 연결된다."

영리기업 CEO의 말이지만 이는 마치 사회적기업이 지향해야 할 사회문제 해결과 맞닿는 점이 있습니다.

소셜 비즈니스는 전적으로 '사업수익'의 측면에서 경영해나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소셜 비즈니스가 이윤의 축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소셜 비즈니스에서 '돈'은 어디까지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원'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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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재포스 CEO 토니 셰이는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직원이 행복해야 한다. 행복한 직원은 그 에너지를 뿜어내 고객에게도 전파시킨다. 그럼 행복한 직원은 어떻게 만드나? 좋은 기업문화가 만든다. 불만족스러운 직원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불가능하다. 기업문화가 시간을 두고 체현되는 게 브랜드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이 행복하다. 회사마다 고객만족을 위해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외치는 이 시대에 뭔가 언어도단 같죠? 하지만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도 언어도단임을 대부분의 회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눈을 감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충성도는 더 큰 이윤으로 돌아온다 ->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재고하려면 고객이 행복해야 한다 -> 고객이 행복하려면 그들을 대하는 직원이 행복해야 한다 -> 직원이 행복하려면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좋은 기업문화가 필요하다.

이렇게 인수분해를 통해 하나의 문제를 세분화하여 차근차근 연관지어 살펴보는 방법은 영리기업과 사회적기업을 막론하고 현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문제 분석을 할 때 내가 자주 쓰는 방법은 인수분해다. 문제를 차례차례 인수분해하다 보면 본질적인 문제를 정리하고 필요한 대책을 고안하기가 쉬워진다. 인수분해를 확실히 해두면 유효한 대책을 머릿속에서 정리할 수 있으므로 상품이나 서비스 기획을 입안하는 데 상당히 유용하다. 또한 상품의 콘셉트나 캠페인을 위한 메시지까지도 분명히 해주므로, 고객이 그 필요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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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공세와 ARS자동응답전화로 비용절감과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많은 회사와 달리 재포스는 24시간 사람냄새 나는 콜센터로 고객에게 다가갔습니다. 싼값으로 끌어들인 고객은 저가 서비스가 등장하면 언제든 떠나버리지만, 인격적인 만남으로 맺어진 고객이라면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리기업, 사회적기업 할 것 없이 기업의 중심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이 행복해야 모든 게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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