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힘들었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겨우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선거 유세을 하며 여러 차례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손해를 보상해주고 기본 지원금은 (문재인 정부가 준 400만 원에) 최소 600만 원을 얹어서 1000만 원씩 해줄 생각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선거를 바라보고 빈 소리 하는 것이 아니라고 콕 집어 강조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공약 하나만 보고 2번을 찍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았죠.
출처 - JTBC
그런데 당선이 되자 윤석열은 딴소릴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4월 28일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 발표를 본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은 분노를 토로했습니다. 정확한 추산 금액은 아니지만 당초 알려진 50조에도 훨씬 못 미치는 22조~33조 정도를 손해 규모로 친다는 소리가 나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애초 피해 추산 금액인 54조 정도로 파악하고 있었는데 551만 개 매장을 기준으로 보면 한 업장당 1000만 원 정도의 손해라는 얘깁니다. 코로나 햇수로 3년이고, 날짜로 보면 757일에 해당하는데 하루 피해액을 1만 5000원, 그러니까 국밥 두 그릇 값도 안 된다고 본 셈입니다. 현실 감각이 없는 건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무시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었죠.
출처 - YTN
추가로 얹어준다던 최소 600만 원의 지원금도 최대 600만 원으로 말이 바뀌었고 심지어 업장별 차등 지급 적용이라는 얘기마저 나왔습니다. 방역지원금으로 불리던 것을 피해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차등 지급하는 안이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 사이에서는 400만 원을 일괄 지급한 문재인 정부만도 못하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코로나 상황을 견디고 버티던 소상공인들은 윤석열 인수위에 소상공인들의 피해액을 정확히 산정하고 그걸 근거로 금액을 책정해야 당선인의 공약에 부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재난 상황을 대비해 국가가 행정명령으로 자영업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코로나 3년 동안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소상공인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출처 - MBC
하루하루가 절박한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안철수 대통령인수위원장은 지난 4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 손실 보상책을 발표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돈을 지급하다 보니 문재인 정부는 국고를 효율적으로 쓰지 못했다"며 그러다 보니 지원금을 받은 소상공인 중에 돈 받으면 소고기 사 먹은 사람도 있다고 얘기해 화를 불렀습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책이 차등방식으로 선회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겠답시고 꺼낸 얘기였는데, 자기네가 주겠다고 약속한 걸 이제 와서 호혜를 베푸는 것처럼 그 돈을 어디 쓰는지 보고하라는 투여서 소상공인의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출처 - 한국일보
윤석열과 안철수는 경제를 굴린다는 게 뭔지, 보상금과 지원금이 뭔지 알고는 있었던 걸까요? 먼저 주겠다고 금액까지 제시한 건 윤석열과 안철수였습니다.
출처 - JTBC
안 그래도 추락하는 지지율로 인한 취임덕과 1호 공약 파기에 대한 비난이 몰아치자 인수위는 부랴부랴 변명을 내놓았습니다. 안 위원장은 '오해'가 있었다며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추경을 제출해 손실보상을 공약한 대로 최대한 하겠다고 직접 밝혔습니다만, 이때조차 방법과 구체적인 액수는 빠져 있었습니다. 계산이나 방법, 그리고 액수까지 무엇 하나 제대로 설명한 게 없으니 대체 뭘 보고 믿으라는 얘기였을까요?
출처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아마추어리즘은 시작부터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분통 터지게 하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2일 첫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추경안을 의결했습니다. 규모는 59조 4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내역별로 보면 소상공인 현금성 지원이 26조 3000억 원으로 제일 많았습니다. 그리고 지방교부세, 교부금 정산 23조 원, 방역 보강 6조 1000억 원, 민생·물가 안정 3조 1000억 원, 코로나 재확산 대비 예비비 1조 원이 반영됐습니다.
출처 - 세계일보
지난 4월 29일 인수위에서 33조 플러스 알파로 지원한다고 했는데 최종액이 59조 4000억 원 규모여서 예상보다 늘어난 점이 있습니다. 추경안의 핵심은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입니다. 전체 추경(일반 지출)의 60%가 넘는 23조 원이 손실보전에 쓰입니다. 지원 대상은 소상공인·소기업·중기업(매출액 10억∼30억 원 기준) 중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370만 곳입니다. 업체별로 매출 규모와 매출 감소율을 구분해 최소 6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지급된다고 하죠. 여기에 소상공인 손실보상 제도 개선(1조 5000억 원), 금융지원(1조 7000억 원) 등도 이번 추경안에 포함됐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처럼 비판 여론을 감안하여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600만 원 이상이 결정된 가운데 소상공인들이 많이 찾고 있는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폐업자 관련 문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5월 13일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후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17일부터 추경안 심사가 시작됐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하고 자영업자들에게 최소 600만 원의 손실보전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려고 하지만 영업을 하고 있는 자영업자와 폐업한 자영업자 사이의 온도 차는 극명합니다. 이번 추경안에 폐업한 자영업자들을 위한 예산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출처 - 중앙일보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 게시판에는 지금 폐업하면 방역지원금이 안 나오는지, 5월 중순에 폐업하면 방역지원금 받을 수 있는지, 4월 1일 폐업한 경우 방역지원금이 나오는지 등등 폐업과 관련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하죠. 정치권에서도 폐업 소상공인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월 13일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추경이 편성된 것에 대해 "지원 대상인 370만 명에 대한 추산은 올해 1월 영업자를 기준으로 했다. 코로나19 발생부터 손실보상법이 개정된 지난해 7월 이전 기간에 발생한 폐업자에 대한 지원 추계는 빠져 있다"면서 "이 기간 동안 사업을 영위했던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은 물론 폐업한 소상공인에게도 손실보전금이 지급돼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폐업 자영업자 등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손실보전금 세부 논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 폐업한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도 포함될 수 있게 논의할 것이나 이미 손실보전금 총액이 정해진 만큼 전격적인 지원은 어렵다"면서 "폐업 기준일 등을 정해 최대한 지원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 기획재정부
그런데도 명확한 지급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탓에 폐업 자영업자들은 손실보전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고통을 받다 폐업한 자영업자들을 외면하고 코로나 막바지에 장사를 시작한 자영업자들에게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성토도 있습니다. 이런 여론 때문에 사각지대에 놓인 자영업자를 지원하려는 지자체들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폐업 소상공인 3000명에게 선착순으로 300만 원의 재기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지원 대상은 사업자등록증의 소재지가 서울이며 신청일 현재 6개월 이상 영업한 점포형 소상공인입니다. 2021년 1월 1일부터 2022년 6월 30일 중 사업장 폐업 또는 폐업예정(폐업사실증명원상 폐업일 기준)이면 신청할 수 있다고 하죠.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어떤 공약을 남발할지 모르겠습니다. 정치인이라면 적어도 자기 말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월 1일 실시하는 제8회 동시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권리를 잘 행사할 수 있도록 10대 정책을 제출한 12개 정당의 정책과 이행목표, 세부내용(방법) 등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여러분이 속한 지역에 출마하는 이들이 어떤 공약을 내걸었는지, 어떻게 이행하려 하는지 등을 확인하시고 뜻깊게 투표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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