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보도

장관까지 전격 경질된 여수 기름 유출 사고, 발암물질 나프타도 유출됐다?

by 생각비행 2014. 2. 7.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이 전격 경질되었습니다. 특히 자진 사퇴가 아닌, 국무총리가 장관의 해임건의권을 행사한 사례는 2003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라 파문이 더욱 큽니다. 사실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부적절한 언행과 자질 부족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았으나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여 문제가 되었습니다.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부적절한 인사라며 입방아에 올랐죠. 짧은 임기 동안 주옥같은 망언들을 남기더니 결국 300일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되고 말았습니다.

출처 - YTN

이번 여수 기름 유출 사고 답사 현장에서 손으로 코와 입을 막은 모습이 보도되어 여론의 집중 공격을 맞았는데요, 한술 더 떠서 여수 기름 유출 사고의 1차 피해자가 GS칼텍스이고 어민은 2차 피해자라는 망언을 해 여권으로부터 뭇매를 맞았습니다. 해양수산부장관을 전격 경질까지 몰고 간 여수 기름 유출 사고. 과연 현재 어떤 상황일까요?

 
철저한 인재, 여수 기름 유출 사고

태안 기름 유출 사고가 난 지 몇 년 지나지 않았는데, 예기치 않게 일어난 기름 유출 사고로 많은 어민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지난 1월 31일 오전 9시 35분 싱가포르 국적의 유조선 우이산호가 안전속도의 2배가 넘는 속도로 여수 GS칼텍스 부두에 무리하게 배를 대려다 하역 배관을 들이받으면서 사고가 터졌습니다. 이 때문에 GS칼텍스의 송유관 등이 부서졌고 기름이 유출돼 여수 앞바다가 기름 천지가 되었습니다. 현재로서는 우이산 호의 키를 잡은 여수항 도선사의 과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 서울신문
 

해경 중간 수사 결과 유출된 기름양은 약 164t. 2007년 12월 7일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당시 유출된 기름양(1만 2547t)의 약 76분의1 수준이다. 수사가 종료돼야 결론이 나겠지만 현재까지 사고 원인은 도선사의 과실에 ‘무게’가 실린다. 교통사고로 따지면 가해 차량은 우이산호, 1차 피해자는 GS칼텍스인 셈이다. 하지만 기름이 바다로 흘러들면서 여수 어민이 2차 피해에 노출됐다는 점에서 사안이 복잡해졌다. 최초 원인 제공자는 분명하지만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GS칼텍스가 적절하게 대처했느냐 여부에 따라 자칫 피해자인 GS칼텍스에도 일부 책임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3년 경력의 베테랑 도선사가 과속으로 접안을 시도했다는 것을 단순 오판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사고 원인을 다각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여수환경운동연합은 여수 기름 유출 사고 피해가 확산한 원인이 해경과 GS칼텍스의 부실 대응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수환경련은 사고가 발생한지 일주일째를 맞아 해경은 해상방제가 사실상 완료됐다고 발표했으나 여수환경운동연합이 매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아직도 오염은 확산하고 있고 유출량 또한, 갈수록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사고당일인 1월 31일 GS칼텍스의 발표(800L)와, 2월 3일 해경의 중간 수사발표(16만4000L), 2월 5일 민주당 김영록의원의 발표(64만2000L) 등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해양오염을 사전에 막고, 발생한 사고에 대해 철저한 대책을 진행해야 할 책임이 있는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회에서 ‘GS가 1차 피해자’라는 따위의 말을 늘어놓으며 노골적으로 대기업 두둔하기에 나서는 한심한 상황이라고 환경련은 비판했다.


애초에 GS칼텍스의 신고가 사고 후 40분이나 늦어졌다는 점이나 시간이 갈수록 발표하는 기름 유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점만 봐도 GS칼텍스가 비판받을 부분이 명확하다는 것이지요. 여기에 기름 유출 피해는 계속되는데 초동방제에 실패하고 기름이 계속 흘러나오는 상황이었으나 해상방제가 완료되었다고 하는 해경도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곳이 20년 전 인근 해안마을이 초토화된 시프린스호 기름 유출 사고가 있었던 곳임에도 말이죠.


발암물질인 나프타가 유출되었다는 의혹 

출처 – 민중의 소리

또 하나의 문제는 기름 유출에 가려져 발암물질로 알려진 유독성 화학물질 나프타가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김원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은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는 원유였다. 여기는 원유와 납사(나프타)가 반반이다. 납사는 가벼워서 휘발이 잘 된다. 벤젠 등은 발암물질이라서 염려가 될 수밖에 없다”며 “초기에 하루나 이틀 냄새 날 때 주민들이 이에 상당 부분 노출됐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런 물질에 노출되면 본드를 마시는 것과 같은 증상을 겪게 된다. 지금 주민들이 겪고 있는 구토나 어지러움이 전형적인 증상”이라며 “첫날에 바로 대응했다면 이렇게 주민들이 병원을 찾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사고 당시 GS 칼텍스 측이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고 주민들을 위험 물질에 노출되게 놔둔 것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당시 직접 방재에 나선 주민들은 방재 작업복은커녕 마스크조차 없는 그야말로 ‘맨몸’이었다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바다는 생계터전이었기 때문에 머뭇거릴 시간도 없이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악화하는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정부와 GS칼텍스는 사고가 일어난 지 일주일이 지난 2월 6일 방제에서 피해 보전으로 문제 해결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기름 유출 피해액을 GS칼텍스가 우선 지급하기로 한 겁니다.

출처 - 연합뉴스

오운열 해양수산부 여수유류오염사고 수습대책단장은 6일 오후 여수지방해양항만청에서 열린 '광양항 원유2부두 기름유출 사고 수습대책협의회' 첫 회의에서 GS칼텍스와 어민대표들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에 따르면 GS칼텍스는 방제 과정에서의 인력과 장비 동원 등 생계형 방제비용과 이에 따른 의료비 등을 주민들에게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피해 규모가 확인되는 대로 보상 금액을 선지급한다는 데에도 합의를 이뤘다.


보상 금액을 선지급하기로 했다니 어민들에게는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GS칼텍스가 법률적 표현인 보상주체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니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런 대형 사고의 책임자들이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사례가 여태까지 너무나도 많았으니까요.

영국 공군이 폭격으로 바다 위 기름을 불태웠어야 했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가장 큰 기름 유출 사고 중 하나였던 토리 캐니언호 사건도 원인은 사람, 결국 인재였습니다. 여수 기름 유출 사고도 인재가 원인이지만 수습 과정이 인재가 되지 않도록 모든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할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