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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반대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반대 18] 평화를 바라는 마음은 하나!

by 생각비행 2012. 6. 6.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6월 4일에 <19대 국회 청원 1호는?>이란 기사로 여러분께 제주 해군기지 공사중단 및 예산 삭감, 국정조사, 특검제 실시를 요구하는 청원이 접수되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렸습니다. 생각비행은 어제 오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과 거리홍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앞에서 이미 여러 분이 거리홍보를 하고 계셨습니다. 1인 시위 중인 평화지지자 곁으로 다양한 홍보물이 눈에 띄는군요.

제주도 남방큰돌고래가 구럼비와 강정주민을 걱정하고 있네요. 남방큰돌고래는 국제적 보호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해상에서 100여 마리만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항공모함, 이지스 군함, 잠수함 등에 의해 환경이 훼손됨은 물론 엄청난 소음공해가 발생할 텐데 멸종위기종인 남방돌고래가 제대로 살 수 있을까요?

구럼비의 절규가 귀에 들리는 듯합니다.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고,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는 제주 해군기지는 이어도 소유권을 둘러싸고 국제법상 큰 문제만 야기할 가능성이 큽니다. 관광산업이 경제의 큰 근간이 되고 있는 제주도는 안보 논리가 아닌 평화에 바탕을 둔 생명평화공원이 더 필요한 곳입니다. 구럼비 바위로 상징되는 강정마을 앞바다를 아름답게 보존하는 일은 우리가 후대에 남겨줄 중요한 생태적, 문화적 자산이 될 것입니다.

녹생당원들도 거리홍보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4.11 총선에서 0.48퍼센트의 정당지지율밖에 획득하지 못했지만 녹색당은 우리나라에서 생태적 가치의 소중함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시민의 생활과 직결된 환경문제는 앞으로 더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녹색당의 재창당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이 많습니다. 녹색가치가 녹색당만의 전유물은 아니겠지만, 우리 사회에 녹색당이 필요한 이유는 참으로 많다고 생각합니다.

녹색당원들과 시민이 한데 어울려 해군기지 공사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반대편에서 찍은 모습입니다. 점점 많은 분이 모이고 있네요.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는 짧은 시간을 활용하여 기발한 홍보를 전개했습니다. 지나가는 시민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많은 운전자들이 "돌멩이 하나, 꽃 한 송이도 건드리지 마라!"는 평화의 메시지를 보셨을 겁니다. 이 짧은 시간 이뤄진 소통이 앞으로 어떤 바람을 몰고올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이 않으리라"는 조선 후기 문장가 유한준의 얘기처럼 강정을 만난 분은 이전과 이후의 삶이 달라졌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니까요.  

담소를 나누는 권술용 단장님(우)과 오철근 선생님(좌). 권술용 단장님은 NGO 단체 생명평화결사의 평화순례단을 이끈 분입니다. 2011년 4월 제주 4.3평화공원에서 도법 스님을 선두로 시작한 순례는 원래 남한 곳곳을 돌아다닐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해군기지 건설로 마을과 공동체의 평화가 깨지고 있는 현실을 목도한 순례자들은 강정마을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오철근 선생님은 종교친우회(퀘이커, Quaker) 서울모임에 소속된 분으로 제주 강정마을에서 상복을 입은 채 147일간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삼보일배를 하셔서 세간에 널리 알려진 분입니다. 하지만 오철근 선생님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위해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서 삼보일배를 하신 전력도 있는 분입니다.

권술용 단장님과 오철근 선생님은 삼보일배로 생명평화의 가치를 우리 사회에 널리 알린 분들인데요, 어떻게 보면 가장 연세가 높은 분들이 가장 젊은 청년들을 주축으로 시작된 운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참여하신 셈입니다. 평화를 바라는 마음에는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는 법이죠.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온 '제주와 세계 평화를 위한 10만송이 청년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평화지지자들과 어울려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19대 국회 제1호 청원으로 <제주 해군기지 공사중단에 관한 청원>을 제출하고 국정조사, 예산삭감, 특검제 도입을 위한 10만 명 서명운동을 제안한 '10만송이 청년들'을 이끈 젊은이들이 평화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습니다.

공식 모임을 끝내고 흥겨운 강정평화 춤사위를 선보인 청년들. 신바람 나는 춤만큼 평화를 향한 발걸음도 가벼워지기를 기대해봅니다.


분쟁의 섬에서 평화의 섬으로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사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단순한 명분론과 이상론 때문이 아니다. 평화의 섬은 분쟁의 섬보다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다. 제주가 평화를 통해 번영하는 것이 군사기지를 만드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더 낫다. 제주에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해군기지가 들어선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제주관광의 주류를 이루는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감소함으로써 제주 경제가 더욱 침체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따라서 안정적인 제주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세계평화의 섬 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제주도의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것은 단순한 지역이기주의의 소산이 아니다.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섬으로써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 증강의 빌미를 주고, 더 나아가 유사시엔 그들의 핵심 공격 목표로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제주는 세계평화의 섬이 아니라 세계 분쟁과 갈등의 섬이 될 것이다. 이는 제주에 산재한 일제 식민지 시대 군사전적지의 경우만 보아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제주가 진정한 세계평화의 섬이 될 때 민족의 이익을 도모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평화를 위한 전쟁은 자기모순이듯이, 군사기지를 만들어 놓고 세계평화의 섬을 주장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평화지역은 자국민만이 아니라 세계의 모든 이들이 마음 놓고 평화롭게 오갈 수 있어야 한다. 모든 나라가 인류평화를 영구히 보장하는 비무장 평화지역이 세계 어딘가에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그런 속이 있다면 모든 이들이 마음의 고향으로 삼을 것이다. 세계평화의 섬 제주는 바로 그런 곳이라야 한다.
_ 윤용택, 《생명평화의 섬, 제주를 꿈꾸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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