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예술/음악       판형: 신국판 변형(145*210)       발행일: 2019628

지은이: 오승환       쪽수: 240쪽 


아직도 대한민국은 오디션 천하


왜 많은 뮤지션 지망생이 기획사나 공중파 방송 등에서 하는 오디션에 도전할까요? 스타가 되고 싶어서, 아이돌이 되고 싶어서, 자신의 앨범을 낼 수 있어서, 뮤지션의 꿈을 이루고 싶어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1990년 이후 대한민국은 오디션 천하가 되었죠. 특히 아이돌 그룹의 콘텐츠가 K-POP이라 불리며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기획사들은 세계 각지를 돌며 오디션을 개최하고 인재를 모으고 있습니다. 2009년 〈슈퍼스타K〉의 성공 이후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팬텀싱어〉 그리고 매 시즌 최고의 화제 속에서 방영되는 〈프로듀스 101〉까지 변화하는 방송계를 보면, 마치 오디션을 통해서만 뮤지션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앨범을 내기 위해, 뮤지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굳이 오디션의 문들 두드릴 필요는 없습니다. 기획사나 방송사에서 하는 오디션은 이윤과 시청률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개성과 취향보다 상업성을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앨범을 내고 뮤지션의 꿈을 이루기엔 오디션은 확률 낮은 방법의 하나일 뿐입니다. 



누구나 뮤지션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가 일상화되면서 SNS로 많은 사람이 자기 생각이나 모습, 일상을 나누고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나 팟캐스트 등에 개인이 만든 콘텐츠를 올리면서 많은 사람이 보고 들으며 즐깁니다. 몇몇 유튜브 채널이나 팟캐스트 프로그램은 공중파 방송의 콘텐츠보다 더 높은 인기를 끌기도 하죠. BTS를 필두로 한 아이돌 그룹의 음악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데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의 일상화가 큰 몫을 했습니다. 

미디어의 발달로 이제 특별한 사람이 아닌 누구나 방송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누구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며 뮤지션이 되는 시대가 되었죠. 전문적인 작곡 공부를 하지 않아도 개러지밴드 같은 작곡 앱을 이용해 간단한 곡을 만들고, 기타 반주에 가사를 붙여 녹음하기도 하며, 작곡 프로그램을 이용해 손쉽게 곡을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마치 DIY로 가구나 장난감 등을 만드는 것처럼 앨범을 만들고, 유튜브 채널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들에게 선보일 수도 있습니다.



내 앨범은 내가 만들어 활동한다


자신이 만든 음악을 혼자서 듣는다면 굳이 앨범으로 만들 필요는 없겠죠. 직접 앨범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선보인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단순하게 말하면 음악 제작부터 유통, 등록, 홍보, 정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스스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나 홀로 음반 내기》는 앨범을 만드는 이 과정을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작' 부분에서는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앨범의 종류, CD, 디자인, 서브 콘텐츠에 대한 중요성 등을 설명합니다. '유통' 부분에서는 만들어진 앨범을 소비자가 멜론이나 애플뮤직 같은 온라인 서비스 사이트나 교보문고 핫트랙스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방법과 유통사의 선택, 계약서 작성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등록' 부분에서는 음악저작권협회를 통한 저작권 등록 절차, 방송 심의 넣기, 방송국 출입 요령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홍보' 부분에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방송사에 홍보하는 방법, 행사 공연까지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생생하게 들려줍니다. '정산' 부분 역시 유통 정산에서 디지털 콘텐츠 저작권, 각종 영상 저작권 문제를 쉽게 설명합니다.

이제 누구나 스스로 앨범을 만들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오디션에 떨어졌다고,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음악에 대한 꿈까지 접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 책을 보고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다 보면 어느새 앨범을 만들고 활동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지은이

