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폭행 사건, 직장 갑질 문제로 끝낼 일 아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폭행 파문으로 시작된 갑질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양진호는 직립 보행 로봇으로 유명한 미래 기술 기업의 회장이자 국내 1, 2위인 위디스크, 파일노리 같은 웹하드 서비스로 부를 축적한 사람입니다.


출처 – 뉴스타파 유튜브


처음에 밝혀진 갑질은 《뉴스타파》가 보도한 회장이란 지위를 이용한 폭행이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전 직원의 뺨을 때리고 머리를 가해하는 영상이 폭로된 것이죠. 그런데 이 영상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인 양진호 회장이 촬영하라고 한 것이어서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런 영상을 남겨도 자신은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일종의 기념품이었던 셈입니다. 한술 더 떠 직원들과의 워크숍에서는 직원들에게 살아 있는 닭을 죽이도록 강요하는 영상도 찍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처와 불륜 의심이 든 교수를 사무실로 불러 폭행을 하고 침을 뱉고 핥게 하는 등 엽기적인 행위를 벌여 사람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죠.


출처 - 뉴스타파


경찰은 11월 2일 양진호 회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자택과 위디스크 사무실, 한국미래기술 사무실 등 10여 곳입니다. 경찰 조사 후 검찰 수사와 재판 등 단계가 남아 있지만 온 국민이 본 폭행 동영상처럼 증거가 명확히 있는 만큼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겠지요. 단순 폭행이 아닌 상해죄가 적용되면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외도를 의심해 사람들을 동원해 폭행을 벌였던 교수 사건에 대해 성남지청은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습니다만, 지난 4월 서울고검으로부터 다시 수사하라는 명령이 내려온 바 있습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는 갑질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주관으로 특별근로감독반을 편성하고 5~16일까지 고강도 근로감독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출처 – SBS 유튜브


양진호 폭행 사건에 쏠린 세간의 관심이 직장 갑질뿐 아니라 불법 동영상 유통 문제로 옮아가고 있습니다. '리벤지 포르노'라 불리는 불법 촬영 영상을 웹하드 서비스를 통해 유통하고 이를 돈 받고 삭제해주는 '웹하드 카르텔'의 정점에 양 회장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각종 영상물 등 자료 유통 플랫폼인 웹하드 업체와 방대한 자료를 올리는 헤비 업로더, 불법 자료를 거르고 삭제하는 필터링 업체와 보복성 성관계 영상 등을 삭제해주는 디지털 장의업체 등이 한통속이 돼 불법 영상 자료를 조직적으로 유통하고 삭제하며 돈벌이를 했고, 그 카르텔의 중심에 양 회장이 있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양진호가 실소유주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는 불법 영상물을 방대하게 올리는 헤비 업로더 다수를 지속해서 관리했습니다. 콘텐츠 공급업체 4곳과 계약하고, 업체들이 토렌트 등에서 내려받은 음란물 같은 불법 동영상을 웹하드를 통해 유통하고 대가로 현금화하여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했습니다. 이는 웹하드 업체가 돈을 주고 불법음란물을 비롯한 불법 영상들을 산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위디스크와 파일노리가 국내 1, 2위 웹하드 업체가 될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이런 식으로 운영하면 당연히 법망에 걸릴 여지가 커집니다. 이 때문에 양진호는 영상물을 여과하는 필터링 업체를 직접 운영했습니다. 이 필터링 업체는 디지털 장의업을 병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디지털 장의업이란 몰카, 리벤지 포르노 등 불법 영상물 피해자들의 의뢰를 받아 돈을 받고 인터넷에 퍼진 영상이나 사진을 삭제, 차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양 회장은 북 치고 장구 치고 병 주고 약 주며 온갖 불법을 자행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를 통해 1000억 대의 부를 축적했고요.


출처 - 아시아경제


그야말로 생선 가게를 고양이한테 맡긴 꼴입니다. 위디스크나 파일노리는 리벤지 포르노가 유통될 때 삭제가 아니라 오히려 이를 독려하고 관리를 한 셈이 아닙니까? 직장 갑질과 관련하여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직원들은 양진호의 폭력에 노출된 피해자였을지 몰라도 불법 동영상을 적극적으로 유통하여 돈벌이를 했다는 점에서는 이들 역시 중대한 가해자로 봐야 합니다. 사내 복지 중 하나가 리벤지 포르노를 싸게 볼 수 있다는 인면수심의 글을 올린 전 직원도 있을 정도니까요. 양진호 폭행 사건을 개인의 갑질 문제가 아니라 몰카, 리벤지 포르노 등으로 총칭되는 불법 영상물 카르텔에 대한 수사로 확대해야 할 이유입니다.


출처 - 아시아경제


아울러 불법 영상물을 소비하며 문제를 느끼지 않았던 이용자들도 잘못을 인식해야 합니다. 몇십 포인트에서 몇백 포인트에 해당하는 리벤지 포르노와 불법 음란 영상물을 판매하여 (이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만) 1000억 원대 부를 축적할 정도라면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불법 영상물을 본 걸까요?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들은 수치심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까지 끊는데 말입니다.


출처 - 아시아경제


현재 양진호가 받은 혐의는 폭행(상해),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최소 5가지입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정치권이나 검찰, 경찰 등 권력층에 로비를 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양진호 한 명을 처벌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인터넷이라는 바다에 가득한 쓰레기를 걷어내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0)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