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MBC
"중국에 황제는 필요 없다!" |
시진핑 퇴진을 외치는 구호가 중국에 등장했습니다. 처음에는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정부의 가혹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제로 코로나로 감금된 사람들이 탈출을 시도하거나 기껏해야 "코로나 검사 대신 자유를"이라는 구호 정도를 외쳤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월 24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사건의 후폭풍을 거쳐 이제는 "중국에 황제는 필요 없다!"며 공산당과 시진핑의 퇴진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시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시위는 1989년 텐안먼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정치 시위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백지 혁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죠.
출처 - YTN
이번 시위는 중국 정부의 공식 방역 조치인 제로 코로나로 쌓인 시민들의 분노가 끓어오르면서 촉발되었습니다. 도시를 통으로 봉쇄하는 극단적인 방역 정책을 펼쳤는데도 중국의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3만 명대에 육박하고 있고, 지난 4월 상하이 봉쇄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출처 - MBC
전에는 중국 아이폰 공장에서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한 성난 노동자들이 코로나 확진자와 뒤섞어 기숙사 배정을 받은 탓에 성난 군중이 공장과 공안 차량을 뒤엎으며 항의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태 때문에 애플의 부품 공급에 큰 지장이 발생했고, 중국의 상황이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올 4월 봉쇄는 상하이에 국한됐지만, 이번에는 광저우, 충칭, 쓰촨 등 전국 각지에서 확진자가 쏟아지며 봉쇄 지역이 늘고 있습니다. 수도인 베이징까지 준 봉쇄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베이징 전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를 출입할 때 48시간 이내 코로나19 음성 증명이 필요하다고 하죠. 한 분석에 의하면 중국 GDP의 19.1%를 차지하는 지역이 봉쇄되었고, 4억 명이 넘는 인구가 격리되었다고 할 정도입니다.
출처 - SBS
시민의 불만이 쌓이는 가운데 지난 10월 24일 중국 신장 위구르 우루무치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습니다. 10명은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방역 봉쇄 규제로 가져다 놓은 설치물 때문에 진화가 늦어졌고 아파트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변을 당했습니다. 이 사건을 방아쇠로 중국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백지 시위를 하는 시위대는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한 뒤 시위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우루무치 거리는 추모의 장소에서 저항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공산당 물러나라, 시진핑 물러나라"는 구호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7일 밤에는 베이징의 각국 대사관이 밀집한 시내 중심가에서 백지를 든 사람 수백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우루무치 희생자들에게 묵념을 마친 그들은 "봉쇄 대신 자유를 원한다", "영수 말고 선거권을 요구한다", "문화혁명 말고 개혁이 필요하다"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시진핑이 있는 수도 베이징 시내 한가운데서 그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시위가 속속 열리고 있는 겁니다.
출처 - SBS
시위대가 상징처럼 들고 나오는 백지는 중국의 검열을 피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지난 2020년 홍콩 민주화 운동 당시에도 백지가 등장했죠. 중국 당국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 시행을 강행하자 시위대가 검열을 피하기 위해 내용이 없는 백지를 항의의 의미로 사용한 것이었습니다.
출처 - YTN
시진핑의 모교인 칭화대 학생들은 검열을 피하기 위해 백지에 프리드만 방정식을 적어넣는 위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중국 공안의 검열을 피하기 위한 방도로 백지에 일부러 방정식을 적은 겁니다. 프리드만(Friedmann)의 발음이 자유인인 'Free的 man' 혹은 ‘Free The Man’과 유사하기 때문에 쓰인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 밖에도 '이것은 그냥 백지 한 장입니다'라는 글을 인쇄해 붙인 학생도 등장했습니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펼치는 셈입니다. 시위가 확산하자 중국 공안당국이 다급해졌습니다. 이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백지만 들고 있어도 시민들을 연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학생 가방에서 백지가 여러 장 나오기만 해도 압수하고 있다고 하죠. 법적 근거는 없지만 백지를 소지한 행위가 다른 사람들을 충동질한다는 이유랍니다.
출처 - BBC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는 이 시위와 제로 코로나와 관련된 수천만 건의 내용을 인터넷과 SNS에서 지우고 있습니다. 중국 내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서로 다 알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해외에 보도하려던 영국 BBC 기자와 스위스 기자를 수갑을 채워 연행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공안당국이 급하기는 급했나 봅니다. 외신 기자들은 풀려나긴 했지만 구금된 동안 공안에게 구타와 발길질을 당했다고 합니다. 외신 기자에게 가해 행위를 할 정도니 중국 정부가 얼마나 이번 시윌에 대해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알 법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시진핑의 3연임으로 장기 집권에 성공하나 싶었는데, 한 달 만에 전국적인 퇴진 시위가 벌어진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시위가 중국 시민들에게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중국 정부가 수천만 건씩 인터넷 사이트를 삭제해도 암암리에 시위대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퍼지고 있으니까요. SNS에도 백지를 들고 있거나 흰 네모 사진을 중국 내 SNS에 올리는 사람이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출처 - 한겨레
이제 시진핑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텐안먼 사태처럼 무자비하게 시민을 짓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로서는 제로 코로나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중국이 개발한 백신은 효과가 떨어지고 고령층의 접종률도 낮습니다. 이제 와서 서방의 mRNA 백신을 달라고 손을 벌리기에는 시진핑과 공산당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겠죠. 향후 중국이 방역 완화를 시작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이번 시위가 시진핑과 공산당의 권위에 정면 도전하고 있는 이상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진압했을 때처럼 무력 진압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과연 중국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까요?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e-빠른뉴스
모든 혁명은 "우리에게 빵을 달라!", "못 살겠다. 갈아보자!"처럼 작은 저항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공산당 독재에 저항하고자 일어난 중국 시민의 백지 혁명을 응원합니다. 아울러 대한민국을 퇴행시키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상황을 똑똑히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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