오승환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교육학과 한국어문학을 전공하던 대학 4학년 초여름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지금 음악을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겠다’고 생각하여 교직으로의 진로를 포기하고 반년 동안 데모 CD를 만들었다. 이후 무작정 상경해 앨범 발표를 위해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했다. 우여곡절 끝에 2008년 1집 앨범 <Tell a Vision>을 발표했고 직접 제작·연출·편집에 참여해 만든 ‘필립 말로우의 잃어버린 소녀 Pt.1’의 뮤직비디오가 제16회 대한민국 영상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이후 <Autumn Again>, <Triumph>, <Lost Days In Bloom>, <서울, 가디> 등 다수의 앨범을 발표했으며 KBS의 <시사투나잇>, <소비자고발>, <감성다큐 미지수>, MBC <정오의 희망곡> 등 각종 방송 음악과 코오롱 스포츠, 맥도날드, 10X10 등의 광고 음악을 맡기도 했다. MBC <쇼! 음악중심>, KBS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Mnet <엠카운트다운> 등 다수의 음악 방송에 출연한 이력이 있으며 흑인 음악 미디어 <리드머>에 ‘가사는 문학이다’라는 주제로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스트리트 인피니티 엔터테인먼트 기획팀장, GH 엔터테인먼트 음반제작부장, WH 크리에이티브 A&R 담당을 거쳐 지금은 한국 최초 외국인으로만 구성된 K-POP 그룹 EXP EDITION(이엑스피 에디션)이 소속된 (주)아임어비비 엔터테인먼트의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또한 자신의 1집 앨범 제목을 딴 음악 프로덕션 ‘텔어비전’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메일: self.eumban@gmail.com

인스타그램: @self.eumban

페이스북: fb.me/self.eumban

 


 

차례


프롤로그 Do It Yourself 


PART1  앨범은 누구나 낼 수 있다


여전히 오디션 천하 

뮤지션으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딱 다섯 단계 

단언컨대 누구나 앨범을 낼 수 있다 


PART2 내 앨범은 내가 낸다


첫 번째 제작, 일단 만들어야지

음악이 만들어지기까지

앨범의 다양한 이름들 

CD 케이스 종류

나만의 CD 케이스 만들기 

커버와 속지 디자인 

서브 콘텐츠로 확 있어 보이게


두 번째 유통, 잘 만들었으니 내다 팔자

유통이 뭐야? 

유통 자료 준비

이득 보는 유통사 선택과 계약 

끝판왕의 앨범 소개 쓰기


세 번째 등록, 인증하고 검사받자

저작권 등록하기

저작인접권 등록하기

심의 넣기 

뮤직비디오 등급 분류 신청

화끈한 19금 앨범 처리 방법

인터넷 포털 사이트 인물 정보 등록 방법 


네 번째 홍보, 전쟁터로 오신 걸 환영합니다

새삼, 뮤지션의 역할에 대하여 

홍보 전 필수 준비 사항 

결론은 팬덤 확보

프레임이 가장 중요하다 

실전은 인터넷에서부터 시작한다

유튜브여야 하는 이유

인스타그램이 공식 홈페이지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방송사 홍보 실무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행사 공연 실무


