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번 주에도 한미 FTA 반대집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 중에는 야5당과 범국민본부의 연설회가 있으며, 주말에는 범국민촛불집회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토요일 장소는 아직 미정이라고 하는데요, 정해지는 대로 수정하겠습니다.

12월  5일 (월) 7시 야5당+ 범국본 연설회 / 대한문
12월  6일 (화) 7시 야5당+ 범국본 연설회 / 대한문

12월  7일 (수) 7시 야5당+ 범국본 연설회 / 대한문
12월  8일 (목) 7시 야5당+ 범국본 연설회 / 대한문
12월  9일 (금) 7시 야5당+ 범국본 연설회 / 대한문
12월 10일 (토) 6시 범국민촛불집회 / 장소 추후 공지

토요일 장소가 미정인 이유는 현재 경찰이 집회 허가를 내주지 않아, 장소를 섭외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보수단체가 촛불집회를 방해할 목적으로 장소를 선점하는 문제도 이를 방지하려는 의도라는군요. 비록 날씨는 차갑지만 여러분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난 19일 토요일에 광화문 광장에서 한미FTA 반대집회가 열렸습니다. 참여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역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7시 무렵이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는 입구(9번 출구)를 경찰이 막고 있었습니다. 황당한 일입니다. 시민 몇 분이 항의하고 경찰에게 길을 트라고 요구하고 계셨습니다.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는 통로를 막고 있는 경찰

통로 쪽으로 올라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왼편으로 세종문화회관이 보이고 정면으로 세동대왕 동상이 보이는군요. 요즘 <뿌리깊은 나무>가 국민을 사랑하는 세종대왕의 면모를 잘 묘사하여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지요? 세종대왕이 국민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없는 이명박 정부를 향해 무슨 말씀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통로를 막고 있으면 도대체 어떡하느냐고 항의했더니 다른 쪽 통로는 열려 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믿고 세종문화회관으로 나갈 수 있는 8번 출구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이곳도 경찰이 출구를 막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시민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겁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 한 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경찰에게 호통을 치셨습니다. "전두환 때도 이렇게는 안 했어!" 주변에 많은 시민들도 길을 트라고 요구했습니다. 몇 분 사이에 점점 많은 시민이 몰려들어 항의했습니다.

통로를 봉쇄한 경찰

항의하는 시민을 채증하는 경찰

통로를 막은 경찰 뒤에서 항의하는 시민을 채증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복 차림에 모자를 쓰고 마스크까지 했습니다. 지난 22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경찰 10만 1298명 중 1107명이 채증요원이라는 사실을 밝힌 바 있습니다. 경찰 100명 중 1명이 시위 현장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는 채증요원이라는 얘깁니다. 경찰이 올해 8월까지 사진 및 동영상으로 촬영한 인원은 무려 1만 3321명으로 드러났으며, 촬영을 위한 장비를 구입하는 데 무려 16억 3000여만 원을 썼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생각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 9월 21일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공안기구감시네트워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포럼 “진실과 정의”, 한국진보연대)는 '경찰의 채증전시회 및 불법채증에 대한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한 바 있습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경찰이 집회·시위 현장 채증사진을 찍은 경찰관 중 6개월에 한 번씩 사기 진작 차원에서 ‘베스트 포토그래퍼’를 선정해 포상하고 있고, 지난 7월에는 서울지방경찰청 내부에서 채증사진 전시회까지 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사회에 충격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간 많은 시민단체가 집회·시위 현장에서 무분별한 채증으로 인권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고 항의했지만, 정작 경찰은 이런 비판을 전혀 개의치 않으며 오히려 적극 독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세종문화회관으로 나가는 길을 막고 있는 경찰을 향해 많은 시민이 불법성을 이야기하며 길을 트라고 요구했습니다.

(시민1) "이러면 사람들 점점 많아지는데 어떻게 하실래요? 뒤에 사람 점점 많아지네. 나갈 수 있게 해주세요. 얼른. 경찰은 불법집회를 즉각 해산하라!"

