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상황, 특히 물가가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은 석유파동 이후 거의 4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린 바 있는데요, 미국 중앙은행은 이 정도로는 턱 없이 부족하고 물가를 잡으려면 기준 금리가 4%에서 7%까지는 올라가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이미 3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렸지만 최소치인 4%로 목표를 잡더라도 올해만 최소 3번은 더 올리겠다는 얘깁니다.
출처 - KBS
보고서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긴 하지만 금리 인상폭과 속도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점을 천명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물가를 잡을 때까지 데이터에 근거해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공언한 상황이죠. 급격한 긴축으로 향후 미국 경기 둔화세가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인플레는 일시적이라며 무제한으로 달러를 찍어내던 연준이 돌변한 것에 대한 비판이 안팎에서 쏟아지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코로나19 회복세와 상승하던 소비심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로 인해 위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8일 미국인들이 외식, 휴가, 이발, 청소 등 일상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있다고 보도하며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데이터만 봐도 미국 소비심리 지수 역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짚었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이런 소비 감소는 저소득층과 부유층을 가리지 않습니다. 신용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소득층, 저소득층 모두 최근 한 달 사이에 서비스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플레로 직접 타격이 있는 저소득층뿐 아니라 주식 등 자산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한 고소득층 역시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겁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닥치는 것이 아닐까 하며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출처 - 세계일보
대체적으로 미국 금리 추세를 따라가는 우리나라 특성상 금리가 무시무시하게 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속도면 올 연말에는 8%가 넘는 대출 금리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적어도 1%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계부채 규모가 사상 최대인 상황에서 금리가 저렇게 오르면 취약계층부터 연쇄적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출처 - 세계일보
실제로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보다 반전세나 월세를 구하는 문의가 늘고 있다고 하죠. 금리가 치솟고 있어 전세자금 같은 목돈에 대한 이자를 내느니 차라리 월세를 내겠다는 겁니다. 금리가 오르면 코로나19를 거치며 빚이 늘어난 자영업자나 소위 '영끌'로 무리하게 집을 샀거나 '빚투'로 투자한 젊은 층은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근로소득이나 매출은 제자리이거나 후퇴하는 가운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자산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한 방을 노리겠다고 아파트 구매를 위해 5억 7000만 원을 대출받았다면 최초 원리금 상환액보다 33% 오른 283만 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맞벌이를 한다고 해도 한 사람의 월급이 고스란히 빚 갚는 데 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출처 - 동아일보
일부 계층이 환상에 사로잡혔던 비트코인 역시 2만 달러는커녕 1만 달러 중후반대까지 폭락했습니다. 비트코인이 몰락하는 상황에서 애초 비트코인 열풍을 조장한 전문가들과 기레기들이 책임을 면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출처 - KBS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예고된 상황에서 이번 정부가 위기를 무난히 넘길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주요 생필품과 에너지 가격이 전방위로 치솟고 있는데 정부가 전기, 수도,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을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전기, 가스, 수도 물가는 2010년 집계 시작 이후 최고치를 이미 경신했습니다. 한전이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했는데 수용된다면 다음 달에 전기요금은 또 오르게 될 테죠. [오늘(20일) 아침 10시 26분에 3분기 전기요금 인상여부 결정을 전격 연기하기로 했다는 속보가 떴군요.] 아무튼 국민의힘은 전기요금 인상을 해야 한다며 가계경제에 돌 하나를 더 올려놓으려 하고 있고, 윤석열 정부는 이 기회에 전기 민영화에 대한 속내를 엿보이고 있으니 앞으로 펼쳐질 상황이 좋을 리 없겠죠.
출처 - MBC
일본의 버블 붕괴를 보면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1988년 9월 당시 2.5%이던 기준금리가 1990년 12월까지 6%로 3.5%포인트 올랐을 뿐인데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폭락하며 은행이 파산하고 대기업마저 줄도산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20년 이상 휘청거리며 지금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최악의 경우 올해 1년 동안만 5% 이상 오르게 생겼습니다.
출처 - MBC
윤석열 정부가 정신 차리고 대책을 마련해도 모자랄 판인데, 법인세 낮추고 양도세와 종부세를 깎아 집값 올리기에 여념 없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암담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행보가 버블 붕괴 이후 일본과 꼭 닮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법인세를 지속적으로 감면해주는 방향으로 가면서 소비세를 높이는 방법으로 세수를 맞췄습니다. 부자들의 세금은 계속 감해주었지만 생필품을 사야 하는 사람들한테서는 악착같이 세금을 붙여 더 많이 거뒀다는 얘깁니다. 버블 붕괴 이후 장기 침체에 시달리는 일본을 보고 교훈을 얻으면 좋으련만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아무래도 일본을 닮고 싶은가 봅니다.
출처 - KBS
지난 1월 13일 KBS는 <‘역대급 엔저’라 쓰고, ‘日 경제추락의 악순환’이라 읽는다>라는 보도를 통해 일본의 경제 회복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유력 경제지 《주간 다이아몬드》가 <일본을 버리기 시작한 부유층>이란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실은 상황도 보도했습니다. 일본이 GDP, 주가, 엔화, 교육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추락하고 있다는 내용인데요, 여기에는 일본 부자들이 일본을 버리고 떠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도 일본 엔화 약세가 지속할수록, 일본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고 하죠.
출처 - 매일경제
지난 6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3차 당정협의회에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국민의힘은 정부에 법인세 인하와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등 세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가 경제 위기의 한 원인이라는 책임론을 펼쳤는데요, 일본을 닮아가려는 윤석열 정부에서 1997년 IMF,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이어 새로 시작되는 이번 위기를 순탄하게 넘길 수 있을까요?
출처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아침 출근길에 최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과 관련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는 부분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고 있는 마당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법이 없다"며 "어떻게든 민생 물가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경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고 먹방이나 찍는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니 참 암담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연대로 나눠지기보다 '내가 잘 사는 게 먼저'라는 선택을 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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