다섯 번째 정산, 돈 계산은 철저하게

똑 부러지는 내 앨범 정산하기

유튜브 영상 정산하기

유튜브 영상 소유권 분쟁 피하는 법


PART3 사소하지만 모르는 것들


인스타그램에 파란 별 달기 

크레딧 정리 가이드

바코드 만드는 법 

스티커 만들기 

앨범 제목과 노래 제목의 상관관계

아이튠즈의 괄호 적용 규정

해외 온라인 음악 서비스 사업자의 매칭 확인


에필로그 꿈, 깨지 말고 이루길


부록 1 나의 뮤직비디오 작업기

부록 2 <프로듀스 X 101>이 슬픈 이유

부록 3 K-POP의 글로컬라이제이션과 EXP EDITION


나 홀로 음반 내기
국내도서
저자 : 오승환
출판 : 생각비행 2019.06.28
상세보기


6월 중순 주말은 모처럼 온 국민이 축구에 관심을 쏟았습니다.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FIFA U-20)에서 리틀 태극전사들이 준우승이라는 새역사를 썼습니다. 지난 16일 새벽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와 격전을 벌인 끝에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결승 진출과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불이 난 곳이 또 한 군데 있었습니다. 바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었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우승하면 선수들에게 병역혜택을 주자는 청원이 여럿 올라왔고 동의를 한 사람도 1만 명이 넘어갔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국제경기나 국위선양의 경사가 생기면 항상 뒤따르는 논란이 바로 병역혜택 문제입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오르자 병역법시행령에 월드컵 16강 이상을 병역 혜택 대상에 추가했습니다. 2006년에는 WBC 야구 대표팀이 4강으로 대회를 마치자 병역 혜택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 부합 지적 등으로 이런 혜택은 2년 만에 폐지된 바 있습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병역특례와 관련한 문제는 무척 많습니다. 철마다 돌아오는 병역혜택의 자격과 대상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 하는 기준이 모호할뿐더러 국방의 의무가 정말로 신성하다면 병역을 면제해주는 것을 포상으로 사용하는 것 자체가 모순된다는 꽤 근본적인 문제 제기도 있죠. 애초 병역특례라는 조항을 군사독재 정권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군으로서는 자기모순이 한층 더 심할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같은 국위선양이라도 야구, 축구 등 스포츠 경기는 병역혜택 대상이 되는데, 세계를 주름잡는 BTS를 비롯한 K-POP 스타나 페이커 이상혁 같은 새로운 스포츠 종목인 e스포츠 선수는 아무리 국위선양을 해도 병역혜택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등 국위선양이란 모호한 말의 형평성과 기준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출처 - 한국일보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문화체육계에서는 무리한 방법이나 편법, 불법적 방법을 통해 군 면제를 받은 사례가 비일비재했습니다. 지난해 시끄러웠던 장현수의 예도 그렇죠.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후 의무사항인 봉사활동의 일부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장현수는 국가대표 자격을 영구 박탈당하고 병역법 위반으로 의무복무기간 5일 연장 처분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예술, 체육 특기 병역 특례자의 실태 점검 전수조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 군 복무를 피하고자 청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장애인으로 등록한 뒤 병역을 면제받은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 등 8명과 브로커들을 적발한 사례도 있습니다. 브로커들은 이런 병역면제 수법을 알려주는 조건으로 한 건당 1000~5000만 원을 받았다고 하죠.


출처 - MBC


한동안 큰 문제로 떠올랐던 연예병사는 말할 것도 없고 예술계도 그리 다를 것 없습니다. 예술인들에게도 국제대회에 입상해서 국위선양을 하거나 문화창달에 기여하면 병역혜택을 줍니다. 그런데 이 역시 미심쩍은 정황이 한둘이 아닙니다. 대부분 한국 남자만 참가한 국제 콩쿠르를 만들어 은상 이상에 입상시켜 병역 면제를 받게 하는 편법을 씁니다. 병무청이 병역특례를 인정하는 12개 국제 무용 대회 중 하나인 코리아 국제현대무용콩쿠르 역시 국제 콩쿠르라지만 객석은 텅 비어 있고 전체 124명 참가자 중 외국인 단 14명에 불과했습니다. 병역혜택 문제가 걸려 있는 남자 일반부 본선 진출자 32명 중 30명은 한국인이었고요. 이 대회에 병역혜택이 주어진 이후 외국인 참가자가 남자 일반부에서 은상 이상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발레 콩쿠르도 마찬가지였죠. 반면 10명 넘는 한국인 입상자를 배출했던 그리스의 한 무용대회는 병역특례 대상에서 제외되자 한국인 참가자가 뚝 끊겼습니다. 콩쿠르가 기량을 겨루기 위함이 아닌 병역혜택을 받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걸 예술계 스스로 인정한 셈이죠. 이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에서 병역혜택을 걸고 짬짜미가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이런저런 문제로 현재 병역특례제도는 사실상 폐지 절차를 밟는 중입니다. 일시에 전면 폐지 하는 것은 혼란을 낳을 수 있어 점차 종목이나 대회를 축소해 폐지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죠. 이번에 준우승한 U-20과 관련해서도 국방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가 참여한 기획단(TF)은 병역특례제도의 존폐를 비롯한 개선안을 8월 중 확정 발표할 계획입니다.

 

출처 - 국민일보


6월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달이기도 합니다. 국방의 의무를 신성하게 여긴다면서 어떻게든 입대하지 않는 게 좋다는 자기모순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모병제로 전환하는 것과 단기적으로는 입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한 입영 관리, 그리고 입대한 청년들이 시간 낭비라고 느끼지 않도록 하는 군 문화의 전면 개편이 필수적입니다. 그것이 한국전쟁에서 우리나라를 수호한 선열들께 할 수 있는 보답이 아닐까 합니다.

