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로는 해가 바뀌었다는 실감이 그리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는 반농담으로 '코비드 1년', '코비드 2년'처럼 연호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떠도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월 26일 현재 1만 명을 넘었습니다. 방역당국은 다음 달 오미크론 변이 점유율이 90%를 넘겨 지배종이 되고 하루 확진자가 2만~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애초 오미크론 변이는 확산 속도가 델타 변이보다 2~3배 빠르기 때문에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르게 상승하리라고 예상했으니, 얼마 되지 않아 현실로 드러난 셈입니다.
출처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그나마 다행인 점은 확산세에 비해 중증화율이 낮다는 기대일 텐데요, 일부 감염병 전문가 사이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성탄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성탄 선물'은 없었죠.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최대 확진자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며 난리도 아니었으니까요. 입원 환자가 급증하자 의료계에는 과부하가 걸렸습니다. 이처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립니다. 지난 12일 미국 CNBC의 보도에 의하면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에 비해 확진자의 중증화율은 74%, 사망률은 9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죠.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은 막강하지만 증상은 덜하다는 건데요, 오미크론이 처음 발견된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도 전파력은 더 강하고 중증화도는 좀 덜하다는 연구 결과를 낸 바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이야기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오미크론 변이는 쉽게 걸릴 수 있는 만큼 여전히 위험하다고 경고합니다.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이 낮다는 점은 어디까지나 건강한 일반인으로 국한한 결과라는 겁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역시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화율이 낮다고 단순히 장담할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회사는 3차 부스터샷에 이어 4차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3월까지 오미크론 대응 백신을 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 같은 나라는 이미 4차 접종에 들어가기도 했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3차 이상의 추가 접종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몸의 대응력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혼선을 빚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월 26일 현재 우리나라의 1차 백신 접종율은 86.90%, 2차까지 접종 완료한 사람은 85.50%입니다. 그런데 3차 추가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은 50.25%로 절반 수준입니다. 오미크론 변이를 막으려면 3차 추가 접종까지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습니다만, 국민 상당수가 백신 공포를 조장하는 언론 기사의 영향으로 주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백신 접종과 실제 사망 사건 간의 인과 관계를 검증하는 과정 없이 언론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혹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퍼 나르기 바쁩니다. 하지만 정작 기사 내용을 봐도 코로나19 백신 때문에 사망했다는 내용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과 관계가 명백하다면 언론은 시민의 눈과 귀가 되는 본분을 다하기 위해 철저히 검증하여 명명백백하게 기사로 내보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언론이 코로나19 관련 기사로 클릭수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때론 백신 접종 이슈나 방역패스 이슈로 편 가르기나 선동질을 일삼기도 합니다. 이는 모두 코로나19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심보에서 기인합니다. 결국 이로 인해 코로나19 혹은 백신 부작용으로 정말로 고통받는 분들이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사례도 생깁니다.
출처 - 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에 의해 코로나 확산이 급증하는 가운데 설 연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관심의 초점이 모이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의 확산세를 우려하며 설 연휴 직후까지 거리두기를 3주간 연장했습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꾀하다 폭발적으로 확진자가 늘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는 여전히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 KTV
세계 각국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인 '엔데믹'으로 바뀌는 중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독감처럼 지역별로 해마다 유행하는 병이 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최근 화이자를 비롯한 제약회사들이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내놓고 있습니다. 한때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인플루엔자의 경우 이제는 매년 예방주사를 맞으며 예방하는 것처럼, 코로나19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출처 - 중앙일보
2021년 1월, 《네이처》는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에 종사하는 23개국의 면역학자, 감염병 연구자, 바이러스학자 100여 명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가 근절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조사 결과, 89%의 응답자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엔데믹이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약 1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전문가들의 의견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코로나19 엔데믹의 전제 조건으로 백신 의무 접종을 들고 있다는 점이 변화라면 변화일 겁니다.
출처 - 잡스
인류는 위험 앞에서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습니다. 문제는 그 길을 걷는 동안 숱한 피해자가 생긴다는 것이겠죠. 그러므로 당장 오미크론 변이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점은 가공할 확산세를 누그러뜨리고 유행 곡선을 완만하게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그렇게 해야 고위험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의료체계의 붕괴나 사회 기능의 마비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오미크론 변이와 어떻게 공존하느냐가 진정한 의미의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설 연휴에 만날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과 방역에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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