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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명44

《오동명의 바다소풍 7》고속도로로 변하는 자연의 길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오래전에 버젓이 있던 길을 새로 난 길인 양 이름을 붙여 또 길을 낸 듯 설쳐댄다. 제주도에 올레길이 그러더니 이젠 둘레길인가, 제주도의 조용한 숲길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있다. 길은 이름이 아니며 유행으로 만들어질 도로 같은 길이어서는 안 된다. 길을 사랑한다는 자들이 이런 짓거리들을 해대고 있으니 그들의 이중적인 행위에 유행을 쫓기 좋아하는 국민이 야단법석이다. 제일 많이 간다는 올레길 7번 코스는 서울의 명동 거리와 다를 바가 없다. 자연의 길이 아니라 사람으로 빼곡하니 사람의 길, 저잣거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앞에선 담배를 피워대고 담뱃재가 날아들어 사람의 눈을 찌르는 불쾌한 곳이 되어버린 올레 7번 코스 길.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소리에 자연의 길을 걷는 건지 저잣거리를.. 2011. 5. 16.
생각비행 1주년 기념 강연 정리 - 보도사진과 혁명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생각비행 1주년을 기념하여 열렸던 오동명 선생님 강연회 내용을 올려드립니다. 이날 강연은 〈보도사진과 혁명〉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요, 사진에 대한 오동명 선생님 자신의 경험을 비롯하여 사진과 연관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카메라를 든 인연 대학 강연을 그만둔 지 벌써 2년이 되었네요. 그러다 보니 약간은 떨립니다. 제가 유명인이나 대단한 사람들 앞에선 떨지 않습니다만, 젊은 사람들이나 진지한 사람들 앞에선 긴장하는 편이거든요. 오늘 참석한 여러분이 젊고 진지한 분들 같아서 긴장되네요. (웃음) 제가 생각비행과 인연을 맺은 건 《사랑의 승자》를 기획하면서부터입니다. 사실 그 이전에 개인적인 인연이 있긴 했습니다만, 생각비행의 첫 책으로.. 2011. 5. 13.
《오동명의 바다소풍 6》좋은 제주도, 아쉬운 제주도 섬과 육지가 더 가까워졌다. 물론 비행기가 빠르긴 하지만 하늘을 날지 않고 바다를 건너는 길이 하나 더 생겼다. 7개월 가까이 섬에 갇혀 있다 보니 (마음으로) 육지가 그리웠다. 그래서 떠난 육지행. 이번엔 새로 생긴 바닷길을 택했다. 제주도 성산포항에서 전남 장흥 노력항을 오가는 배는 두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단다. 더구나 집에서 가깝기도 해서 이 길을 쫓아가 봤다. 무척 바람이 세던 날, 전화로 문의하니 배는 뜰 거란다. 버스를 타고 성산포항에 도착했다. 배는 무척 작아 보였고, 바람에 출렁이는 모습이 60여 킬로그램인 내 몸 흔들리는 것과 별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작아 보이는 이 배엔 사람 270여 명에 승용차도 무려 70대나 실을 수가 있단다. 육지와의 최단거리라는 이 코스는 이미 오래전, 제주도.. 2011. 5. 9.
《오동명의 바다소풍 5》올레길 단상 올레길 단상 봄비도 봄바람도 유채꽃을 따라 걷는다. 어제도 20km, 오늘도 어제만큼이란, 아빠의 말에 보폭 짧은 아들은 출발부터 늦장이다. 유채꽃이 참 예쁘다. 엄마가 외친다. 보폭 짧은 아들은 길게 뻗은 유채꽃길이 끝이 없는 길이다. 어제는 5코스, 오늘은 4코스, 지난번엔 7코스를 돌았다. 아빠는 20년 전에 군대를 다녀왔다. 정했으니 가야 해! 아들은 10년 후엔 군대에 가야 한다. 꼭 가야 하나? 내겐 동네길인 올레길. 가짜 올레길 옆 더 진짜다운 올레길을 일러줄까 하지만, 귀를 콱 막고는 코스만을 따라 쫓는다. 올레길은 코스요리를 시켜놓고 기다리는 중국요리점의 원탁이다. 유채꽃밭, 이 아름다운 길이 행군길이 된다. 돌하르방이 조교가 된다. 2011.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