동계올림픽의 메달밭이지만 그간 성범죄를 비롯 수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쇼트트랙이 또 성희롱 사건으로 시끄럽습니다. 이번엔 동성 간 성희롱이 문제입니다. 남녀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 16명과 지도자 4명까지 전원이 진천선수촌에서 쫓겨났습니다. 종목 전체가 퇴촌당한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출처 - 아시아경제


문제의 사건은 지난주 단체 훈련 중 발생했습니다. 여러 종목의 대표팀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는 웨이트트레이닝 센터에서 남자 쇼트트랙 선배 임효준이 후배 황대헌의 바지를 내렸습니다. 여자 선수들도 같이 있는 자리였다고 하죠. 가해자들이 언제나 그렇듯 임효준은 장난이라고 했지만 모멸감을 느낀 황대헌은 일주일간 훈련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황대헌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감독은 빙상연맹에 이 사실을 알렸는데, 돌아온 것은 사건에 대한 소명과 가해자에 대한 징계가 아닌 사상 초유의 단체 퇴촌이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의 전체적인 훈련 태도 및 기강해이와 관련성이 있다며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까지 전원 징계라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출처 - JTBC


학교 다니실 때 가장 싫었던 경험 중 하나로 연대책임을 지라며 단체 기합을 받은 기억을 꼽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이런 식의 연대책임은 잘잘못을 가리거나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를 해주기보다는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고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모두 고개 숙이게 하는 효과밖에 없었죠. 이런 경험이 누적되면 사람들은 피해자를 고자질쟁이라고 몰아붙이기 시작합니다.


출처 - JTBC


이번 사건에서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성희롱 가해자가 명확히 특정되는데 왜 사건과 무관한 선수는 물론 피해자까지 처벌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문제입니다. 이런 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벌을 내리면 나중에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누가 용기있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며, 누가 나서서 피해자를 도와주려 하겠느냐는 말입니다. 아직도 단체를 강조하는 전근대적인 우리 체육계의 잘못된 문화가 이번에도 연대책임을 지우며 선수들의 입을 틀어막으려 본보기를 보인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출처 - 아시아경제


빙상연맹은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보호에 미숙했습니다. 피해자가 훈련에 참여하지 못 하고 힘들어했지만 사건 발생 이튿날부터 빙상연맹은 사과대신 화해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생들 간에 싸움이 일어나면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악수부터 하고 화해를 강요하던 학교와 대체 뭐가 다른 건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피해자와 무관계한 사람들까지 모조리 쫓아내는 단체 퇴촌 결정을 내린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은 전근대적인 사고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듯합니다.


출처 - 뉴시스


반복되는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사고로 해외의 시선도 싸늘합니다. AFP는 한국이 지역 스포츠 강국이며 하계, 동계 올림픽 10위 안에 들지만 지나치게 치열한 경쟁 사회이며 승리만이 스포츠계의 전부라 신체적, 언어적 학대가 만연한 상태라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쇼트트랙계는 최근 몇 년간 심각한 스캔들에 직면했다며 조재범 코치의 선수 성폭행 사건과 지난 2016년 골육종으로 세상을 뜬 고 노진규 선수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출처 - JTBC


빙상연맹은 대한체육회의 권고에 따라 국가대표의 인성, 인권, 성 관련 예방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7월 중 가해 선수에 대한 징계를 심의할 계획이라고 하죠. 당연히 취해야 할 조처입니다만 전근대적인 단체 처벌에서는 벗어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해자는 처벌하고 피해자는 보호한다. 이 당연한 상식을 그렇게 지키기가 어렵습니까?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국인과 똑같은 임금을 주는 건 불공정하다."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기여가 없고 기여한 바가 없다."


인종차별주의 극우 단체의 발언인가 싶으시겠지만, 지난 19일 우리나라의 제1야당이라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한 발언입니다.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말이었죠. 황 대표는 심지어 법 개정을 통해 당 차원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덜 주는 방향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까지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망언이야 하루이틀 일이 아닙니다만, 이번에 나온 발언 내용과 발언의 주체와 관련하여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지적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엉망진창이라 황당한 상황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우선 내외국인의 임금을 차등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언을 살펴봅시다. 이는 대한민국의 현행법은 물론 국제 노동기구(ILO) 협약과도 정면으로 대치됩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6조는 국적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국제 협약으로 비준한 ILO 협약 제11호도 국적을 이유로 한 임금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임금 차별을 법제화할 경우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위반됩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의 FTA를 자기네 정권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내세우던 정권의 대통령 권한 대행까지 했던 사람이자 현재 자유한국당의 대표직을 맡은 사람이 나서서 FTA를 위반하자는 발언을 하는 것도 웃기지만, 법무부 장관이었던 사람이 국내법부터 국제협약까지 싸그리 무시한 발언을 저렇게 어이없게 내뱉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끝간데 없이 무식하거나, 최소한의 법은 물론 과거 자기네가 뱉었던 말조차 무시할 정도로 이득에 눈이 멀었다고 봐야겠지요. 어느 쪽이 됐든 공당의 대표이자 공인의 자리가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입니다.


