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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길어지는 코로나19 상황, 재활용 폐기물 대란 준비해야

by 생각비행 2020. 12. 28.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며 재활용 폐기물 대란 조짐이 다시 보이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고 봐야합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상승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 재활용 폐기물 발생량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생활이 일상이 되어버린 상황이라 배달음식, 온라인 쇼핑, 택배 이용량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스타벅스 같은 커피 한 잔마저도 배달을 시켜 먹는 세상입니다. 코로나19는 반강제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용인하는 상황을 조성했습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안전상의 문제로 일회용품 소비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올 상반기 재활용 폐기물 발생량은 지난해보다 11% 이상 증가했습니다. 종이류는 23.9%, 플라스틱류는 15.6%, 비닐류는 11.1% 늘었습니다. 특히 1인 가구의 재활용 폐기물 발생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생활의 특성 때문이겠지만 다인 가구보다 오히려 1인당 배출량은 2.3배 많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엄중해진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하반기 통계가 폭증할 전망입니다.

출처 - KBS


문제는 재활용 폐기물 발생량은 급증하는데 수거업체가 수거를 꺼리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원유가격 하락으로 플라스틱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출길이 막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보다 원유로 새 제품을 만드는 게 저렴해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재활용 수집업체들이 재활용 폐기물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이미 계약한 아파트에서 배출하는 폐기물들을 정해진 기한 내에 가져가지 않으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돈이 되지 않는데도 울며겨자먹기로 수거해야 합니다. 어떤 업체는 플라스틱과 비닐만 따져도 매달 1000만 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할 정도라고 하죠.


출처 - 머니투데이


수거업체로부터 재활용 폐기물을 받는 집하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넘쳐나는 물량을 감당할 수 없어 거부하거나 아예 영업 정지에 들어간 곳이 늘고 있습니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이런 적체의 연쇄 관계 속에서 이미 수거가 늦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많이 쓰이는 비닐의 경우 썩지 않는 필수 재활용품인데도 일부 업체에서는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담아 그냥 버릴 것을 은근슬쩍 요구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돈이 되지 않는 품목이면서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이 바로 비닐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현재 상황은 시민, 수거업체, 관리업체 모두 죽어나갈 상황입니다. 정부와 제조업체에서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데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 중입니다.


출처 - 녹색연합


지난 8월 통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배달음식 증가율이 무려 83%에 달했습니다. 매달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본다면 이로 인해 나오는 재활용 폐기물 역시 어마어마하다는 예상이 가능합니다. 8월 기준으로 매일 830만 개의 플라스틱 용기가 쓰레기로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시민들 가운데 76%는 배달 쓰레기를 버릴 때 죄책감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이에 대한 대책으로 다회용기 사용이나 재활용을 위해 재질을 단일화하거나 수거 선별이 제대로 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배달로 큰 수익을 내고 있는 배달의민족 등 배달 관련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민들이 의견이 많았습니다. 환경 단체들의 질의에 배달의민족은 입바른 말로 대답할 뿐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1월 12일 인천시는 서울과 경기권의 폐기물을 더는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30년 가까이 서울, 경기 쓰레기를 받아 매립해왔지만, 2025년 이후에는 인천 쓰레기만 처리하겠다면서 자체 매립지 조성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 경기권은 쓰레기 대책을 근본부터 다시 짜야 할 시점입니다.

 

출처 - KBS

 

전 세계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중국은 2021년 1월 1일부터 해외로부터의 모든 쓰레기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고형 폐기물을 수입해 산업 현장에서 원료로 사용해왔습니다. 중국은 오랜 기간 세계 최대의 쓰레기 수입국이었지만 2018년부터 외국 폐기물 수입을 줄여왔습니다. 중국의 이런 조처로 2018년에 우리는 큰 혼란을 겪은 바 있죠. 그런데 내년 초부터 당장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리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분리 수거와 재활용을 하는 것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제조업체가 재활용 폐기물을 적게 생산하도록 규제하고, 배달업체가 재활용 폐기물 유통의 주요 원인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서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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