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문섭의 한 칸의 사색 7》 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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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

뒤뜰에 감나무 세 그루가 있습니다.
우리가 삼 형제라서 감나무 세 그루를
심었다는 아버지...
하나는 내 것이고,
다른 감나무는 동생들 것이죠.

감나무에 하얀 눈깔사탕 같은 꽃이 피면
우리는 감나무 밑으로 달려가
꽃을 주워 먹기도 하고
꽃으로 목걸이를 만들기도 했지요.

우리 형제가 공부하고 일하느라
객지로 나간 지 몇십 년이 지난 어느 날,
문득 감나무 생각이 났습니다.

뒤뜰에 가보니
감나무는 썩어서 비들비들 곁가지만 풍성한 채
꽃 하나 피우지 못하고 담장 밑에 웅크리고  있더군요.

바라보는 내 어깨를 만지시고
아버지는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저 옆에 감나무를 하나 더 심을 생각이란다.
꽃을 보며 손자에게 말해주고 싶구나.
네 아빠가 무척 좋아했던 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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