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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코로나19 재유행 확산 국면, '과학방역'은 어디에?

by 생각비행 2022. 7. 18.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줄어들던 확진자가 최근 들어 다시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가 재유행, 확산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공식 판단을 내놨습니다. 그리고 한 주 뒤인 7월 12일에는 코로나19 위험도를 8주 만에 낮음에서 중간 단계로 격상했습니다.

 

출처 - YTN

 

중대본에 따르면 7월 첫 주 7일간 확진자수는 일평균 15,277명으로 전 주에 비해 86.5%나 증가했습니다. 주간 확진자수는 111,910명으로 전주 대비 87% 늘었죠. 거의 두 배가 늘어 6월 첫째 주 0.74까지 떨어졌던 코로나 감염재생산지수가 또다시 1이 넘어 지난주에 1.40이 됐습니다.

 

출처 - MBC

 

이미 한번 확진된 사람도 재감염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자연 감염을 통한 면역 효과는 3~6개월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올봄 오미크론 유행으로 형성된 면역효과는 감소할 타이밍이고 방역에 해이해지기 쉬운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죠. 중대본은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이런 이유로 18일부터는 50대 이상과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4차 백신 접종이 확대됩니다. 최근 면역 회피 특성이 있는 BA.5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6월 둘째 주에는 1.4%였던 것이 6월 다섯째 주에는 28.2%까지 높아졌다고 하죠. BA.5 변이는 목 통증이 심하고 코막힘이 나타난다고 알려졌지만 아직 임상적 특징이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여름 이동량 증가와 밀폐된 실내에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도 코로나 확산세의 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출처 - 뉴시스

 

객관적인 상황은 이처럼 좋지 않은데 윤석열 정부가 대선 전부터 내세우던 이른바 '과학방역'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마음이 먼저 듭니다. 코로나19 재유행이 우려되는 이때 정부가 지원을 줄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 격리한 사람은 소득기준에 관계없이 10~15만 원의 생활지원금을 받았지만 이제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만 지원하는 것으로 축소했습니다. 모든 중소기업에 정부가 지원하던 하루 최대 45,000원, 최장 5일의 유급휴가비도 종사자 30명 미만 사업장으로 축소됩니다.

 

출처 - MBC

 

재택치료자에 대한 치료비 지원도 부분적으로 중단된다고 하죠. 이 때문에 자가격리 중인 확진자는 소염진통제 등 일반약 처방비 같은 재택치료비를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팍스로비드 등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나 주사제 비용 등은 일단 계속 지원됩니다. 

 

출처 - 시흥시

 

이런 변화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원은 없는데 격리의무만 남으니 검사를 회피하고 그냥 생활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여름이라 환기도 안 되고 면역 회피종인 BA.5가 우세종이 되면서 확산 재유행 규모가 커질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검사받으러 가지도 않고 격리하지도 않는 숨은 확진자가 대량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과학방역 자문을 하고 있는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위원장조차도 정부 지원 축소는 전체 방역 관점에서 봤을 때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거라고 언급하고 있죠.

 

출처 - 뉴시스

 

하지만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옵션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하죠. 코로나에 대응할 획기적 한 방이 없다면서도 말입니다. 일 확진자가 10만 명, 20만 명이 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인데요, 그러면서 국민에겐 '자발적' 거리두기를 주문했습니다.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고 아프면 쉬기 등 '참여형 방역'을 하겠다고 말입니다.

 

출처 - 오마이TV

 

과학방역이라면 현실에 기반을 두고 대처해야 할 텐데, 지원은 줄이면서 자발적인 방역을 기대하니 대체 무엇이 과학인지 모르겠습니다. 윤석열이 임명한 백경란 신임 질병청장은 인명 피해가 커지면 그때 가서 선별적, 단계적 거리두기를 검토하겠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본인들도 스스로 찔렸는지 이제는 과학방역이 아니라 '과학적 코로나 위기관리'로 불러달라고 합니다. 이러다가 일본처럼 검사수를 줄여 확진자수를 속이거나 통계를 조작하는 그들만의 과학적인 코로나 관리를 시작하는 건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출처 - MBN

 

과거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관리에 비판적 입장이었던 의사들조차 윤석열 정부의 과학방역에 대해 비판적입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체 확진자를 줄여야 중증 환자를 줄일 수 있는데 그러려면 방역의 기본인 진단검사, 역학추적, 신속한 치료의 3T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브리핑에서 구체적 조치가 없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무엇이 과학방역인지 지난 정부보다 나을 게 없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그동안 해온 방역조치 중 사회적, 경제적 비용이 들지 않는 비교적 쉽게 할 방법만 골라낸 것 같다며 새로울 게 없다고 혹평했습니다.

 

출처 - 질병관리청

 

윤석열 대통령은 과학적인 고려가 아니라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인한 정치적 고려를 하며 국민들에게 마땅히 들어가야 할 세금을 줄이는 방법으로 쉽게 쉽게 가려는 게 아닌가 싶네요. 정부는 18일부터는 50대 이상으로 4차 백신 접종을 확대했지만 접종 참여를 유도할 어떠한 대책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50대가 위험하다고 얘기해놓고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처방 연령은 60세 이상으로 그대로 유지했죠. 50대에게 코로나가 위험하니 백신을 맞으라고 독려하면서 확진 시 치료제는 처방해주지 않는 이율배반적 방침에 납득할 국민이 어디 있겠습니까?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BA.5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으로 코로나가 재유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하루 평균 13만 명 넘는 환자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오늘 10월까지로 재연장했습니다. 인도에서는 오미크론의 하위 변위인 BA.2.75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 16일 신규 확진자가 110,675명에 이르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급증세는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영국보다 높습니다. 과연 윤석열 정부가 '과학방역'으로 이 위기를 제대로 막을 수 있을까요?

 

출처 - MBN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7월 12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코로나19 치료 관련 지원예산을 삭감한 것을 놓고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정치방역이라고 비판하며 과학방역을 한다고 했다"면서 "코로나 재확산기에 치료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과 과학 방역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윤석열 정부가 책임지고 답변해야 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어쩌면 코로나와 또다시 총력전을 펼쳐야 할지 모르는데 우리 경제 체력이 따라줄지 알 수 없어 걱정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먹는 경제 빙하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경고도 들립니다. 이러한 때 윤석열 정부의 '과학방역'을 기대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역시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암울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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