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오늘은 한글 반포 566돌을 기리는 한글날입니다. 생각비행은 작년 한글날, 이 시대에 한글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생각하면서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많은 분이 읽고 저희 생각에 공감해주셨습니다. 올해는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가 인정한 소식을 알려드린 다음 <강남스타일> 열풍이 한글 세계화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5년간 한글의 위상이 어떠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도 마련했습니다.
세계가 인정하는 한글의 우수성
한글은 세계에 존재하는 수천 개의 언어 중 가장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문자입니다. 단순한 문자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어떤 언어 음성이라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한글은 원리를 깨치는 데 하루면 충분할 정도로 과학적이며 의사소통에 편리한 문자라는 사실을 이제는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가 지난 1997년 《훈민정음 해례본》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데에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2009년 기준 6630만 명으로 세계 17위에 해당합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를 기준으로 삼을 때 한국어 사용자는 2730만 명으로 세계 10위에 해당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파악된 언어는 6900개가 넘고 이중 글자가 있는 언어는 300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한국어의 위상은 아주 높은 편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언어 계통도. 한글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언어로 분류된다. (출처: 위키피디아)
지난 10월 1일부터 4일까지 태국에서 열린 제2차 세계문자올림픽에서 한글이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한글의 위상이 전 세계에 입증된 쾌거입니다. 2009년 10월에 열린 제1회 세계문자올림픽에서 1위를 차지했던 한글이 이번 대회에서도 1위를 거머쥐었으니, 전 세계가 한글의 우수함을 다시 한 번 인정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계문자올림픽은 전 세계에서 가장 쓰기 쉽고, 가장 배우기 쉬우며, 가장 다양한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문자를 선발하는 대회입니다. 문자의 기원, 문자의 구조와 유형, 글자의 수, 문자의 실용성, 글자의 결합능력, 문자의 독립성 및 독자성, 문자의 응용개발성 등을 심사기준으로 정해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이번 대회에는 자국에서 창조한 문자를 쓰거나 타국 문자를 차용 또는 개조해서 쓰는 나라 중 27개국이 참가했습니다. 각국 학자들이 30여 분씩 자국이 사용하는 문자의 우수성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각국의 학자들은 대회 마지막 날 '방콕 선언문'을 발표하고, 자국 대학에 한국어 전문학과와 한국어 단기반을 설치하는 등 한글 보급에 힘쓰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강남스타일> 열풍으로 확인하는 한글의 위상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싸이는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 하나로 한류 열풍을 폭풍으로 뒤바꾸었습니다. 한국어 가사가 주축인 가요가 영국 차트 1위를 점령한 사상 초유의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싸이는 한 언론과 나눈 인터뷰에서 "제 노래 가사 중에 영어라고는 'Sexy Lady(섹시 레이디)'밖에 없는데, 우리말로 만들어진 노래를 세계인들이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시는 것이 신기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류의 전파는 우리 문화의 가능성을 세계인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문화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바로 그 나라의 언어와 글입니다. K-팝 열풍에 이어 싸이의 빌보드 차트 1위 등극을 새삼 뜻깊게 인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 몸 굴곡을 따라 '강남'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공예디자이너이자 웹툰작가인 김유래(27) 씨의 그림.