(시민2) "이명박 정권은요, 경찰들의 존엄함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어요. 왜 이런 망신을 당하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예?"

분노한 시민이 힘을 모아 결국 경찰의 봉쇄를 뚫고 8번 출구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앞에 경찰이 2차 저지선을 치고 출입구를 막고 있었습니다. 결국 많은 시민이 경찰에 앞뒤로 둘려싸여 오도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1차 저지선이 뚫린 것에 당황한 경찰은 계단에서 출입구로 올라가려는 많은 시민을 막아서며 밀어붙였습니다. 자칫하면 계단에서 넘어져 사람들이 다칠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경찰 뒤에서 길을 열라고 압박하는 많은 시민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도 있고, 노약자도 있었기 때문에 많은 시민이 충돌이 벌어지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리며 경찰에게 길을 트라고 요구했습니다. 출입구를 둘러싼 경찰들 뒤로 많은 시민이 몰려와 "길 열어! 길 열어!" 하고 소리치며 경찰을 압박했습니다. 승강이 끝에 결국 경찰이 길을 텄고 우리는 당당히 도로로 걸어나왔습니다.

길을 트라고 명령하는 지휘관

경찰 사이로 걸어나가는 시민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나오니 이미 많은 시민이 세종문화회관부터 8번 출구까지 질서정연하게 앉아 계셨습니다. "비준무효 명박퇴진" 구호를 외치며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킨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중에 세종문화회관 방향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선두에 서서 이순신 동상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세종로 사거리까지 도달한 많은 시민은 결국 광화문 광장으로 성공적으로 진입했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채운 시민

이순신 장군 동상 앞을 경찰이 막고 있어 더 나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 앞부터 광장 끝까지 수많은 시민이 운집해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성토했습니다. 이날 얼마나 많은 시민이 모였는지 다음 영상을 보시죠.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국민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인식해야 합니다. 야5당과 시민사회단체는 한미FTA 폐기를 위한 10만 촛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는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FTA 비준안 서명이 예정된 상황에서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한미FTA 날치기 무효! 야5당-범국본 정당연설회’를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경찰은 광화문 광장 사용을 불허하며 애써 불법집회로 조장하는 꼼수를 쓰고 있지만 국민은 이에 굴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광장으로 나오시리라고 믿습니다. 생각비행도 함께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을 떠도는 괴담의 실체

오늘 아침《경향신문》 31면 오피니언란에서 주창윤 서울여대 교수가 쓴 <괴담과 유언비어>라는 칼럼을 읽었습니다. 여기에 한 대목을 옮겨봅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뜬소문들의 진짜 진원지는 정부다. BBK, 광우병 촛불집회, 미네르바 사건, 천안함과 연평도, 일본 원전사고 이후 방사성 물질 국내 유입, 내곡동 사저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말바꾸기를 통해서 신뢰를 잃어버렸다. 정부의 공식적 발표는 늘 허점투성이였다. 정권은 그동안 불리한 정보는 숨겼고,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는 과장해서 발표했으며 때로는 정부 발표 자체가 거짓으로 판명나기도 했다. 지난 몇 해 동안 국민들은 이 과정을 지켜봐왔다."

그렇습니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정부가 괴담의 실체입니다. 자신들의 정체를 파악하지도 못한 채 대한민국 정부와 한나라당은 모든 잘못을 국민 탓으로 돌립니다. SNS를 괴담의 진원지로 생각하고 소통의 통로를 틀어막으려는 꼼수를 부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묻습니다.

벌건 대낮에 무고한 사람 죽여놓고 3개월 뒤에 죽은 이의 범죄를 입증하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됩니까? 대한민국에 불리한 한미FTA 협상안을 비준하려는 의도가 도대체 뭡니까? 미국에 굽실거리거나 하고 대한민국 국민과는 도대체 소통하려고 하지 않으니 지금 국민의 성화가 빗발치는 것 아닙니까?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하십시오! 헛소리나 듣자고 국민의 혈세로 월급 주는 것 아닙니다.

