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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계엄령 문건 작성 지시 의혹 조현천의 자진 귀국 의사, 왜 이 시점에?

by 생각비행 2022. 9. 28.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촛불집회 그리고 탄핵까지 수많은 일들 가운데 아직 일단락되지 않은 일이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 당시 탄핵이 기각될 경우 발생할 소요 사태를 막기 위해 계엄령을 공포하자는 이른바 '기무사 계엄 문건' 의혹입니다. 중대한 사안인지라 생각비행에서도 여러 차례 이 문제를 다룬 바 있습니다.

 

출처 - 뉴스1

 

박근혜 친위 쿠데타 확인 인터뷰한 김무성 : https://ideas0419.com/1173

지난 2018년 7월 폭로에 의하면 기무사가 2017년 3월 작성한 문건에서 박근혜가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군이 무력을 동원해 촛불집회를 진압하려는 계획이 담겨 있었습니다. 계엄사 구성과 국회, 언론 통제 방안, 광화문과 여의도 등에 장갑차를 비롯한 공수부대를 투입 등 구체적인 실행 지침까지 담겨 있었죠. 당시 군과 검찰로 구성된 합동수사단이 수사했지만 문건 작성을 지시한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미국으로 도망쳐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기소중지 처분되었습니다.

 

출처 - MBC

 

미국으로 도망친 후 조현천은 여권이 무효화되고 연금도 끊겼습니다. 그런데 군과 검찰이 못 잡는 건지 안 잡는 건지, 시간만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국정농단 세력이던 국민의힘이 정권을 차지하자 계엄 문건의 핵심 당사자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자진 귀국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국방부 장관이던 송영무 전 장관을 이 계엄 문건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송 전 장관이 단순 검토 보고서일 뿐 불법성이 없는 이 문건을 내란 음모 목적이 있는 것으로 왜곡해 기무사 해체에 활용했다는 어이없는 이유를 대면서 말이죠.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세력의 후예라 그런지 이들은 친위 쿠데타에 대한 죄의식 따윈 없나 봅니다.

 

출처 - JTBC

 

지난 9월 14일 미국에서 조현천은 현지 변호인을 통해 "계엄문건 작성의 최고 책임자인 저는 계엄문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자진 귀국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왜 하필 이 타이밍에?'라는 의심이 드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정권이 바뀌고 국민의힘이 빠져나갈 멍석을 깔아주는 상황이라 입국해 대충 둘러대면 증거불충분으로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겠다는 심산이겠죠. 지난 5년간 여권도 없고 연금도 받지 못한 조현천의 뒤를 누가 봐줬는지 그림이 그려지는 구도입니다. 법이 제대로 기능한다면 조현천은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받아야 합니다.

 

출처 - 한겨레

 

검찰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입국하면 공항에서 체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계엄 문건으로 내란 음모와 군사반란예비음모 혐의로 고발된 이 사건은 서울서부지검으로 이송됐습니다. 공교롭지 않나요? 국민의힘이 고발한 송영무 전 장관도 비슷한 날 서울서부지검에 이송됐습니다. 돌아보면 조현천을 불기소하는 문서에 도장을 찍은 것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이었습니다. 올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윤석열의 오른팔 한동훈은 이유 없이 미국으로 출장을 갔습니다. 공식 일정보다 비공식 일정이 더 많았죠. 그때는 딸 입시부정 뒤처리하러 갔다고만 생각했는데, 비공식 일정 중 과연 누굴 더 만났을까 의구심이 드는군요. 검찰총장도 없이 한동훈이 검찰을 장악한 상황이라 더더욱 합리적인 의심을 거둘 수가 없네요.

 

출처 - JTBC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문자 그대로 대한민국의 시계를 탄핵 이전으로 되돌리려 합니다. 군사독재의 잔당들이 다 사라졌나 싶었는데 좀비처럼 돌아오고 있습니다. 조현천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 대한민국에서 더는 쿠데타가 허용될 수 없도록 쐐기를 박아야 하지 않을까요? 조현천 자진 귀국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관련 수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시민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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