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21일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습니다. 춘계 예대제를 맞아 개인 자격이 아니라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공물을 봉납한 겁니다. 아시다시피 야스쿠니 신사는 도조 히데키 같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A급 전범 14명과 일본이 벌인 주요 전쟁 중 사망한 군인·군속(군공무원)·정치인·민간인 등 246만 6000여 명이 합사돼 있습니다. 이들 중 213만 3000여 명이 태평양전쟁 때 사망했죠. 일제 군국주의에 의해 큰 피해를 본 우리나라나 중국 등은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공물 봉납을 과거 침략 전쟁에 대한 미화와 정당화로 해석합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취임 이후 춘계와 추계 예대제, 8월 15일 패전일 때마다 공물을 봉납해왔습니다. 외교부는 21일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면서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MBC
하지만 국민은 외교부의 논평이 지난 4.10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가 처절히 박살났기에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내놓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아울러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이후 일본에 얼마나 납작 엎드리며 굴욕적인 외교를 해왔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외교부를 '왜교부'로 보는 시각까지 생겼을까요?
일본 극우 언론이 칭찬하는 ‘왜교부’ 만든 취임 100일 윤석열 대통령 : https://ideas0419.com/1311 강제징용 피해자 두 번 죽이는 윤석열의 매국 외교 : https://ideas0419.com/1370 |
출처 - JTBC
일본 외무성이 지난 4월 16일 내놓은 2024년 외교청서에 "윤석열 덕분"이라는 표현이 참 많이 나옵니다. 2023년 윤석열 덕분에 한일 관계가 크게 움직였다며 한국을 '파트너'로 격상하여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파트너'를 대하는 예의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죠.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번 외교청서에도 이러한 견해가 담겼습니다. 한국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소송에서 일본 피고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판결에 대해서도 일본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일본을 찬양하고 중국을 때려서 얻을 수 있는 '국익'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출처 - MBC
현재 미국과 중국의 알력 사이에서 일방적으로 웃고 있는 건 일본입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이 일본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줄을 잇고 있죠. 미중 갈등의 영향으로 좋은 건 다 일본으로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출처 - SBS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는 일본 소니 등과 합작해 JASM을 만들어 구마모토에 제1공장을 돌리고 있으며 2027년까지 7조 원을 들여 제2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오라클은 올해부터 10년 동안 데이터센터 증설을 위해 일본에 11조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시다 총리의 방미에 맞춰 4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앞선 지난 1월에는 아마존이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위해 20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고요. 미중 대립 사이에서 일본이 반사 이익을 독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출처 - YTN
최근 엔저 현상까지 겹쳐 일본 증시는 연초 대비 26%가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에 코스피는 11%에 그쳤죠. 일본의 절반도 안 됩니다. 외화가 몰리자 침체되어 있던 일본 대도시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된 부동산 거품 붕괴 이후 31년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에 납작 엎드리는 굴욕적이고 치욕적인 외교를 하면서도 정작 국익을 얻는 일에는 실패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출처 - KBS
IMF는 올해 일본 경제 성장률을 2%로 내다봤습니다. 우리나라는 1.4%에 불과합니다. 경제성장률이 일본보다 낮은 건 25년 만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하죠. 30여 년간 쌓아 올린 경제마저 일본 앞에서 주저앉게 된 상황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23년 만에 디플레이션 탈출을 공식 선언하는 것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잃어버린 30년이 끝났음을 선언하려고 한다는 얘깁니다. 간과 쓸개까지 빼서 도와줄 '파트너'인 한국 정부가 있어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군요.
출처 - JTBC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9월 중국이 코로나에서 벗어나면 우리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전망은 여지없이 빗나갔습니다. 중국 경제는 침체 국면에 돌입하며 이른바 '애국 소비'가 심화되어 우리 쪽으로 돈을 잘 쓰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화한다면서 중국과 갈등을 증폭시키기만 했습니다. 섣부르게 '탈중국' 논란을 자초해놓고 이제 와서 중국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외교의 ABC를 알기는 하는 걸까요?
출처 - 한겨레
생각해보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외교가 윤석열 정부의 전매특허는 아니었습니다. 중국 전승절에 갑자기 참석했다가 사드 배치 문제로 미국과 중국 양국의 뒤통수를 치는 일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한 적 있으니까요. 그 후예답게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동맹에 열을 내고는 콩고물을 받아먹은 것도 아니고, 중국과 척을 진 만큼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이익을 얻은 것도 아닙니다. 외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대한민국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결과만 초래했을 뿐이지요.
출처 - JTBC
정신 못 차리는 윤석열 정부를 4.10 총선으로 국민이 심판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아직도 제정신이 아닙니다. 4월 29일 오늘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720일 만에 처음으로 이재명 제1야당 대표와 마주 앉았습니다. 의제 조율에 무슨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남북 정상회담이라도 하는 줄 알았네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 "이재명 대표의 얘기를 좀 많이 들어보려고 그래서 용산 초청이 이뤄진 것이고, 서로 의견을 좁힐 수 있고 합의할 수 있는 이런 민생 의제들을 좀 찾아서 국민 민생 안정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몇 가지라도 좀 하자는 그런 얘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하고 말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건 뭔가 하겠다는 건지, 듣는 시늉만 하겠다는 건지 당최 알 수 없는 화법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번 영수회담이 중국의 향방을 가를 변곡점이 될 수 있을까요?
출처 - MBN
대통령실은 영수회담 성사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 국민의 기대를 충족할 만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23일과 25일에 걸쳐 실무 협상이 진행됐으나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지난 26일 의제 제한 없이 만나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영수회담이 성사됐습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의 성격을 '상견례' 정도로 국한해서 보고 있습니다. 의제 없이 모여 얘기를 들을 뿐이라니 대체 무슨 성과가 나오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불통의 이미지를 희석하고 협치하는 시늉으로 어떻게든 막힌 정국을 뚫으려는 심산일 겁니다. 하지만 그의 뜻대로 정치판이 움직일 리 만무합니다. 이재명 대표는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부터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윤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특검 수용 요구 등 구체적인 성과를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으니까요. 현재 상황을 볼 때 이재명 대표가 영수회담으로 잃을 게 없습니다. 영수회담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으면 모든 책임을 윤석열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는 국면입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일본에 다 퍼주고 720일 만에 영수회담에 임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를 지켜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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