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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대선 결과를 놓고 우리가 삼일정신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

by 생각비행 2022. 3. 10.

탄식과 포효가 교차하는 가운데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됐습니다. 국민의힘 후보 윤석열이 48.6%를 득표하여 당선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재명과 24만 7077표 차로 불과 0.73% 포인트의 근소한 차이였습니다. 

 

출처 - 다음/중앙선거관리위원회

 

5년 단임제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 1987년부터 제주도는 대선의 바로미터였습니다. 제주 민심은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예견하기라도 하듯 정확히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제20대 대선은 제주도 민심이 결과와 달랐습니다. 그만큼 박빙의 승부가 이뤄졌다는 얘기겠죠.  

 

출처 - 미디어제주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오늘 이 결과는 저와 우리 국민의힘 그리고 안철수 대표와 함께한 국민의당의 승리라기보다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라고 당선 인사를 전하면서 "이제 당선인 신분에서 새 정부를 준비하고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 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출처 -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당선인이 정말 헌법 정신을 존중하길 바라지만 걱정부터 앞서는 건 왜일까요? 지난 3월 1일은 103주년 삼일절이었습니다. 우리 헌법과 정부의 기원이 되는 날이자 우리 민족이 일본의 가혹한 탄압에 굴하지 않고 항거한 역사의 흔적으로 남은 날이죠. 일본이 '군함도'뿐 아니라 '사도광산'까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을 하며 반성 없이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더 뜻깊게 새겨야 할 날이었습니다.

 

출처 - KBS

 

하지만 삼일정신을 기리기는커녕 이를 왜곡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합니다. KBS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은 아직까지도 친일 타령을 하는 한국의 네오 나치와도 같은 이들의 실상을 '끈질긴 친일'이라는 제목으로 편성해 삼일절에 방영했습니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출처 - 서울의소리

 

우리 현실의 문제는 한국의 네오 나치들이 유튜브나 인터넷 커뮤니티뿐 아니라 정치권에도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박근혜와 국민의힘이 정권을 잡은 시절 국민이 모르게 굴욕적으로 위안부 합의를 해준 일만 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그로부터 8년이 다 되어 가지만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의 마인드 역시 그때 그대로였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지난 2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법정 TV토론회에서 한미일 군사동맹 검토와 유사시 한반도에 일본이 개입하도록 허용하는 것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질문하자 윤석열 후보는 한미일 동맹이 있다면 유사시에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다고 답하여 큰 비난을 받았습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일본이 한반도에 진입하면 안 된다는 얘기였다고 변명했지만, 과연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 윤석열 후보가 자신의 SNS에 올린 태극기 게양 사진만 보더라도 그의 천박한 역사인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일절이 어떤 날인지, 그날을 기념해 태극기를 게양한다는 의미가 뭔지, 당최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라는 건 확실히 알겠습니다.

 

출처 - YTN

 

삼일절을 맞이하여 청와대는 분명히 답했습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가톨릭평화방송에서 유사시 자위대 한반도 진입 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일본과 대한민국은 군사동맹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이번 정권의 청와대 입장이 아니라 지금까지 일관된 대한민국이란 국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우리 한반도 영공과 영토에 주한미군이 있을 수 있는 것은 미국과 우리가 군사동맹이라 가능한 것이라며 일본의 유사시 한반도 진입이 안 된다는 건 너무나도 상식적인 얘기라 더 설명드릴 말도 없다고 선을 그었죠. 지난 2017년 유엔총회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오찬 때도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지만 일본은 우리의 동맹이 아니다는 입장을 미일 정상의 면전에서 명확히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이해한다며 이 입장을 받아들였죠.

 

출처 - 충청TV

 

지난 삼일절에 더불어민주당 충청권(충남, 대전, 충북, 세종) 국회의원 12명과 윤호중 원내대표는 유관순열사 기념관(천안)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일본자위대 한반도진입 가능 망언 규탄 및 선제타격‧사드추가배치 공약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호중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국권회복의 시작이 된 3.1만세 운동의 정신을 되새기며 야당대선후보의 발언으로 국가적 불안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주권수호 의지를 전하고자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안보는 3기민주 정부를 지나오면서 든든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사드배치를 대체할 수 있는 'L-SAM'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시험을 지난주 성공리에 마치는 등 대한민국을 지켜나갈 힘을 우리 스스로 키워가고 있어 일본군이 한반도에 들어 올 필요가 없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한민국이 스스로 지켜갈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국회의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사드 추가배치 공약을 즉각 철회하고, 일본군 한반도 진입 가능 망언에 대해 순국선열과 국민 앞에 사죄하라"라고 강력하게 규탄했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출처 - 파이낸셜 타임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세계 정세의 향방을 기민하게 가름해야 하는 이때, 일본 자위대를 우리나라 땅에 들여놓겠다는 사람이 대통령 당선인이 된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런 사람이 헌법 정신을 운운하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앞날을 걱정하게 됩니다.   

 

출처 - 카카오페이지

 

우리가 103년 전 3월 1일 어떤 생각으로 만세를 불렀고 광복을 누리기까지 어떤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독립운동을 했는지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으시다면 카카오페이지에서 2021년 말 완결된 독립운동가 100인 웹툰 프로젝트를 권해드립니다.

 

100인의 독립운동가(카카오페이지) : https://page.kakao.com/theme/poster?themeId=25435

 

2019년부터 3년에 걸쳐 독립운동가 100인의 삶과 정신을 녹여낸 공공 문화 콘텐츠입니다. 김구, 윤봉길, 홍범도, 안창호, 방정환, 가네코 후미코 등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애쓴 분들의 삶을 허영만, 김진, 권가야, 이현세, 이빈, 지강민 등의 유명 작가들이 웹툰 감성으로 담아냈습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생하게 와닿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웹툰이니 이해하기 쉽고 잘 읽히는 건 덤이니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제20대 대선 결과를 놓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뜻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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