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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행(전체)1365

《길문섭의 한 칸의 사색 7》 감꽃 감꽃 뒤뜰에 감나무 세 그루가 있습니다. 우리가 삼 형제라서 감나무 세 그루를 심었다는 아버지... 하나는 내 것이고, 다른 감나무는 동생들 것이죠. 감나무에 하얀 눈깔사탕 같은 꽃이 피면 우리는 감나무 밑으로 달려가 꽃을 주워 먹기도 하고 꽃으로 목걸이를 만들기도 했지요. 우리 형제가 공부하고 일하느라 객지로 나간 지 몇십 년이 지난 어느 날, 문득 감나무 생각이 났습니다. 뒤뜰에 가보니 감나무는 썩어서 비들비들 곁가지만 풍성한 채 꽃 하나 피우지 못하고 담장 밑에 웅크리고 있더군요. 바라보는 내 어깨를 만지시고 아버지는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저 옆에 감나무를 하나 더 심을 생각이란다. 꽃을 보며 손자에게 말해주고 싶구나. 네 아빠가 무척 좋아했던 꽃이라고...” 2011. 7. 27.
《오동명의 바다소풍 16》인심(人心)으로 나는 여름 바다로 가려면 올레길을 지나야 합니다. 바다에 닿기 전에 먼저 만나는 사람들.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날 오후, 동네 어귀 팽나무 아래 정자에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동생과 더위를 나고 있습니다. 아이들 곁에는 진짜 옛 장군이 들었을 법한 창과 방패를 지닌 장수풍뎅이가 놓여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장수풍뎅이여서 모조품이 아닐까 싶어 물었습니다. “어디서……?” 밭에서 따온 마늘을 다듬고 있던 아이들 엄마가 마늘을 든 손으로 가리킵니다. 뒷산, 오름입니다. 그곳엔 많다는 얘기인 듯합니다. 바다로 가던 걸음을 멈추고 동구(洞口) 정자에 털썩 주저앉아 아이들과 놉니다. 아이들의 노는 소리를 들으며 더위를 식힙니다. 가려던 바다를 잊고 마시던 커피를 펜에 찍어 아이들을 그려봅니다. 바다에서 건너왔을까. 오름에서 내려왔.. 2011. 7. 25.
[주말비행] 생각비행이 추천하는 주말행사(7월 3주차)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7월 중에 볼 만한 주말행사 소식 전해드립니다. 박물관 전시 관련 정보 지난주에 이어 국립중앙박물관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을 소개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강화도 외규장각 전시품을 약탈하면서 빼앗겼던 외규장각 의궤가 대여 형식으로 돌아왔습니다. 무려 145년만의 귀환이지요. 조선왕조 의궤는 2007년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여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은 조선시대 문화유산입니다. 의궤는 조선왕조 내내 꾸준히 제작되었으며 유교 문화권의 특징을 잘 보여줄 뿐 아니라 조선시대의 통치 철학 및 운영체계를 알려주는 대단히 의미 있는 기록물입니다. 이번에 반환된 외규장각 의궤는 대부분 국왕의 열람을 위해 제작한 어람용(御覽用)이라는.. 2011. 7. 22.
《오동명의 인생사계 8》 달력 만들기 2011.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