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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로 전환해 열린다

by 생각비행 2022. 11. 4.

광화문에 또다시 촛불이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0월 22일 예고됐던 대로 광화문 광장에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10.22 전국 집중 촛불 대행진이 열렸습니다. 주최측 추산 12만 명, 경찰 추산 1만 6000명의 시민이 전국에서 모였습니다. 현장에 오지 못한 시민은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간접 참여했습니다.

 

출처 - 뉴시스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출발해 서울시청과 숭례문을 지나 용산 대통령 집무실 부근인 숙명여대역 앞까지 이동하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윤석열 퇴진"과 "김건희 특검" 등의 성난 구호를 쏟아냈습니다.

 

출처 - 뉴시스

 

의외이실지도 모르겠지만 이날 촛불행진이 제11차 집회였습니다. 그동안도 적지 않은 인원이 모여 촛불행동을 펼쳤지만 권력에 줄을 선 기레기들이 철저하게 기사화하기를 꺼려했습니다. 그런데 11차 집회가 주요 언론과 포털에 기사화되는 것을 보면 참여자의 기세와 규모가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는 방증이겠죠.

 

출처 - 서울신문

 

이날 한쪽에는 교복을 입은 5명의 학생이 자신들을 응원해달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촛불중고생시민연대로 11월 5일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열릴 제1차 윤석열 퇴진 중고등학생 촛불집회 성사를 위해 활동 중이었습니다. 서울, 수원을 비롯한 각지에서 모였다고 합니다. (11월 5일 촛불집회는 핼러윈 참사로 인해 일주일 연기되어 11월 12일에 진행된다고 합니다.)

 

출처 -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오후 5시로 예정된 11차 집회에 오후 3시부터 시민들이 참석하여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3차선으로 진행되던 집회는 인원이 계속해서 늘어나자 점점 차선을 늘려가며 세를 과시했습니다.

 

출처 - 뉴시스

 

촛불대행진에 나온 시민들의 요구는 명확했습니다. 정치 보복과 민생 파탄의 주범 윤석열의 퇴진, 그리고 주가조작, 허위 경력 등으로 점철된 김건희에 대한 특검 수용이었습니다. 시민의 요구는 대단한 게 아니었습니다. 대통령이라면 응당 책임져야 하는 민생경제의 안정과 한반도 평화 유지에 관심 없는 대통령이라면 퇴진하라는 것입니다. 한편 법 앞에서 만인이 평등해야 하니 영부인 김건희도 법적 책임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헤럴드경제

 

하지만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촛불대행진에 대해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습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집회에 대해 "헌정질서를 흔드는 일들은 국가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하여 촛불집회에 기름을 들이부었죠. 민주공화국 시민으로서 우리에게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가 있는데 자기네를 비판한다고 하여 헌정질서를 흔드는 것처럼 폄훼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윤석열이 대선후보였던 시절, 2019년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대해 한 망언이 다시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출처 - 뉴스프리존

 

당시 윤석열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검찰을 상대로 한 협박이라며 "과거 같으면 사법처리해버릴 일"이라고 윽박지른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검찰개혁 촛불집회는 최대 1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규모가 컸지만 참가자 중 폭력 사건으로 경찰에 연행되거나 입건된 참가자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처럼 평화적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출처 – JTBC

 

윤석열이 말한 무법천지는 오히려 그를 옹호하는 극우보수 집회에서 벌어졌습니다. 비슷한 시기 광화문에서 국민의힘과 전광훈 등이 주도한 이른바 맞불집회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해 46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일부에게는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죠. 윤석열의 과거 발언을 보면 향후 촛불집회 규모가 커질 경우 국민을 과연 어떻게 대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이명박근혜 때처럼 '명박산성'과 '물대포'가 등장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국민의힘은 박근혜 탄핵을 겪고도 대처할 머리라고는 없나 봅니다. 당시 국민의 분노가 커진 것은 박근혜 정부 자체의 문제만이 아니라 촛불집회에 대해 내놓은 대처 때문이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도 친윤계인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인터뷰에서 "저는 안민석 의원이나 김용민 의원이 말하는 국민이 어떤 국민인지 모르겠다"라며 "그분들이 과연 상식을 가진 국민들일까"라는 말로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상식 없는 국민'에 비유했습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국민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허위경력 의혹으로 가득한 김건희에 대해 62.7퍼센트의 비율로 특검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출처 - 한겨레

 

국민의힘으로서는 '윤석열 퇴진'과 '김건희 특검'이라는 시민의 요구를 이재명을 지키기 위한 집회로 축소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폄훼하기 바쁘다면 그들의 앞날이 박근혜 때와 그리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계속되는 경제 위기, 외교 참사, 국고 탕진, 주사파 몰이 등에 지친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패악질에 대해 더는 참지 않겠다며 행동을 개시했습니다. 지난 10월 2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12차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시민들은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에게 한 입으로 두말하지 말고 범죄의 온상인 김건희와 윤석열의 처가를 특검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시민들의 정당하고 상식적인 요구조차 받아들일 수 없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그나마 안온한 결말이 될 것입니다.  

출처 -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지난 11월 3일 중고등학생들이 "중고등학생에까지 정치탄압과 보복의 칼날을 휘두르는 윤석열 정권의 비민주적 행태를 규탄한다"는 내용을 담은 시국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를 준비 중인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전국중고등학생대표자·학생회협의회는 학생의 날을 맞아 전국 중고교생 1511명이 동참 의사를 밝힌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중고등학생 시국선언'을 내놓은 것인데요, 오는 6일 오후 3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정식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앞두고 학생의 날을 맞아 온라인으로 선언문을 미리 공개했다고 하죠. 학생들이 중고등학생을 향한 표현의 자유 탄압을 규탄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시점에 이태원 핼로윈 압사 참사로 숱한 학생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극단적 입시경쟁체제에서 잠시 숨을 돌리려던 아이들이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이튿날 참사가 발생한 현장 골목길을 올라가면서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이야?"라고 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오전 국회 본관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해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들에게 대못을 박는, 공감능력 제로의 망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참사의 최종 책임자는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를 하지 않고 있고, 윤석열 정부는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현장에 있던 경찰 실무자에게 돌리는 모양새입니다. 

 

출처 - YTN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옵니다. 대통령은 국민의 대리인일 뿐입니다. 그런데 권력의 주체가 촛불집회에서 윤석열을 더는 대리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태원역 1번 출구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5일 예정된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를 한 주 멈추고 '이태원 참사 추모 집회'로 전환해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 말을 듣지 않고 국민의 안위를 지키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성난 촛불이 과연 어디까지 커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출처 - 촛불행동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는 오는 11월 5일 토요일 오후 5시 시청역 7번 출구 앞 대로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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