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위기 앞에서 윤석열 정부는 어이없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영끌, 빚투로 인한 손실 채무를 정부가 구제하겠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죠. 국민 대부분은 황당하게 여기는 사안입니다. 주식, 코인 등에 대한 투기 실패로 인한 손실을 왜 세금으로 갚아주려 하느냐는 겁니다.
출처 - 뉴시스
지난 7월 14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금융위원회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무려 125조 원 이상의 금융 지원을 담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윤석열이 지명한 김주현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첫 금융지원 대책입니다. 취임 전부터 금산분리 원칙을 폐기하겠다고 밝힌 사람이죠.
출처 - MBC
이 자리에서 정부는 신속채무조정 특례 제도를 신설해 주식이나 코인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본 34세 이하 저신용 청년의 채무 이자율을 30~50% 감면해주겠다고 합니다. 최대 3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해당 기간 저신용 청년 이자율을 3.25%로 적용하는 제도입니다. 또한 30조 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의 경우 거치기간, 장기, 분할상환, 대출금리 인하에 사용하고 연체 90일 이상 부실차주에 대해서는 60%에서 최대 90%라는 과감한 원금감면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출처 - 부릿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신주처럼 떠받들던 시장경제와 자본주의의 대원칙인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제도입니다. 이미 코인을 다루는 가상자산거래소들도 루나, 테라 사태 이후 코인 등 가상자산은 초고위험 상품으로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이 최우선이라고 공지한 바 있습니다. 코인판에서도 최소한 상식으로 통하는 사실인데 정부가 나서서 세금을 낭비하겠다고 하니 걱정스럽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국민이 분노하는 지점인 도덕적 해이는 물론이거니와 역차별적 제도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도 없습니다. 빚내는 사람 따로 있고, 빚 갚는 사람 따로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죠. 영끌해서 코인으로 대박이 났다면 과연 그들이 국민과 사회를 위해 이익을 공유하려고 할까요? 윤석열이 강조하는 '공정'이라는 단어와 이렇게 정면 배치되는 정책은 없을 것 같군요.
출처 – 연합뉴스
정말 잘해보려고 청년들이 창업했다가 사업 손실을 본 사례라면 금융 지원을 해서 도와줄 명분이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청년들이 재도전할 기회가 없어 안전지향적인 공무원으로 몰린다는 분석도 종종 있었으니까요. 한편 최근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대로 방치할 경우 개인이나 중소 상공인 파산 같은 상황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기 전에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을 수 있습니다. 시중 금리가 급등하여 대출 상환능력이 떨어지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파급이 심대하니 초기에 대응할 필요도 있긴 합니다.
출처 - 금융위원회
하지만 코인 등의 가상자산 투자로 인한 손실을 정부가 책임지는 것은 이런 유의 지원과는 명백히 다른 얘기입니다. 실체적인 기업이라는 생산 주체가 있는 주식과 달리 가상자산은 무엇도 생산하지 않습니다. 가상자산은 투기도 아닌 도박, 나아가 대규모 폰지사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각계각층의 경고를 무시하고 빚까지 내고 뛰어든 사람들을 국민의 세금을 들여 도와주겠다는 것이니까요. 빚은 투기꾼들이 졌는데 왜 빚 부담을 애먼 국민들이 나눠져야 하는 걸까요? 이러다간 강원랜드에서 도박하다 돈 잃은 사람들의 빚까지 정부가 보전해줘야 한다는 말이 나오겠습니다.
출처 - 이데일리
이처럼 빚투로 인한 손실 채무를 정부가 구제하겠다는 방안은 도덕이나 형평성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실효가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현재 여러 악재로 가상자산 가치가 폭락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1년 전보다 거의 60% 폭락했죠. 한때 미래 경제를 뒤흔들 것 같았던 NFT 프로젝트 역시 청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빚투, 영끌로 인한 손실을 탕감해준들 빚 빠진 독에 세금 붓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정부 시책을 보고 뒤늦게 가상자산에 뛰어드는 청년층이 생기면 그때 가서 또 탕감을 위해 세금을 쏟아부을 건가요?