사기꾼 단체가 추진하는 '제주-세계 7대경관' 선정을 대통령이 나서서 독려하고, 정작 제주에서 경관이 제일 뛰어난 강정마을을 파괴하는 행위는 묵인하면서, 모든 잘못을 과거 참여정부 때 시작한 일이라고 넘기며 발뺌이나 하는 게 위정자가 할 일인가요? 윗물이 흐리니 평화군축회의장에서 해군기지 반대를 침묵으로 시위한 이들을 대한민국 경찰이 연행하는 웃기는 개그가 펼쳐지는 겁니다. 윗물이 흐리니 대한민국 해군이 시민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거짓말만 일삼는 국회의원을 풍자하는 개그의 의미조차 바로 보지 못하고 고소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입니다.

 
                 UN의 공식 브리핑 문서에 오른 대한민국의 수치(출처: http://cafe.daum.net/peacekj


5살 어린이가 바라본 해군기지의 실체

출처: 페이스북 '강정마을 사람들'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평화학교(www.facebook.com/GJpeaceschool)를 운영 중입니다. 해군기지 반대투쟁이 장기화하면서 많은 분이 지쳐 힘들어하고 있을 때 활동가 한 분이 깨어진 제주의 공동체를 봉합하고 평화의 의미를 전하려는 시도로 시작한 프로그램인데요, 4기 과정에 참여한 도유신 어린이(5살)가 소감문을 남겼습니다.'강정마을 사람들(www.facebook.com/groups/gangjeong)'이라는 페이북 공간에 올라온 정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평화학교 4기 마지막 날에 유신이가 조용히 방으로 부르더니, 종이와 크레파스를 주며 자기가 부르는 데로 쓰라더군요. 이런 내용일 줄 알았으면 좀더 예쁜 글씨로 쓸걸......5세 아이 마냥 어리지만은 않은것 같습니다. 함께 가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집에와서는 자기에게 소중한 것이라며 냉장고에 붙여 놓았답니다.

위 사진의 크기가 작아 내용이 잘 보이지 않는 분도 계실 것 같아 옮겨보겠습니다.

바위는 한번 깨뜨리면 이제는 못 봅니다. 사람은 원래는 오래 볼 수 있는데 생명은 원래 없애버리면 못 봅니다.

5살 어린이가 어쩌면 이리도 정확하게 해군기지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을까요? 평화운동의 실체는 생명입니다. 자연과 사람이 부대끼며 살던 공간에 (말 못하는 무생물과 동식물은 말할 것도 없고) 주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강행한 해군기지로 말미암아 평화롭던 공동체는 깨어지고 천혜의 자연환경은 무참히 훼손되고 있습니다. 제주의 역사를 파악할 소중한 문화유물이 나오고 있는 곳 역시 해군기지 공사현장이건만, 해군은 학계와 문화재 관련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제대로 조처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바라는 촛불문화제는 이어진다

어제 서울 보신각 앞에서 해군기지 반대 제3차 시민행동의 날 촛불문화제가 있었습니다. 수십 명의 시민이 모여 발언하고 공연도 하면서 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알렸습니다.    

꽃다지 공연모습

이 자리에 모인 이를 괴담이나 흘리는 사람들로 규정하지 마십시오!

88일째 구속 중인 강동균, 김종환, 김동원의 석방을 바라며 제주지방법원으로 보낼 탄원서 작성을 독려하는 활동도 벌였습니다. 

이 모든 일이 이름 없는 활동가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으로 준비되고 진행됩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 강정마을에서는 해군과 경찰이 민주주의적 가치를 훼손하고 주민의 인권을 짓밟는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을 준수하고 지지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평화와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민심은 천심입니다. 하늘의 뜻을 손바닥으로 가릴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마십시오!

지난 9월 2일 금요일, 광우병 보도와 관련하여 왜곡·과장 보도 혐의로 기소되었던 《PD수첩》 제작진 5명이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은 "《PD수첩》의 보도내용에 허위사실이 있음을 확인했지만 그 내용이 공공성을 근거로 한 보도이기 때문에 명예훼손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3년에 걸친 길고 긴 법정공방이 깔끔하게 마무리된 순간이었습니다. 

