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을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비트코인, 그냥 둬도 괜찮은가?

지난 15일 테슬라가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경영진 공식 직함을 바꿨다며 자료를 제출했습니다. CEO인 일론 머스크는 테크노킹(Technoking of Tesla), CFO(최고재무관리임원)인 잭 커크혼은 코인 마스터(Master of Coin)가 이제부터 공식 직함이라고요. 우스울 정도로 특이한 직함 변경 소식에 혹시나 가짜뉴스인가 싶었지만 진짜였습니다. 테슬라의 경영진 공식 직함 변경 관련 뉴스는 암호화폐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코인 마스터'라는 테슬라 CFO의 직함을 보면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가 암호화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사인으로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출처 - CNN

 

시장은 이를 호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암호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이미 고점이라고 생각했던 5000만 원을 넘어 6000만 원, 급기야 지난 14일 오전에는 1비트코인에 7000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러고는 이틀 뒤 총시가의 10%가 폭락했죠. 7000만 원짜리가 하루아침에 6000만 원으로 주저앉은 겁니다.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의 말 한마디에 비트코인 시장의 희비가 교차하는 걸 보면 이게 도박이 아니면 대체 뭐가 도박인가 싶을 지경입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루머 하나에 수많은 사람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져도 괜찮은 것인가 싶어 생각이 많아집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자신은 암호화폐를 단 한 개도 갖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단언한 이유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처 - 한국경제

 

암호화폐의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주목할 만합니다. 잘 사용할 경우 투명한 거래와 보안을 보장하는 혁신적인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지 않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암호화폐라는 허상을 치워버려도 블록체인은 남는다는 얘깁니다.

 

출처 - 연합뉴스

 

최근 암호화폐가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를 촉진한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인생을 망치고 무엇 하나 생산해내지도 못하면서 돈만 빨아들이는 줄 알았더니,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를 부른다니?' 하고 놀라시는 분도 많을 겁니다. 암호화폐가 환경오염이나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는 이유는 실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암호화폐를 존재하게 하기 위한, 채굴하기 위한, 거래하기 위한, 이 모든 과정에 전기를 쓰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거래를 위해 클릭 몇 번 하는 건데 무슨 전기를 그렇게 사용할까 싶으시겠지만, 사실 암호화폐는 실로 막대한 전기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출처 - BBC

 

케임브리지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으로 인해 연간 121.36테라와트시가 소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수치만으로는 체감이 잘 안 되실 수도 있는데요, 이는 아르헨티나의 연간 전력 소비량을 넘어서는 소비량이라고 합니다. 현재 비트코인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네덜란드, 아랍에미리트, 아르헨티나를 넘어 노르웨이와 맞먹습니다. 이런 나라들이 전기를 적게 쓰는 나라인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전기를 많이 쓰는 30개국에 들어가니까요. 그러니까 비트코인은 이미 전 세계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30개국 중 한 나라 전체 사용량에 버금가는 국가급 전기를 소모하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전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필요한 전력량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전기를 많이 쓰는 미국 내에서 상시 작동 대기 중인 가정용 기기가 연간 소비하는 전력량에 맞먹는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리플, 이더리움 등 유명한 다른 암호화폐가 소비하는 전력까지 생각하면 '가상화폐'로 낭비되는 전력이 대체 어느 정도일지는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암호화폐는 고안된 방식 그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암호화폐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고사양의 컴퓨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채굴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복잡해지고 어려워지죠. 이 때문에 더 성능이 좋은 컴퓨터를 쉬지 않고 가동해야 합니다. 암호화폐 채굴에 사람들이 열을 올리자 전 세계 컴퓨터 부품이 암호화폐 채굴기에 쓸려 들어가는 바람에 정작 컴퓨터 부품이 필요한 곳에 원활한 공급이 되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그래픽카드 같은 주요 부품의 가격 폭등으로 실물 경제가 잠식되기도 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대시 뉴스 코리아

 

비트코인 채굴은 현재 중국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에너지 비용이 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중국의 전력 대부분은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전기 사용은 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로 이어지고 지구온난화를 가속하여 결국엔 기후위기를 촉진하게 됩니다. 빌 게이츠는 비트코인이 인류에게 알려진 다른 어떤 방법보다 거래당 전기를 많이 사용한다고 경고했습니다. 2018년에 미국 하와이대 연구팀은 비트코인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해 수십 년 내에 지구 온도가 2도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출처 - 한국경제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라는 전기차로 환경오염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을 널리 퍼뜨리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비트코인에 대대적으로 투자해 기후위기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행보입니다. 돈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암호화폐를 이대로 둬도 되는 걸까요? 경제는 물론 환경과 우리의 생존에도 독이 되는 이 광풍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암담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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