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성공 이후 우주산업 민영화 경계해야

작년 말 우리에게 우주로 향하는 희망을 보여준 누리호가 2차 발사에서 완벽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1차 발사 당시 생각비행도 기대감과 안타까움을 함께 전한 적이 있습니다.

 

출처 - KBS

 

누리호 발사를 보는 우리의 시각 : https://ideas0419.com/1236

지난 6월 21일 오후 4시경 전남에 있는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오후 4시 2분경 1단을 분리한 뒤 2단을 성공적으로 분리했습니다. 지난해 1차 발사 때와는 달리 이번엔 모형이 아닌 성능 검증을 위한 실제 위성이 실렸는데요, 이 성능 검증 위성이 계획대로 고도 700km 상공에서 누리호와 정상 분리되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위성은 발사 후 41분 만에 남극 세종기지와 12분 동안 첫 교신에 성공했고 대전에 있는 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과도 교신함으로써 위성의 위치와 자세, 전력량 등이 파악됐습니다. 부피 1세제곱미터에 무게 162kg인 성능 검증 위성은 대전 지상국과 지속적으로 교신하며 자리를 잡은 뒤 오는 29일부터 이틀 간격으로 큐브 위성 4기를 차례로 사출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향후 사출까지 제대로 완료되면 누리호는 최종적으로 완벽한 성공 사례로 남게 됩니다. 현재 모든 부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하죠. 큐브 위성 사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앞으로 2년 동안 발열 전지 등 국내에서 개발한 부품이 우주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 돌입합니다.

 

출처 - 노컷뉴스

 

누리호가 발사 후 고도 700km 지점을 통과하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종합관제실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연구원들끼리 얼싸안고 웃고 울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헤드셋을 벗어던지고 책상에 있던 서류를 하늘 위로 뿌리는 세리머니도 나왔다고 하죠. 영화에서 보는 장면과 같이 말입니다. 이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다는 공식 발표를 하며 대한민국 과학기술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기념비적인 순간에 섰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1톤 이상의 실용 위성 발사에 성공한 세계 7번째 나라가 되었습니다. 외신들도 누리호 발사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AP통신은 자체 기술로 위성을 쏘아 올린 10번째 국가가 되었다고 전하면서 한국 내에서 커지고 있는 우주로의 포부를 북돋아줄 뿐 아니라 북한과의 적대감 속에서 우주 기반 감시 시스템과 보다 큰 미사일을 만드는 핵심 기술을 확보했음을 증명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진단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누리호가 6G 통신망, 첩보 위성, 심지어 달 탐사선에서도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하려는 한국 계획의 초석이라고 전하는 한편 북한이 핵으로 무장한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를 받고 있는 한반도에서 우주 발사는 오랫동안 민감한 문제였다고 언급했습니다. 마이니치 신문은 한국이 미국, 이스라엘, 중국, EU, 일본,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자력으로 1톤 이상의 실용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전했습니다.

 

출처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한민국을 단숨에 세계 7대 우주강국에 올라서게 한 누리호는 크고작은 기업 300여 곳과 서울대, 카이스트, 조선대 등 전국의 대학 등이 힘을 모아 만든 민관산학의 결정체입니다. 누리호는 앞으로 별도 사업을 통해 2027년까지 4번 더 발사해 기술적인 신뢰도를 높일 예정입니다. 이번 발사로 2010년부터 약 2조 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누리호 개발 사업의 주요 과정은 일단락됐지만 기술의 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몇 차례 반복해서 발사하는 것입니다. 

 

출처 - 아주경제

 

또한 누리호 후속 사업도 착수했습니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은 2023년부터 2031년까지 약 2조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차세대 발사체는 위성궤도를 넘어 2031년 달에 착륙선을 보낼 때 쓰일 예정입니다. 달로 가는 궤도에는 1.8톤, 화성으로 가는 궤도에는 1톤의 물체를 띄워 보낼 수 있게 됩니다. 우리나라 우주 기술이 현실적으로 달과 화성을 시야에 두고 있다니 격세지감을 느끼면서도 참 뿌듯합니다.

 

출처 - 이데일리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설립을 약속한 항공우주청의 운영방식을 보면 불안함이 듭니다. 현재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위사업청, 항공우주연구원 등 각 부처에 흩어진 우주 정책 업무를 한데 모아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긴다는 구상인데요, 이를 정부부처 산하에 둘 것인지 독립기관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며 사실상 민간이 우주 사업을 주도하게 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처 - 매일경제

 

이번 누리호 성공 배경에도 크고 작은 국내 기업 300여 곳이 참여했고 이에 대한 기술 이전 역시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니 그 자체가 문제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정부부처의 면면을 보면 아시겠지만 민감한 첨단 기술과 군사기술을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진행하게 둬도 괜찮을지 걱정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 정권이 노래를 부르는 민영화의 마수가 누리호 성공으로 주목받는 우주산업 분야에 미치지 않을지 염려스럽기 때문입니다.

 

출처 - 페이스북

 

한국통신에서 민영화된 KT가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무궁화 3호 위성을 헐값에 해외에 팔아먹은 황당한 사건을 기억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당시 KT는 정부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넘긴 것도 모자라 턱없이 싼 값에 팔아먹었죠. 이때 KT를 움직인 건 이명박의 형인 상왕 이상득의 아들 이지형이었습니다. 헐값 매각으로 인한 차익은 MB일가가 뒷주머니로 챙겼습니다. 그래선지 이 일에 관여한 KT 임원들은 대한민국의 우주영토권 상실시키고도 벌금 2000만 원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국익을 해쳐 사익을 채우고도 제대로 처벌받거나 책임지지 않은 이 사건을 보면 우주사업을 민영화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전자신문

 

벌써 항공우주청에 대한 이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은 공군기지 등이 있는 경남 사천에 항공우주청을 설치한다고 약속했지만 관련 기관은 반발하는 모양새입니다. 대덕 연구단지 카이스트를 비롯한 항공우주 관련 민간 기업들은 물론이고 이들이 자리한 대전시 등도 반발하고 있죠.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항공우주청이 설립되더라도 운영 방식이나 인사 문제를 놓고 정치권의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출처 - 뉴시스

 

대한민국은 이제 우주로 향하는 새로운 불을 댕겼습니다. 민영화에 혈안이 된 정부 권력자들이 그 불꽃을 꺼뜨리지 않도록 국민이 관심을 두고 살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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