《PD수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 결정이나 업무 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며 “이러한 감시와 비판은 이를 주요 임무로 하는 언론보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때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감시와 비판에 관한 한 성역이 없으며 언론보도의 자유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중요한 판결이었습니다.

광우병 보도 논란과 《PD수첩》재판

광우병 보도 논란은 2008년 4월 《PD수첩》이 방영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방송에서 《PD수첩》은 미국 도축장의 '다우너 소(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하는 소)'를 도축하는 모습과 인간광우병 환자로 추정하는 여성의 이야기, 그리고 한국인이 광우병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방송의 파장은 컸습니다. 방송이 공개될 즈음 이명박 정부는 한미 쇠고기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고 부위 대부분을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도록 합의한 바 있습니다. 2008년 5월 5일 그 합의문이 공개되었는데요, 이에 대해 축산농가의 반대가 거셌고,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 또한 컸습니다. 무엇보다 광우병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탓에 각계 각층으로부터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협상 타결 직후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하였고, 협상 관련 논란이 일기 시작하자 "소비자 선택의 문제"라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습니다. 결국 5월 초 청계광장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광우병 촛불집회의 시작이었죠. 일부 연예인이 미니홈피에 광우병에 대한 의견을 내어 눈길을 끌었고, 몇몇 웹툰 작가는 만화로 광우병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서명운동(100만 명 이상이 참여했음)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광우병에 대한 시민의 공포가 반영된 웹툰, 포스터, 로고


민심에 놀란 정부는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가족부 주도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설명회를 하는 등 움직임을 보였으나 애초 쇠고기 협상에 반대했던 국민의 뜻과 달라 촛불집회를 더욱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PD수첩》의 탐사보도는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불 끄기에 나선 당황한 정부는 민동석 전 농업통상정책관, 정운천 전 농식품부 장관이 명예훼손으로 《PD수첩》을 고발한 뒤 제작진 전원을 체포하여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출처: 경향신문



2008년 7월 농림수산식품부가 《PD수첩》을 상대로 낸 정정 반론보도 청구소송에서 사법부는 《PD수첩》이 일부 잘못된 보도내용에 대해 정정 및 반론보도를 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대해 《PD수첩》은 재판부의 자의적인 판단이라며 항소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PD수첩》이 농림수산식품부가 제기한 7가지 내용을 정정 또는 반론보도해야 한다며 한국인은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것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정부가 대처할 수 없다는 부분, 정부가 광우병 위험을 모르거나 은폐한다는 3가지 내용은 정정보도해야 하며, 정부가 특정위험물질(SRM) 수입을 허용한 것처럼 보도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론보도를 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결정에 대해 《PD수첩》 제작진은 다시금 항소했습니다.

2009년 12월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PD수첩》의 조능희 CP, 김보슬 PD, 김 모 작가에게는 징역 3년을, 송 모 PD와 이 모 PD에게는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했습니다. 이에 대해 《PD수첩》 변호인단은 "비판보도를 했다고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사법주의 판결에 대해 《PD수첩》 제작진과 변호인단은 검찰이 쇠고기 협상단 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PD수첩》제작진을 기소한 사건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10년 1월 20일 재판이 열렸는데요, 법원은 《PD수첩》 제작진 전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다우너 소, 아레사 빈슨 허위 번역,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의 모든 혐의를 부정했고, 《PD수첩》의 SRM 수입 보도 판결에 대해서도 허위 보도가 아니라며 《PD수첩》 제작진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2010년 12월 3일 검찰의 항소로 열린 2심 공판에서도 법원은 《PD수첩》제작진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재판부는  다우너 소가 광우병에 걸렸다는 부분, 미국인 아레사 빈슨의 사망원인이 광우병이란 부분, 한국인의 MM형 유전자와 광우병의 관계 등에서 일부 허위사실이 인정되나 명예를 훼손하거나 업무를 방해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언론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한 우리 헌법에 비춰볼 때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2011년 9월 2일 대법원은 기소된 《PD수첩》 제작진 5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보도내용 중 일부가 객관적 사실과 다른 허위사실의 적시에 해당하지만, 국민 먹거리와 관련된 정부 정책에 대한 여론 형성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공성 있는 사안을 보도 대상으로 한 데다, 보도내용이 공직자인 피해자의 명예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악의적인 공격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명예훼손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정정보도에 대한 내용도 추가되었습니다. 대법원은 다우너 소가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 아레사 빈슨의 사망원인이 광우병이라는 보도, 대한민국 국민이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크다는 보도에 대해선 허위사실을 확정하고 이에 대해 "우리 국민이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크다는 보도" 부분은 정정보도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이명박 정부의 새빨간 거짓말