출처 – Canadian Press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을 때처럼 정말 부자가 되는 것에만 눈이 멀어 법이고 협약이고 깡그리 무시하고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대표의 말처럼 한다고 쳐봅시다. 그런데 실상 그렇게 했다가 실패한 나라가 있습니다. 의외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으나 캐나다가 그런 사례입니다. 보수당에서 창출한 정부인 하퍼 정부는 2012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에게 합법적으로 15% 임금을 덜 줘도 되는 속칭 15% 룰을 도입했죠. 하지만 문제가 터져 나오는 데는 채 1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캐나다의 가장 큰 은행 중 하나는 IT 직업군을 뽑으면서 100% 외국인만을 뽑았으며, 가장 구하기 쉬운 일자리인 패스트푸드점들 역시 100% 외국인만 뽑았습니다. 당시 알버타에서는 새로 생긴 직업의 75%가 외국인들로 채워졌으며, 캐나다인들이 직업을 잃은 자리마다 외국인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당연합니다. 무려 15%나 합법적으로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데 미쳤다고 기업들이 자국인을 쓰겠습니까? 인종차별이라 할 법한 아마추어적인 마인드로 경제정책을 추진했던 캐나다 보수당의 이 명분도 없고 실익도 없는 법은 결국 1년만에 폐지되었죠.

 

출처 - 뉴스퀘스트

 

결국 자유한국당 황교안의 이번 망언은 명분도 실익도 없고 심지어 검색 한번만 해보면 알 수 있는 외국 사례조차 모르는 '경알못'이었음을 자기고백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고는 자유한국당이 무슨 자신감으로 경제만큼은 보수가 잘한다는 헛소리를 해대는 걸까요?


출처 - 국민일보


너무 어이없는 망언이었는지 자유한국당의 전 대표였던, 그리고 망언제조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하는 홍준표조차 과거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서독, 중동 나가던 시절을 생각해야 한다며 황교안의 외국인 근로자 임금 차등 적용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출처 - 뉴시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지난 23일 논평을 통해 황교안 자유한국당가 "연일 쏟아내는 망언으로 '스펙'만 출중한 헛똑똑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홍 대변인은 "(황 대표는) 스펙보다 국민이 필요로 하는 정치인으로서 역량을 쌓으라"면서 "'제발 일 좀 하라'는 국민의 요구에도 국회 정상화를 거부하는 '정알못'(정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 경제 기본도 모르고 뚱딴지 같은 소리만 쏟아내는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사람), 외국인 임금차별 발언에서 드러난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넘어 국민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국알못'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한편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는 지난 2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외국인 노동자 차별임금 발언에 대해 '청년 일자리를 없애는 망언'으로 규정했습니다. "청년의 일자리를 고민하기보다는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극우적 시각에 기대어 표심을 자극하려는 '청년 무시' '양질 일자리 포기’ 선언'"이라는 것입니다.

 

출처 - 녹색당

 

녹색당 또한 지난 6월 19일 논평을 통해 "한국 경제의 필요에 의해 적극적으로 유치해 저임금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투입'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차 없이 돌려보내는 '일회용 휴지'처럼 이주노동자를 대우하는 것이 지금의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부당하고 부끄러운 상황을 개선하자고 나서지는 못할망정, 앞으로도 계속 차별적이고 열악한 처우를 유지하자는 선동은 그 자체가 변명의 여지 없이 끔찍한 인종차별이다"라면서 "노동자의 기본권과 인권을 무시하고 노동착취를 정당화하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반감을 조장하고 선동한 황교안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자질도 자격도 없다. 당장 전 국민 앞에, 이 땅의 이주노동자들 앞에 백배사죄하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노동권과 인권에 대한 기본 소양부터 쌓아라"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최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막말 논란에 대해 황교안 대표는 '삼사일언', 즉 3번 생각하고 말하라며 주의를 당부한 바 있죠. 그런데 황 대표는 아예 생각 자체가 없는 아무말 대잔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직 국무총리, 대통령권한대행일 때도 의전 타령으로 숱한 질타를 받은 바 있죠. 황교안 대표는 이제라도 국민 앞에 사죄하고 대표직을 내려놓기 바랍니다. 아울러 입 다물고 진짜 경제 공부를 좀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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