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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아빠 찬스로 돈 벌고 탈당으로 면죄부? 전봉민 일가의 토건 비리 단죄해야

by 생각비행 2020. 12. 26.

“내가 준비를 할게. 딱 둘이만 그리하고, 좀 도와줘라. 마 3000만 원 가지고 온다니까.”


출처 - MBC


무슨 조폭 영화나 사회 풍자 소설의 대사가 아닙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전봉민의 아버지가 MBC 취재진에게 실제로 한 말입니다. 전봉민 의원의 아버지인 전광수 이진종합건설 회장은 MBC 취재 기자에게 3000만 원을 대가로 입막음을 하려고 했습니다. 이 회유를 면전에서 들은 이지수 기자는 거부 의사를 밝히고 이 제안이 청탁금지법 위반임을 고지했습니다. 이 영상이 방송되자 아들인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은 급히 탈당을 했지만 의원직을 내려놓지는 않았습니다.


출처 - MBC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서 입막음을 하려고 했을까 싶지만 방송을 보면 그럴 법도 합니다. 지난 20일 방영된 MBC 〈스트레이트〉 "전봉민 의원과 ‘아빠 찬스’” 편에서는 전봉민 의원과 형제들이 설립한 회사가 아버지의 회사에서 도급 공사와 분양 사업 등을 넘겨받아 급격하게 성장했다며 일감 떼어주기와 편법 증여 의혹을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전봉민 의원은 현재 신고된 재산만 914억 원으로 현 국회의원 중 재산 랭킹 1위입니다. 2위는 얼마 전에 마찬가지로 온갖 부동산 청탁과 비리로 구설수에 올랐던 박덕흠 의원으로 559억 원입니다. 박덕흠도 국민의힘 의원이죠.


출처 - MBC


전봉민은 단순한 금수저가 아닙니다. 그의 재산 증식 과정을 보면 정상이 아닙니다. 10여 년 전 전봉민은 아버지가 대주주로 있는 이진종합건설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7억도 안 되는 돈으로 동수토건과 이진주택을 설립했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현재 이진주택과 동수토건의 비상장 주식은 858억 원에 이릅니다. 7억이던 자산이 10여 년 만에 125배가 불어나 900억에 육박하게 된 겁니다.


출처 - MBC


그런데 이 과정이 굉장히 이상합니다. 2015년 이진종합건설이 지분 10%를, 동수토건과 이진 주택이 각각 지분의 45%씩을 보유하고 있던 아이제이동수는 부산 서구에 1300세대가 넘는 주상복합아파트 이진베이시티 사업을 추진합니다. 이진베이시티는 69층의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높습니다. 분양가만 1조 원에 달하죠. 그런데 이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주거비율이 50%에서 80%로 상향 조정됩니다. 아이제이동수는 이로써 엄청난 특혜와 개발 이익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이 기간에 전봉민은 부산시의회 3선 의원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건설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용도변경을 관할하는 해양도시위원회 위원이었습니다. 매립지인 이진베이시티 터 같은 경우 원래대로라면 용도가 변경되려면 몇 해는 걸릴 정도로 시간과 비용 그리고 행정력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그런데 아이제이동수는 지구단위계획 변경부터 주택건설사업 승인까지 5개월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당시 같은 부산시 의원이었던 사람도 행정 권력과 정치 권력이 바탕이 안 되고는 이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합리적 의심을 제기했습니다.


출처 - MBC


이진베이시티뿐만이 아니라 이진종합건설은 아들인 전봉민이 시의원에 당선되고 나서부터 매출이 50배 증가했습니다. 아이제이동수는 지분의 10%를 아버지가 나머지 90%를 모두 전봉민 형제가 가지고 있기에 그 이익은 고스란히 전봉민 일가의 재산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이익 관계자가 자기 가족 회사에 특혜를 준 전형적인 토건 비리인 것이죠.


출처 - 연합뉴스


MBC 보도 이틀 만인 지난 22일 전봉민 의원은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의힘에서 탈당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카메라에 찍힌 아버지의 행동에 대해서만 사과했을 뿐 방송이 제기한 근본적인 의혹에는 아무것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절차와 규정을 따랐다고 주장했는데 증여세를 납부했느냐는 질문엔 끝내 답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시 의원이던 시절 2년간 건설사 임원을 겸직해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됐지만 그마저도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했죠.


출처 - 참여연대


코로나19로 수많은 국민이 생계마저 위협받는 마당에 불법으로 재산을 증식한 전봉민에게 쏠리는 분노는 상당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각 정당도 전봉민 아버지에 대해 청탁금지법으로 처벌해야 하며 전봉민 일가에 대한 수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진상을 조사한다더니 묵묵부답입니다. 박덕흠 때도 유야무야였으니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려는 걸까요? 한 해에 수백억 원대의 토건 비리가 터져 나와도 아무런 사죄도 없는 그들이 과연 국회의원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출처 - 평화시대


검찰은 전봉민 일가를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및 뇌물죄에 대한 수사를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MBC 기자를 돈으로 입막음하려는 시도를 보면 돈을 한두 번 먹여본 솜씨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사법 당국와 국세청은 전봉민 일가의 재산 증식 특혜, 일감 몰아주기 등을 수사해야 합니다. 전봉민, 박덕흠, 이상직, 김홍걸, 양정숙, 이 5명에게 돈으로 흥한 자는 돈으로 망한다는 교훈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탈당을 면죄부처럼 생각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본때를 보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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