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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노동자 착취로 만든 포켓몬빵, SPC 노조 탄압 중단하라!

by 생각비행 2022. 5. 30.

최근 '포켓몬빵 없음'이란 문구를 내건 편의점을 다들 보셨을 겁니다. 20년 만에 돌아온 포켓몬빵이 사회적 열풍에 비견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 보니 들어오는 족족 매진이 되어 발생한 일이죠. 편의점 운송 트럭을 자가용으로 쫓아다니며 포켓몬빵을 구매하는 극성 소비자까지 생기는 바람에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포켓몬빵이 노동자의 피를 빨아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출처 - 트위터

 

포켓몬빵을 만드는 SPC의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지난 3월 28일부터 5월 18일까지 무려 53일간 단식투쟁을 했습니다. 하지만 언론은 포켓몬빵에 들어 있는 띠부띠부씰 하나만큼의 관심도 주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죠. 사람이 곡기를 끊고 투쟁할 정도면 얼마나 큰 문제가 걸린 건가 싶어 관심을 보일 법도 한데 말입니다. SPC는 얼마나 큰 이익을 추구하기에 먹거리를 만드는 기업이 53일씩이나 굶은 사람을 내버려 두고 협상조차 하지 않은 걸까요?

 

출처 - 한겨레

 

50일 넘겨가며 단식한 사람의 요구는 별 게 아니었습니다. 월급 인상 같은 말은 꺼낸 적도 없으니까요. 그저 점심시간 1시간은 제대로 밥을 먹을 수 있게 보장해달라, 아프면 병가를 쓰게 해달라, 한 달에 최소한 6일 이상은 휴일을 보장해달라, 임신부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상식을 지켜달라, 노조 가입을 했다고 괴롭히지 말라 등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였습니다. 그런데 SPC는 법으로 규정되어 있고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요구를 묵살하면서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는 단식 행위를 내버려 둔 겁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SPC는 지난 2017년 제빵사 불법파견과 임금체불 등 논란이 이어졌고 당시 고용노동부가 SPC가 불법파견을 자행하고 시정조치도 하지 않았음을 인정하여 162억 원의 과태료 부과를 예고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2018년 SPC가 노동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사회적 합의를 선언하자 과태료를 유예해주었습니다. SPC 사측에서 2018년 파리크라상과 가맹점주, 노조, 시민사회, 정치권이 도출해낸 사회적 합의안을 제대로 이행했다는 구체적인 근거 자료만 제시하면 끝나는 간단한 사안입니다. 사측으로서도 근거만 제시하면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반박할 수 있는 편한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SPC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고 그 뒤로 4년이 흐르는 동안 사회적합의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일방적으로 사회적합의 이행 완료를 선언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지적했던 제빵, 카페 기사들의 저임금, 휴식시간 미보장 등 기본적인 문제부터 아무것도 해결이 안 됐는데 말입니다.

 

출처 - KBS

 

이런 상황도 기가 막힌데 SPC 측은 노조 파괴 활동의 일환으로 노노갈등을 부추기고 있었습니다. 복수노조제도를 악용한 겁니다. 단식투쟁을 한 민주노총은 단체교섭권이 없는 소수 노조였습니다. SPC의 교섭 대표노조는 한국노총 소속 노조인데요. KBS <시사직격> 보도에 의하면 한국노총은 어용노조로서 SPC 사측과 결탁해 스파이 활동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출처 - 트위터

 

이는 SPC 사측의 노조파괴 행위가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노노갈등의 원인과 책임 역시 SPC 측에 있습니다. 사측은 노조 파괴 행위에 대해 민주노총 0%라는 슬로건까지 걸어가며 이를 위해 활동한 사람들에게 금품을 제공해왔습니다. 이를 지휘하고 노조 탈퇴 강요 등을 했던 이사급 임원들부터 제조장들에 이르기까지 이미 고용노동부와 노동위원회의 판결로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어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사측은 '개인의 일탈'이라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5년 전 각종 부당노동행위로 기소까지 됐던 관리자들이 처벌은커녕 오히려 진급한 걸 보면 그게 과연 개인의 일탈일까요?

 

출처 - 트위터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측의 문제에 분노한 시민사회와 SNS를 중심으로 SPC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레기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되레 사측의 홍보 기사를 내주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MBC, 《한겨레》,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시사인》, 《민중의소리》, 《여성신문》 등 소위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매체와 《노동과세계》, 《매일노동뉴스》 등 노동 전문 매체가 아니면 임종린 지회장의 단식 소식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다른 매체의 절대다수는 SPC의 제품, 프로모션이나 기업 실적, 수상 등을 소개하는 홍보성 기사뿐이었습니다. 절대다수의 언론이 노노갈등의 프레임으로 몰아갈 뿐 SPC 사측의 노조파괴 행위가 근본 원인이라는 걸 명확히 지적하는 곳은 거의 없었습니다.

 

출처 - KBS

 

노조 측이 목숨을 내걸고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동안 SPC 사측의 추태는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SPC 허영인 회장의 둘째 아들인 허희수 당시 부사장은 액상 대마를 밀수해 피운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당시 SPC는 허희수가 구속된 다음 날 입장문을 내고 그를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향후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하겠다고 했죠. 이때가 바로 사회적합의를 발표했던 2018년이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SPC 임원회의에 허희수가 참석한다는 제보가 나왔습니다. 당시 KBS가 현장 취재에 들어가자 허희수는 회의에 참석하러 온게 아니라 빵을 사러 왔다고 했습니다. 변명조차 성의가 없어 참으로 어이없는 상황이었는데요, SPC 홍보팀의 대응은 더 기가 막혔습니다. '경영 영구 배제' 약속에서 영구라는 말이 꼭 '영원히'란 뜻은 아니지 않으냐며 오히려 취재진에게 반문했으니까요.

 

출처 - 트위터

 

마약을 밀수하고 피워대던 경영진은 언론을 장식하며 돈을 벌고, 단식하며 목숨까지 내던지는 노조는 관심 한 번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우니, 이건 뭔가 크게 잘못되지 않았습니까? 5월은 노동절이 있는 달이었습니다. 5월이 노동자에게 잔인한 달이 되는 상황은 인제 그만 멈추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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