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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박근혜 친위 쿠데타 확인 인터뷰한 김무성

by 생각비행 2021. 4. 30.
"하야를 선언하면 그 순간 끝이 아닌가.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을 택했는데, 당시엔 헌재에서 기각될 걸로 기대했던 것 같다.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에 있는 모두가 100% 기각이라고 봤다. 기각되면 광화문광장 등이 폭발할 것 아닌가. 그래서 기무사령관한테까지 계엄령 검토를 지시한 것이다" - 2021년 4월 26일 시사저널 김무성 전 의원 인터뷰 중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의 도당들이 촛불집회 당시 쿠데타를 모의했다고 알려지긴 했습니다만, 당시 여당의 대표이기까지 했던 사람의 입으로 관련 사실이 확인되어 새삼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과거 생각비행은 쿠데타 모의 관련 내용을 몇 번 다룬 바 있습니다.  (<촛불집회 당시 쿠데타 검토한 기무사, 이대로 괜찮은가?>, <국정농단 촛불집회 당시 쿠데타 모의한 기무사와 군>)

 

출처 - YTN

 

김무성 전 의원이 시사저널》과 나눈 인터뷰에 의하면 당시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었던 문재인과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등 야권 핵심 인사들은 박근혜를 탄핵하는 것보다 하야를 주장했는데 자신은 탄핵 입장을 고수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서두와 같은 발언을 한 겁니다. 당시 김무성만 탄핵 입장을 외친 것은 아니었으니 정치인으로서 앞가림하려는 의도가 농후합니다만, 당시 여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발언한 내용이라 무게감이 있는 내용입니다. 김 전 의원의 주장에 의하면 박근혜 탄핵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친위 쿠데타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작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YTN

 

사실 우리는 국정농단 폭로로 인한 시위가 한창이었던 지난 2016년 11월 18일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계엄령 선포와 친위 쿠데타에 대한 경고를 들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극우언론은 물론 시위 중인 시민들까지 이 상황에 뜬금없이 계엄령 소리가 왜 나오냐,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의견이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7월 2017년 3월 자로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방안> 문건이 공개되면서 관련 내용이 사실임이 드러났죠. 추미애 전 대표는 김무성의 탄핵비화 인터뷰 후 당시 야합이라고 비판받던 김무성 전 대표와의 만남이 탄핵 추진에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추미애 전 대표는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에서 용기 있는 고발을 했습니다. 이 경고가 없었더라면 우리나라가 현재의 미얀마보다 더 극단적인 상황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친위 쿠데타 세력이 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유혈 진압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테니 말입니다. 그 정도로 당시 계엄령 모의는 작전, 지휘, 감독, 언론 통제 등 실행 방법까지 담겨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었습니다.

 

출처 - KBS

출처 - 한겨레

 

이 정도의 사실관계가 확인됐다면 당시 쿠데타 세력을 내란 모의로 모조리 처단해야 마땅할 텐데 수년째 지지부진인 상황입니다. 계엄령 문건을 작성한 조현천 당시 기무사령관과 관련한 체포, 수사 등은 2018년 군검 합동수사단이 미국으로 도피한 조현천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며 기소를 중지한 상태입니다. 그 윗선인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관진 전 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못 잡는 건지 안 잡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전문가들은 여권 무효화 조치까지 된 조현천의 행방을 모른다는 건 그를 돕는 조력 집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쿠데타 세력은 복지부동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지 사라진 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출처 - JTBC

 

그나마 다행인 점은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탄핵 의지가 변함없다는 사실입니다. 야당에 대한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재보궐선거 시점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에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과반이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재보궐선거에 승리하자마자 박근혜와 이명박 사면론을 꺼내 들었죠. 그러자 지지율의 거품이 순식간에 꺼져버렸습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재보궐선거에서 정점을 찍은 후 사면론을 꺼내든 이후로 3주 연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여당의 잦은 헛발질에 실망해서 재보궐선거에서 야당을 찍었을 수는 있지만 도로 한국당이 되는 것만큼은 눈 뜨고 봐줄 수 없다는 여론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난처해진 국민의힘은 뒤늦게 사면론에 선을 긋고 있지만 정작 당 내부는 친박과 비박이 분열되어 지난 정권의 망령을 붙잡고 퇴행 중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박근혜 친위 쿠데타 관련 사실을 확인해준 김무성 전 의원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국정농단 세력과 극우 기득권층이 다시 정권을 잡게 되면 우리나라가 미얀마와 같은 반민주주의 사회로 굴러떨어질지 모른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정부와 여당에 실망해 대안을 찾고 비판적 입장을 취하는 것은 좋지만 적어도 역사의 시곗바늘을 되돌릴 무리에게 다시 나라의 운명을 맡기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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