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6일 미국에서 4전 5기로 아르테미스 1호 로켓을 달을 향해 발사했습니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의 발자취를 달에 남긴 지 반세기 만에 다시 한번 발걸음을 뗀 것이죠.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에 사람을 보내는 유인 우주 계획입니다.
출처 - YTN
대형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가 유인 우주선인 오리온을 탑재하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날아올랐습니다. 유인 우주선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마네킹을 태우고 있었습니다. 각종 센서를 탑재한 마네킹은 심우주 비행과정과 지구 대기권 집입, 입수 등의 상황과 우주 방사능 영향 등을 기록할 예정이라고 하죠.
출처 - NASA
이 데이터를 토대로 2024년 발사 때는 실제 우주비행사가 탑승할 계획입니다. 이르면 2025년 인류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 남극에 착륙할 예정이라고 하죠. 이 때문에 이번에 실린 세 개의 마네킹 중에는 여성형이 탑재되어 있다고 하죠. 그리스 신화 속 아르테미스는 태양신 아폴론과 쌍둥이 남매이자 달의 여신입니다. 여성의 몸이 방사선에 남성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 과정은 무척 중요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 NASA
아르테미스 계획이 목표를 실현하고 나면 달 상주 기지와 달 궤도 우주정거장을 건설해 달 자원을 개발하고 실질적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심우주탐사 기술을 발전시켜 화성 유인 탐사의 전진 기지로 활용한다는 구상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폴로 11호가 달을 밟고 21시간 정도 달에 머물다 온 여행 같은 계획이었다면,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과 달 궤도에 인류가 상주하는 것을 꿈꾸며 진정한 우주 시대를 열어가는 큰 그림의 일부인 셈입니다.
출처 - 동아일보
이번 아르테미스 I 미션에는 SLS와 오리온 설계 및 제작, 지상시설 비용 등 최소 370억 달러, 한국 돈으로 약 49조 원이 투입됐습니다. 이후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 착륙이 예정된 2025년까지 총 930억 달러, 우리 돈 123조 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코로나를 비롯해 여러 사정으로 발사가 6년 정도 늦춰지면서 당초 예상한 비용의 8배가 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출처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아르테미스 계획은 미국이 주축이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에 우호적인 21개 나라가 참여한 전 세계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얼마 전 성공한 우리나라의 다누리 역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출처 - NASA
이번 발사에 앞서 달을 향해 떠난 다누리호에 탑재된 관측장비인 섀도 캠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 우주인을 착륙시킬 후보지를 결정하는 데 조력할 예정입니다. 반세기 전에 미국과 우주 경쟁을 하던 소련 측 국가에 속했던 우크라이나와 폴란드가 이번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는 미국 우호국으로 포함됐습니다.
출처 - NASA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가고 수많은 국가가 협력한 아르테미스 계획의 첫 발사에 쓰인 우주선은 실로 대단합니다. 유인 우주선인 오리온을 우주까지 쏘아올린 SLS는 아폴로 임무를 수행한 새턴V 이후 가장 강력한 로켓이라고 하죠. 길이는 새턴V보다 12m 정도 짧지만 최대 추력은 15% 향상된 3881톤에 달합니다.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로켓이다 보니 연료 계통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죠. 284만 리터의 초저온 액화 수소와 산소를 연료 탱크에 채워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수소 누출이 확인되어 중단 위기를 겪기도 했으니까요. 지난 8월부터 4번의 발사 취소를 딛고 5번째 시도로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출처 - NASA
SLS 위에 실린 유인 우주선 오리온은 높이가 3m로 아폴로 우주선보다 넓습니다. 최대 6명을 태울 수 있고 우주정거장에 도킹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21일, 도킹한다면 6개월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SLS에서 분리된 후 오리온은 4일간 달을 목표로 비행하고 발사 6일째 달 100km까지 접근해 달 중력을 이용하는 원거리역행궤도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달을 주회하고 지구로 되돌아오는 것이 목표이기에 착륙하지는 않죠. 오리온은 지난 21일 달 표면 130km 상공을 통과하며 다레 가장 가깝게 다가갔습니다.
출처 - NASA
오리온은 이때 달 뒷면의 모습을 찍어 전송했습니다. 달의 뒷면은 지구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에 흥미로운 모습입니다. 나사는 사진을 공개하며 오리온이 네 번째 궤도 수정 연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달 표면에 가장 가깝게 다가갔다고 밝혔습니다. 오리온은 발사 16일째 DRO 이탈 엔진 분사를 한 뒤 20일째인 12월 5일 다시 달에 근접하며 지구 귀환길에 오르게 됩니다. 이후 발사 26일째인 12월 11일 낮 12시 40분께 서비스 모듈을 떼어내고 크루 모듈만 대기권의 고열을 통과해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에 입수하는 것으로 25.5일간의 무인비행 여정을 마치게 된다고 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올드 스페이스 방식의 마지막 주자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올드 스페이스란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이 조력하는 방식의 우주개발로 아폴로 계획이 대표적인 사업이었죠. 이와 반대인 뉴 스페이스는 민간이 개발하고 정부가 이용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스페이스X가 대표적인 방식입니다. 얼마 전까지는 NASA가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을 비용을 내고 이용하곤 했습니다. 2025년으로 예상하는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인 달 착륙도 스페이스X가 개발하는 착륙선을 통해 이뤄질 예정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냉전 시대에 미국과 소련이 우주경쟁에 열을 냈다면,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였죠. 그러는 사이 정부 주도에서 민간 기업 주도로 우주산업의 축이 이동했습니다. 그 끝점에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자리합니다. 인류의 꿈, 희망, 욕망, 탐욕이 맞물린 진정한 우주시대가 열리는 느낌입니다. 우주경쟁은 자본의 힘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는 우주시대가 과연 누굴 위한 것인지 진지하게 질문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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