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건과 김학의 사건으로 검찰과 경찰이 대치한 가운데 성접대와 권력형 비리가 뒤섞인 '고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진상이 이번에 제대로 밝혀질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검찰 과거사 진상 조사단의 수사 기간 연장에 부정적이었던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버닝썬 사태와 관련해 사건의 실체와 제기되는 여러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라는 지시를 하자 기간을 2달 연장했습니다.
출처 - 시사인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이름으로 거론할 때 사건의 성격이 명백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으로 규정하겠습니다.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을 우리 사회 특권층에서 발생한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규정하고, 10년 가까이 제대로 파헤치지 못했던 이들의 비리에 대해 정부가 강제수사권이라는 칼을 빼들었죠. 법무부 장관이 직접 긴급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이들 사건에서 새로운 범죄 사실이 드러날 경우 검찰이 직접 수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학의 차관 사건은 검찰 과거사 진상 조사단이 이미 법조계 고위 인사 20여 명을 추가로 조사할 것을 거론했고,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의 경우 증인인 윤지오 씨가 직접 나서고 있어 이번에야말로 진상이 명백히 밝혀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 JTBC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그리고 여론은 김학의 차관 사건과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이 이전 정권의 국정농단과 연계되어 있으므로 특검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사건들에 검찰과 경찰의 고위급과 이전 정권의 장차관들이 연루된 만큼 철저한 진상규명과 수사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할 명분이 차고 넘친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공수처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고 상시 특검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리얼미터
국민 여론의 절대다수는 김학의 차관 성접대 사건과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에 대한 특검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19일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두 사건에 대해 특권층 연루, 수사기관의 은혜, 축소 정황이 있으므로 특검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71.7%로 나타났습니다. 일반 수사만으로 충분하다는 응답은 17%에 불과했죠. 진보층에서는 90%가 넘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특검을 요구하고 있고, 보수층 역시 세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특검 도입에 과반이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찬성과 반대가 팽팽한 것은 자유한국당 골수 지지층 뿐입니다만, 여기서도 미세한 차이로 찬성이 우세합니다. 이는 진보나 보수를 가릴 것 없이 이 사건들이 사람이라면 저질러서는 안 되는 추악한 일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여론이 이렇게 움직이자 《조선일보》는 똥줄이 타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 고 장자연 씨가 남긴 자필 문건에 적힌 성 접대 유력 인사들 가운데 《조선일보》 사주 방씨 일가 사람들이 관련되어 있다는 혐의가 짙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방씨 일가와 《조선일보》의 대응은 치졸하기 그지 없었죠.
출처 - 시사인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는 〈PD수첩〉이 장자연 관련 보도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소송을 냈습니다. 언론사의 대표였던이가 언론사를 소송으로 밟겠다는 심보를 고스란히 드러낸 겁니다. 이렇게 치졸한 대응을 하는 이유는 검찰 과거사 위원회가 지난 4월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조사 대상으로 올리며 새로운 진술들을 확보했기 때문이겠죠.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과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가 대상이었죠. 방용훈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동생이고 방정오는 방상훈의 아들입니다. 방용훈이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은 건 이때가 처음입니다. 관계자들은 방용훈이 밤의 《조선일보》 사장으로 불린다고 입을 모읍니다. 또한 배우 윤지오 씨가 증인으로서 자신을 드러내고 직접 언론 인터뷰를 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조선일보》와 방씨 일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출처 - 시사인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조선일보》는 언론사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채 장자연 지우기에 나섰습니다. 지난 3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철저 수사 지시에 대해 다른 언론사들은 〈文대통령, 버닝썬·김학의·장자연 사건 철저수사 지시〉라고 제목을 뽑았는데, 《조선일보》만 〈文대통령, 버닝썬·김학의 사건 등 보고받고 "의혹 구명하라"〉라며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을 쏙 빼고 보도했습니다. 게다가 이 사건의 유일한 증인으로 알려진 윤지오 씨가 검찰에 출석해 진술을 한 날에도 9개 중앙일간지 중 8개 신문이 이를 제목으로 뽑아 보도했지만, 《조선일보》만이 이와 관련된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을 언급하더라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증거 입증이 어려워 재조사가 부적절하다는 뉘앙스를 풍기기에 급급했죠. 대한민국 1등 신문을 자처하는 《조선일보》가 이렇게 유치한 방법까지 동원해가며 사주의 범죄를 은폐해주는 이유가 뭘까요? 이런 한심한 작태를 보면 《조선일보》 기자들은 '기레기'로 불릴 자격조차 없습니다. 추악한 성범죄를 밝히기는커녕 은폐하는 데 한몫하고 있으니 공범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출처 - 시사인
김학의 사건이나 장자연 사건 그리고 버닝썬 사건은 검찰과 경찰을 비롯한 권력기관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지고 진실을 밝혀야만 하는 사건입니다. 이런 마당에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의 증인인 배우 윤지오 씨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나섰습니다. 그는 지난 3월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고인의 이름으로 불리는 사건 자체가 가해자의 이름이 붙여진 사건으로 수정되어야 한다"면서 "5대 강력범죄 외 보호가 필요한 모든 피해자, 목격자, 증언자가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 시설과 인력 정책의 개선을 요청한다"고 밝혔죠.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증인 윤지오는 국민청원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오늘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된 이유는 신변보호를 위하여 경찰측에서 지급해주신 위치추적장치겸 비상호출스마트 워치가 작동이 되지 않아 현재 신고후 약 9시간 39분 경과하였고 아직까지도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뭐라 말하기 조차 어렵"다면서 "앞으로 5대 강력범죄외 보호가 필요한 모든 피해자, 목격자와 증언자가 제대로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설과 인력 정책의 개선을 정중히 요청드립니다"라고 피력했습니다.
