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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도서비행

고단한 민주주의 - 김대중 대통령의 하품

by 생각비행 2010. 8. 25.

수요일 오후 점심 식사 후 졸음이 몰려올 시간에 쉬어가는 의미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하품하는 사진을 올려봅니다^_^

이 사진을 찍으신 오동명 선생님께서는 저서 《사랑의 승자》에 이렇게 적으셨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면 한 장을 고르기가 힘든 경우가 있다. DJ는 하품하는 표정이 많았고, YS는 옆을 곁눈질하는 모습이, 정주영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많았다. 사람의 습성은 사진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오동명, <하품>, 《사랑의 승자》, 생각비행, 2010, 22~23쪽.

그리고 인터뷰에서 이 하품하는 사진을 독자들이 보아주기를 바라셨죠. 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하품하는 모습이 바로 지금의 피로하고 고단한 한국 민주주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시면서요.

《사랑의 승자》의 사진 중 자신이 찍었지만 아 이건 정말 잘 찍었다, 독자들이 꼭 봐줬으면 좋겠다 싶은 사진을 하나만 꼽는다면?

김대중이 하품하는 사진. 하품을 하면서도 시원하게 하는 게 아니라 막 참으려는 거. 생활감이나 인간 김대중이 묻어나서 좋기도 하지만 그 고단함 자체가 그의 인생과 민주주의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본다. 지금 현 정권 하의 한국 민주주의를 생각해 보라. 재수생들을 공장으로 보내야 된다는 소리나 하고. 그 사람이 인권위원장이었다는 게 어이없다. 좀 나아가면 또 되돌아 가려하고. 선배들이 이루어 놓은 걸 답습해서는 안 된다. 자꾸 뒤로 되돌아가려는 바로 이 시점에 김대중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중앙일보를 박차고 나온 오동명 사진 기자 - 인간 김대중의 친근함을 사진으로 회고하다( http://adish.tistory.com/485 )>

어제 김재철 사장의 독단적인 불방 결정으로 방영 되지 못 했던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이 약간의 수정을 거친 후 겨우 방송되었습니다. 생각비행도 어제 본방을 사수했는데, 다리 좀 뻗을 만 하니까 다시 고단해지는 한국 민주주의가 가엽더라고요. 언론의 본분인 정부 감시는커녕 자청해서 권력의 시녀가 되어가는 신문, 방송사들을 보며 입맛이 씁쓸했습니다. 최후의 보루인 책이 더 힘내어 버텨야겠구나라는 다짐도 해봅니다.

노곤한 오후 잠 깨기 위한 얘기였는데 너무 무거운 얘기를 해버렸네요. 훈훈하게 꽃에 물을 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오늘 비가 와서 그런지 폭염 속에 시들었던 꽃이며 풀들이 되살아 나는 기분이네요^_^


《사랑의 승자》- 김대중, 빛바랜 사진으로 묻는 오래된 약속( http://ideas0419.com/2 )

생각비행김대중 전 대통령추억이 담긴 사진이나 물건, 인연을 담은 , 추모의 글 등을 모집합니다. 언론을 통한 기록이 아닌 생생한 독자들의 사진과 사연을 모아 2주기엔 더 멋진 사진집을 엮고 싶습니다.

짧은 사연은 댓글로 남기셔도 좋습니다. 개인적인 인연을 담은 글은 트랙백을 이용하시거나 생각비행으로 원고와 사진을 함께 보내주시면 게재하겠습니다. 우리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다음 포스트를 참조해주세요.

[제안] 김대중 대통령과의 추억들을 모아 보는 건 어떨까요? - 김대중 헌정 사진집 프로젝트( http://ideas0419.com/6 )

(1) 약속의 유효기간 - 오동명 님 ( http://ideas0419.com/9 )
(2) 살아계신 것 같아요. - 이은희 님( http://ideas0419.com/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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