최근 위키리크스가 미국 외교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그 안에는 한국과 관련된 내용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이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이명박 정부가 국민을 속였음이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먼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의 내용을 보시죠.

출처 : 한겨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상득 당시 국회부의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뼛속까지(to the core) 친미·친일’이라고 표현하며 미국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까지 이야기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전여옥 의원이 했던 말은 더 가관입니다. 한국민들이 중국인 유학생의 난동 사태보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더 격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친한 친구나 가족과의 싸움이 가장 심각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친미적 행보에 대해 미국은 호의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국 외교 관계자들은 외교 전문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유머 감각이 뛰어난 쾌활한 교섭 대상자'(2008년 2월 21일), '우리(미국)와 함께 헌신적으로 일하는 강한 친미주의자'(2009년 9월 24일), '사실상 모든 주요 문제에 미국을 지원하는 성향'(2009년 11월 5일)을 지녔다고 평가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미국 측과 만나 쇠고기 시장을 조속히 개방하겠다고 약속했음이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되었다는 점입니다.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하여 어떠한 ‘사전협상’도 없었다고 했던 이명박 정부의 해명이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받기 위해 부시 미 대통령에게 쇠고기 협상을 갖다 바쳤습니다. 더구나 개방을 약속한 뒤 4월 총선을 고려해 그 이후에 공식 조인하자고 했으며,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은 타결 후에 주한 미 대사를 만나 수입재개를 6월 재보선 이후로 연기해 달라는 요청까지 했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  <위키리크스> "MB, 방미전 쇠고기 개방 약속")

구린 게 많은 이명박 정부로서는 탐사보도로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린 《PD수첩》이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을 것입니다. 이후 이명박 정권하에서 진행된 '탐사보도 죽이기' 과정을 보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어처구니 없는 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PD수첩》 옥죄기로 탐사보도를 억압하다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린 탐사보도를 시작으로 《PD수첩》은 가혹한 여정을 밟아야 했습니다. 이명박 정부하에서 검찰은 제작진을 강제 체포했고, 《PD수첩》작가의 이메일을 공개하는 등 인권 침해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PD수첩》은 촌철살인의 탐사보도로 많은 이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럴 때마다 《PD수첩》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을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광우병 쇠고기 관련
- 제작진 강제 연행 (檢, ‘PD수첩’ 제작진 또 체포)
-《PD수첩》 작가 이메일 공개 (검찰 《PD수첩》 작가 이메일 공개…"'막걸리 보안법' 공안 사건인가")
- 대법원의 무죄 판결에도 사과한 《PD수첩》(《PD수첩》무죄 MBC ‘이상한 사과’)

검사와 스폰서 관련
- 최승호 PD를 비롯한 《PD수첩》제작진 좌천 (《PD수첩》 제작진 좌천, MBC 보복인사 논란>)

4대강 사업 의혹
- 김재철 사장이 사규위반을 이유로 방송보류 지시(MBC 김재철 사장 "'《PD수첩》 4대강 비밀팀', 방송 보류하라" 지시(종합))
- 8월 24일 방영되었음. (MBC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방영 이후)