출처 - MBC
증인 윤지오 씨가 이런 고충을 이야기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달 18일 MBC 뉴스데스크 왕종명 앵커는 생방송으로 진행된 자리에서 윤지오 증인에게 검찰과 경찰에 진술한 방씨 성을 가진 《조선일보》 사주일가 3명, 또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 등에 대해 공개할 의사가 없는지를 물었습니다. 또한 술자리 추행을 잘 알고 있는 다른 연예인이 누구인지 밝힐 수 있는지를 재차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왕종명 앵커에 대한 비판 의견이 이어졌죠. 증인으로 나선 윤지오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MBC 뉴스테스크 제작진은 다음 날 "어제 고 장자연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씨를 스튜디오에 초대해 생방송으로 인터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왕종명 앵커가 정치인의 실명을 밝혀달라고 거듭 요구한 부분이 출연자를 배려하지 않은 무례하고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많았습니다"라며 "왕종명 앵커와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이러한 시청자 여러분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여 당사자인 윤지오씨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tbs
지난 10년간 얼굴을 숨겨야 했던 증인 윤지오는 지난 3월 5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과 관련하여 증언한 이후 일상 생활이 불가능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경찰과 검찰에 새벽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아야 했고 밤 10시 이후 연락을 받으면 다음 날 아침까지 조사를 받았다고 하죠. 또한 언론 기자들의 과잉 취재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증인 윤지오 씨는 "가해자가 떳떳한 세상이 아닌 피해자들이 당당히 입장을 얘기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얘기했습니다.
출처 - 녹색당
녹색당은 지난 3월 21일 〈한국은 간강의 왕국인가?〉라는 논평에서 "올해는 고 장자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십년째 되는 해다. 증인도, 문건 증언도 있는 사건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아무 일 없었다. 검찰과 경찰이 고의적인 부실수사 의혹, 권력자 비호 의혹은 수두룩하지만 그때뿐이다. 십년이 되도록 고 장자연씨의 억울함은 해결되지 않았다. 김학의 사건, 양진호 사건, 버닝썬 사건 등의 권력유착형 성폭력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검경과 정치권은 사건을 감추고 은폐하는데 급급하다. 도대체 뒤에 누가 있는가? 누가 이 사건을 감추려 하는가? 이를 명명백백히 밝히고 처벌하지 않으면 한국은 앞으로도 ‘내부자들’을 위한 강간의 왕국일 뿐이다. 녹색당은 장자연, 김학의, 버닝썬 사건 해결을 위해 3대 권력유착형 여성착취 특별법 제정을 요구한다"며 "특검을 포함하는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고는 해결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공수처 신설 법안도 패스트트랙에 올려야 한다. 권력 유착 사건을 공수처가 곧바로 수사한다면 봐주기 수사, 은폐 의혹은 없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공수처 신설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올리지 않으면 검찰개혁, 경찰개혁, 권력 개혁 모두 물 건너갈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그렇습니다. 이번에 '《조선일보》 방 사장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사건이 또다시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안타깝게 돌아가신 장자연 씨를 위해서, 그리고 힘겹게 사건을 증언하고 있는 윤지오 씨를 위해서, 이번에는 반드시 권력층의 비리를 밝히고 일벌백계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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