지금 이 순간에도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의 조회수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한글로 된 노래가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그동안 한글의 위상이 점진적으로 높아져 왔다는 사실도 한몫한 것 같습니다. 세계 50개국에서 많은 학생이 한글을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유학을 오고, 지구촌 곳곳에서 한글이 제2외국어로 채택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솔로몬제도가 고유어를 교육할 문자로 한글을 선택했다는 보도도 있었죠. 2009년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에 이어 공식 문자로 한글을 쓰는 두 번째 나라가 된 셈입니다. 어제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와 유엔 글로벌 콤팩트 한국협회는 솔로몬제도 과달카날 주, 말라이타 주가 지난 1일부터 한글을 표기문자로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솔로몬제도는 197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했지만, 교육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번에 한글을 선택한 이유가 문맹률을 낮추고 빈곤을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인 만큼 많은 이의 삶이 한글 보급을 통해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의 조회수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한글로 된 노래가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그동안 한글의 위상이 점진적으로 높아져 왔다는 사실도 한몫한 것 같습니다. 세계 50개국에서 많은 학생이 한글을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유학을 오고, 지구촌 곳곳에서 한글이 제2외국어로 채택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솔로몬제도가 고유어를 교육할 문자로 한글을 선택했다는 보도도 있었죠. 2009년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에 이어 공식 문자로 한글을 쓰는 두 번째 나라가 된 셈입니다. 어제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와 유엔 글로벌 콤팩트 한국협회는 솔로몬제도 과달카날 주, 말라이타 주가 지난 1일부터 한글을 표기문자로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솔로몬제도는 197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했지만, 교육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번에 한글을 선택한 이유가 문맹률을 낮추고 빈곤을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인 만큼 많은 이의 삶이 한글 보급을 통해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5년, 찬밥신세인 한글의 현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전 세계인은 한글의 우수성에 새삼 놀라며 체계적인 우리 문자를 배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한글의 위상은 어떠할까요?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영어몰입교육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런데 국민적인 반발이 일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영어몰입교육 도입을 계획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여 정권 초반부터 많은 이를 헷갈리게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영어 광풍은 사회 양극화 현상과 얽혀 부의 대물림 현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왔는데요,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소득계층 간 사교육비 격차가 14.6배까지 확대되었고,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 중 하나였다는 보고서 내용을 정권의 눈치를 보며 전면 부정하는 촌극마저 있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영어몰입교육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런데 국민적인 반발이 일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영어몰입교육 도입을 계획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여 정권 초반부터 많은 이를 헷갈리게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영어 광풍은 사회 양극화 현상과 얽혀 부의 대물림 현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왔는데요,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소득계층 간 사교육비 격차가 14.6배까지 확대되었고,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 중 하나였다는 보고서 내용을 정권의 눈치를 보며 전면 부정하는 촌극마저 있었습니다.
(출처: 한국진보연대)
이명박 정부의 한글 천시 문화로 발생한 중대한 문제는 또 있습니다. 남북 간 대표적인 비정치 분야 교류사업의 하나인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은 2007년 4월 국회를 통과한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에 따라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었으나 천안함 사태 이후 2년 반이 넘게 중단된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통일부는 공동회의비나 북측사업비처럼 북한 학자들과 직접 만나서 하는 사업만 중단된 것처럼 답하지만 실제로 남측 학자들이 수행하는 사업, 즉 남측에서 이루어지는 사업비에 대한 지원까지도 중단한 상황이라고 하는군요.겨레말큰사전 남북공통편찬사업회 누리집
현재 편찬 공정률은 60퍼센트 정도 진행되었다고 하는데요,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위원회 관계자는 "일정대로라면 매년 8만여 개의 어휘 원고에 대해 남북이 합의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정치적 문제에 밀려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려워 당장 사업을 재개하더라도 2014년 4월이라는 기한 내 발간은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사업 지원 기한을 연장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좌초 위기에 직면한 겨레말큰사전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2010년에 고은 시인은 국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쓰기도 했습니다.(출처: 원혜영의 세상읽기)
이 밖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글을 공식 표기 문자로 도입했던 인도네시아 바우바우 시에서 한국어 교육기관과 한국인 교사가 철수했다는 안타까운 보도도 있었습니다. 훈민정음학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거주하는 술라웨시 주 부톤섬 바우바우 시에서 '세종학당'이 운영 7개월 만인 지난 8월 31일 철수했다고 합니다. 솔로몬제도가 고유어를 교육할 문자로 한글을 선택했다는 보도와 맞물려 알려진 안타까운 소식 때문에 세계 도처의 소수 민족에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보급하는 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566돌 한글날을 돌아볼 때 마음이 무겁습니다. 밖으로는 한글의 우수성, 세계화에 대한 찬사와 기대가 넘치지만 안으로는 외래어 남용, 한글 오염에 대한 개탄이 교차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글을 장려해야 할 정부가 세계화란 명목으로 영어를 지나치게 남용해왔고, 각종 외래어와 국적 불명의 은어로 말미암은 한글 파괴 바람이 거세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말을 아름답게 가려서 쓰는 정화운동이 시급합니다. 또한 한글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확산하는 일이 국가경쟁력과 직결되어 있는 만큼 국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
한글 창제의 뜻이 담긴 훈민정음 해례본 (출처: 위키피디아)
과거 '공휴일이 많아 노동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제외한 것은 자기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백성의 안타까운 현실을 타개하려 했던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취지를 훼손하는 무지몽매한 결정이었습니다. 오늘날 국민의 83.6퍼센트가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한글을 제대로 기리기 위해서라도 한글날에 합당한 자리를 돌려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리고 전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한글을 아름답게 쓰는 실천에 앞장서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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