한강르네상스 관련
- 오세훈 시장 관련장면 모두 삭제관련(MBC 노조 PD수첩 외압설 제기 “오세훈 시장 관련장면 모두 삭제해야만 했다”)

이명박 대통령 무릎 기도 사건
-《PD수첩》 부장, 무릎 기도 사건에 대한 입막음 지시('MB 무릎 기도사건' 보도 PD수첩 '입막음')

경악스러운 《PD수첩》의 현재 상황
-《PD수첩》 한 PD의 노트북에는 '훔쳐보지 마세요, 제발. 고맙습니다'가 적혀있다. 그런데 이 문구는 독일어다. 이 글을 못 읽어서인지 《PD수첩》김철진 팀장의 PD 사찰은 계속되고 있다. 믿지 못하겠다면 요즘 시사교양국 곳곳에 증설된 CCTV 화면만 분석해 봐도 안다. 《PD수첩》의 팀장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PD, 작가, AD의 책상을 열어보고 노트북의 내용을 뒤적이는지. 그래서 요즘 《PD수첩》에는 굳게 잠긴 서랍이 많다. (7월 19일 MBC 노보에 실린 글)

탐사보도의 탈출구, 비영리 저널리즘

지금까지 상황을 살펴보면 《PD수첩》 제작진이 처한 상황은 시급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PD수첩》은 영리병원 문제, 한강 개발의 문제점, 재벌가 일감 몰아주기 같은 굵직굵직한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라고 할 만합니다.

권력에 대해 성역 없는 감시를 해야 하는 언론의 역할을 생각할 때 탐사보도의 가치는 빛을 발합니다. 탐사보도를 통해 억울한 사건이나 은폐·조작된 사건들이 제대로 알려짐으로써 사회를 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하에서 탐사보도는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신문사나 방송사도 점차 탐사보도를 홀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주요 광고주인 대기업이나 정치권력을 가진 자들과 마찰을 빚기 때문입니다. 자본에 굴종하면 언론사와 방송사는 눈치를 보면서 결국 탐사보도를 축소하게 됩니다.

미국과 유럽의 비영리 저널리즘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에선 '비영리 저널리즘(Non-profit news 또는 Philanthrojournalism)'이라는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전통 미디어에서 외면받는 탐사보도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비영리 저널리즘은 광고나 구독료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독지가나 재단의 기부를 통해 비판적 탐사보도를 생산합니다. 이들은 광고주 눈치를 볼 필요가 없으니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하지 않고 비판적이고 심층적인 보도에 힘씁니다.

비영리 저널리즘은 2005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생겨났습니다. 프로퍼블리카라는 비영리 저널리즘 매체는 2년 연속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프로퍼블리카는 의료진의 반강제적인 안락사 사건을 심층취재하여 진실을 밝혀냈고, 금융회사들이 어떻게 부동산 거품을 조장해 고객에게 손실을 입히고 금융위기를 초래했는지에 관해서도 심층취재했습니다. 이 두 건의 탐사보도는 프로퍼블리카에 퓰리쳐상의 영예를 안겼습니다.

한국에선 아직 비영리 저널리즘이라 할 만한 언론이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몇 년 전부터 UCC를 이용하여 사회의 이면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몇몇 분이 힘을 모아 소규모 방송국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직 심층적인 탐사보도 같은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현장의 상황을 어느 언론보다 빠르고 객관적으로 전달하여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PD수첩》과 같은 탐사보도가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마당에 비영리 저널리즘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실현할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론의 정화를 위해 힘쓰는 여러 단체가 있으니 힘을 합쳐 기금을 조성하여 비영리 저널리즘을 구현할 통로를 만들면 어떨까요? 지금 우리 사회엔 탐사보도가 더 늘어나야 합니다. 이번 대법원 무죄판결로 《PD수첩》이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로서 성역 없는 탐사보도를 통해 사회를 정화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PD수첩》을 비롯한 다양한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힘을 얻어 당당히 취재하고 국민의 눈과 귀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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