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정국에 SNS 감청법 발의한 새누리당

메르스 사태로 증발한 정계의 주요 이슈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에 사망자가 20명이 넘게 나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메르스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초동 대처 실패가 참으로 뼈아프게 다가오는데요,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대비해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사스 대처 성공 사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한편 박근혜 정부의 초동 대처와 2014년 미국의 메르스 대처 방식을 비교하는 정보 또한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2014년 미국에서 메르스 감염자 발생 당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예상 시나리오에 따라 발 빠르게 대응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첫 환자를 17일이나 걸려 확진 판정한 것에 비해 미국은 첫 번째 환자를 8일, 두 번째 환자를 10일 만에 확진 판정하고 대비했습니다. 또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즉시 두 환자가 있었던 병원을 알리는 등 투명한 정보 공개에도 힘썼습니다. 그 덕분에 확진 환자 2명도 완치되어 메르스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안이하고 무능한 대처와는 판이한 양상이었죠. 

출처 - 경향신문

 

메르스 대란으로 사실상 대한민국 정계의 주요 이슈는 증발하고 말았습니다. 정치권을 뒤흔들었던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국민이 관심을 기울이기 어려운 상황을 기다렸다는 듯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검찰은 꼬리 자르기와 묻어두기 신공을 펼쳤습니다. 이와 맞물려 성완종 리스트가 실질적으로 겨냥했다고 할 2012년 18대 대선 자금 의혹은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하지도 못했죠. 전교조 법외노조화 사태도 잊어서는 안 될 주요 사회적 문제였습니다.

 

 

 

메르스 정국으로 혼란한 때 SNS 감청법 발의라니!

 

메르스 정국에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우리의 삶을 뒤흔들 또 하나의 주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지난 1일 세계 최초로 SNS 감청법을 발의해 감청을 합법화하자는 상식 밖의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지난 2일 9.11 테러로 인한 애국법으로 시작되어 에드워드 스노든이 목숨을 걸고 폭로한 NSA의 무차별 도·감청을 끝낼 미국 자유법이 상원에서 통과되었습니다. 메르스 초동 대처에서 극명하게 갈린 한국과 미국의 조처, 그리고 '감청법'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의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노라면 대한민국의 미래와 연관하여 참으로 고민이 깊어집니다.

 

오늘은 국민을 옥죌 법안을 발의한, 제정신이 아닌 정치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한국 정계의 상황과 자신들의 과오를 바로잡으려고 애쓰는 미국 정계의 상황을 대비해서 들여다보려 합니다.

 

출처 - 미디어스

 

세계 최초로 SNS 감청법 발의한 새누리당

-치욕을 명예인 줄 착각하는 아둔함의 소치인가?


'자살율'처럼 좋지 않은 각종 통계치 항목에서 OECD 국가 중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이명박근혜' 시대에 또 하나의 부끄러운 기록으로 대한민국이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 12명이 지난 1일 세계 최초로 소셜네트워크 감청을 합법화하자며 SNS 감청법을 발의한 겁니다. 이번에 발의된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2005년 8월 국가정보원의 휴대폰 불법감청 사과 이후 수사기관이 공식적으로 중단한 감청을 합법화하는 게 핵심입니다. 법안은 범죄수사 및 국가안전보장을 목적으로 경찰과 검찰 그리고 국정원 등 수사기관의 감청을 허용하고 이를 위해 통신 사업자들은 감청 설비를 의무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출처 - SBS


'수사'와 '국가안전보장' 운운하는 이들의 논리가 가소롭기 짝이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대란에는 시간만 보내던 이들이 국민의 비판적인 목소리는 유언비어나 괴담으로 규정하면서 전광석화와 같은 행보를 보였으니까요. 이를 보면 이번 감청법 발의 기저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명백히 알 수 있습니다. 감청법은 수사/정보 기관이 그들 맘대로 국민의 SNS 개인 정보를 사찰할 수 있도록 하는 악법 중의 악법입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국가 안전 보장을 명분으로, 권력층 눈에 벗어난 이들의 카카오톡과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털겠다는 의도가 드러납니다. 이명박근혜 시대에 안 그래도 수사권 남용이 극심한데 표현의 자유를 얼마나 더 짓밟겠다는 것인지 기가 막힙니다.