출처 - 세계일보
생각 없는 윤석열 정부의 시책에 보수적인 2030 청년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럴 거였으면 자기도 돈을 날리든 말든 한탕 끌어 모아서 코인이나 주식에 처박을 걸 그랬다고 말이죠. 하루하루 열심히 일해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사람들이 호구가 되는 세상, 과연 정의롭고 공정합니까? 기업도 아닌 정부가 나서서 한탕을 부추기고 있으니 참으로 우려스럽습니다.
해외에서는 현 경제 상황에서 위험을 낮추기 위해 규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국가 예산으로 빚을 탕감해주기보다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명확한 투자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정부와 금융당국의 역할이라는 겁니다. 루나, 테라 사태로 유럽중앙은행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안을 긴급 제안했습니다. 미국 특허청과 저작권청은 NFT가 실제 지적재산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의원들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루나, 테라 사태가 두 달이나 지났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의 공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투자자 보호 방안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죠. 심지어 국민의힘, 금융위, 금융감독원 논의 구조가 5대 원화마켓거래소 따로, 나머지 코인마켓거래소 따로입니다. 애초에 시장에 대한 통합조차 못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국정과제에 언급한 시장 성장환경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도 아닙니다. 규제도 진흥도 갈팡질팡인 상태에서 진지한 논의는 뒷전이고 세금으로 빚 탕감이나 해주겠다는 겁니다. 가상자산 전문가조차 빚을 탕감해주고 기업인들을 방문한다고 루나, 테라 사태나 조유나 양 일가족의 비극적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정부는 빚 탕감 같은 깜짝쇼를 벌일 게 아니라 국회 원 구성을 제대로 하고 당정이 실효성 있는 제도와 규제 방안을 논의하도록 해야 합니다.
출처 - 뉴시스
인사, 외교 실패에 이어 아마추어만도 못 한 경제 정책으로 윤석열의 지지율은 취임 두 달이 아니라 퇴임 두 달 전 같은 상태입니다. 전국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여론은 32%에 지나지 않고 보수지지 세력인 부우경에서도 최근 한 달 만에 24%가 빠지면서 지지한다가 34%로 데드크로스가 발생했습니다. 같은 기간 못 하고 있다는 23%가 치솟아 50%에 달했고요. 전국적으로 못 하고 있다는 여론은 53%에 달합니다 째깍째깍 폭탄이 터지는 시간이 다가오는데 자기 이득에 눈먼 세력과 아마추어들이 위기를 부채질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투자를 위한 생각의 틀》의 저자는 "투자라는 핵심 주제가 방대한 금융·경제의 지식, 정보, 경험을 종합하는 초점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전략을 세우고 실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금융·경제를 이해합니다. 다른 한편 공부하는 학생의 위치에서는 금융·경제를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투자전략이라는 방변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두 가지 목적은 결국 투자전략을 위한 금융·경제에 대한 '생각의 틀'로 정리됩니다. 세계는 흔들리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으로 균형을 이루던 금융시장은 때로 급등하거나 급락하면서 균형 가격에서 벗어나 움직입니다. 아무래도 시장과 떨어져 있는 정책은 즉각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위아래의 변동 폭을 가지는 시장가격과 좌우로 시차를 가지는 정책 대응은 얽혀서 복잡하게 움직이므로 가격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은 물론 현황을 읽기도 어렵게 합니다. 정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론은 시장의 움직임에 대한 설명을 늦춥니다. 이 때문에 저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면 이론, 정책, 시장은 돈의 힘에 기초하기보다는 결국 돈을 움직이는 사람을 바탕으로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상하는 시각을 갖추고 투자의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할까요? 윤석열 정부의 '공정'을 생각하며 진지하게 되물어야 할 질문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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