출처 - 트위터


거의 같은 내용의 법안이 노무현 정부 때 당시 한나라당 의원 일부에 의해 발의된 적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물론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반대해서 무산되었죠. 당연한 얘기지만 일반 국민뿐 아니라 정치적 반대자들을 대상으로 감청이 무차별적으로 행해진다면, 정치인들 스스로 발목을 잡히는 결과가 나오리란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시기에 이르러서는 그런 불안감마저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번 감청법 발의는 더는 거리낄 게 없다고 생각하는 새누리당의 오만방자함에서 비롯된 사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에드워드 스노든, 미국 자유법으로 애국법을 끝장내다


반면 미국은 우리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지난 2일 미국 상원에서 미국 자유법이 통과되어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한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의 무차별적인 도·감청이 막을 내리게 되었죠. 

 

애초 미국에는 '애국법'이라는 반(反) 테러법이 있었습니다. 국제적 테러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1979년에 제정되었는데요, 이 법은 '불량국가'를 규정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미국이 불량국가로 지목한다고 하여 국제법상 구속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미국이라는 국가의 막강한 힘과 영향력 때문에 사실상 국제적 통제력을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9.11 테러 발생 직후에 애국법을 한층 더 강화했습니다. 개정된 법은 유선, 구두, 전자통신에 대한 감청을 대폭 확대했고, 테러 혐의를 받는 외국인의 기소 전 구금 기간을 현행 48시간에서 최고 7일까지 확대하도록 허용했기에 인권 침해 논란이 줄곧 제기되었죠.

 

출처 - 경향신문


2013년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NSA에서 일했던 컴퓨터 기술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영국의 《가디언》지를 통해 미국의 NSA가 일반 대중의 사생활까지 무차별적으로 도·감청한 사실을 폭로합니다. 실제로 여러 비밀 감시 프로그램을 이용해 NSA가 지정 상대의 이메일, 인터넷 활동 등을 실시간 감시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을 떠나 망명길에 올라야 했지만, 바른생활상과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는 등  세계인의 호응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NSA가 무차별 도·감청을 할 수 있었던 근거는 곧 애국법이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자국 시민 수백만 명의 통신기록을 수집해 5년 동안 보관하도록 강제했으며 법원에서 영장을 발급받지 않고서도 임의로 도·감청을 할 수 있었죠.

 

출처 - 국민일보


스노든의 폭로로 NSA의 무차별 도·감청 실태가 사실로 드러나자, 처음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민주당과 애국법을 끝낼 미국 자유법을 마련하기 시작합니다. 하원에서는 일찌감치 자유법이 통과되었지만 문제는 상원이었습니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오히려 애국법의 연장을 주장했기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1일로 애국법의 시효가 만료되면서 마땅한 대안이 없자 정치적 부담을 느낀 공화당은 상원에서 전격적으로 자유법을 통과시킵니다.

 

출처 - 보안뉴스


이로써 NSA는 법원의 영장 없이 도·감청을 할 수 없으며 6개월에 걸쳐 수집된 개인 통신 정보를 모두 폐기하게 되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유법이 미국 시민의 자유권과 국가 안보를 동시에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으며, 에드워드 스노든 역시 미국 자유법 통과는 역사적 승리라며 기뻐했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이명박근혜 정부는 '명박산성'과 '근혜차벽'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이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면서 자신들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들에겐 공권력을 동원해 보복하는 데는 발 빠르게 대응합니다.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사태 국면에서 그와 같은 실행력을 보였더라면 국민이 이렇게 등을 돌릴 일은 없었을 테지만, 그들의 본질 자체가 참으로 상식 밖입니다. 국민을 우습게 생각하는 그들은 자유로운 소통보다는 듣기 싫은 말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시민의 목을 죄려 노력할 뿐입니다.

 


출처 - 아시아경제


많은 국민이 세월호 참사의 충격을 잊지 못합니다. 그 와중에 정부의 무능함을 재확인한 메르스 사태로 국민은 또 한 번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때에 SNS 감청법을 발의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작태를 묵과하거나 이런 법안을 용인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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