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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백신패스'와 '위드 코로나'의 상관관계

by 생각비행 2021. 10. 21.

정부가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어서는 10월 말~11월 초를 기점으로 위드 코로나로 전환을 예고했습니다.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도 공식 출범한 상태입니다. 이런 변화는 확진자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쏟아붓던 자원을 사망 방지와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방역 체계로 전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면서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한 연착륙 정책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출처 - JTBC

 

애초 위드 코로나는 11월 9일부터 시작되는 걸로 예정되어 있었는데요,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면서 앞당길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2차 백신까지 맞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율이 지난 18일 64.6%를 넘어섰고, 10월 25일 전후로 70%를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0월 18일부터는 16~17세 청소년, 임산부의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되었으며 12~15세 접종 예약도 시작됩니다.

 

출처 - 질병관리청

 

코로나 백신 접종율이 빠른 속도로 올라감에 따라 코로나19 4차 대유행 이후 지난 10월 18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50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위드 코로나 여건이 갖춰지고 있습니다.

 

출처 - KBS

 

백신 접종 효과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죠. 지난 13일 방역당국의 발표는 주목할 만합니다. 국내 백신 접종 완료자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4월 3일부터 최근 5개월간 15만 542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요, 이 중에 88.9%가 백신 미접종자로  집계됐습니다. 나머지 8.1%는 1차만 맞은 접종자이며, 2차까지 모두 접종 완료한 사람의 돌파감염 사례는 3%로 나타났습니다. 위중증 환자의 86.4%는 미접종자인 반면 2차까지 접종 완료한 사람의 경우 위중증 환자 비율은 2.6%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를 놓고 보면 백신은 코로나 감염을 대부분 막아주며, 설사 돌파감염이 된다 하더라도 사망에 이르는 위중증은 확실하게 막아주고 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된 셈입니다.

 

출처 - 뉴스1

 

이에 따라 위드 코로나를 위해 '백신패스제'가 도입됩니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역시 첫 회의에서 백신패스 도입을 거론했습니다. 백신패스는 예방접종 완료자나 확진 후 완치자 등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비교적 낮은 사람이 음식점, 체육관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할 때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보건 증명서입니다. 이 때문에 질병청은 예방접종증명서를 위·변조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를 내놨습니다. 미접종자들이 증명서를 위·변조해 가지고 다니며 코로나19를 퍼뜨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는 방역 선진국답게 방역패스에 대해 3분의 2 정도가 찬성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출처 - KBS

 

위드 코로나로 일상 회복을 꾀하고 있는 해외의 경우 아주 강력하게 백신패스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연방정부와 대기업 직원 등은 백신을 맞지 않으면 해고하는 백신 의무화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미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백신을 끝까지 맞지 않은 1%의 직원 593명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뉴욕의 병원과 학교에서도 끝까지 백신을 맞지 않으려는 백신 반대론자 의료진과 교사 수천 명이 해고 혹은 강제 무급휴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력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코로나19 백신 반대론자들 때문에 실로 엄청난 사회적 피해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출처 - MBC

 

독일의 경우 백신 미접종자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48시간마다 PCR 검사를 받고 음성이라는 증명서를 받아야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경우 백신을 안 맞으면 무급 정직에 처하고 백신을 맞았다는 그린패스 없이 출근하면 최대 200여만 원의 벌금을 내게 됩니다. 프랑스도 독일과 같이 보건패스를 발급해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접종 완료 6개월이 지나면 부스터샷까지 맞아야 백신패스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죠. 이런 정부의 시책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도 벌어집니다만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각국에서 백신패스제를 운영하자 해외여행도 조금씩 활기가 생기는 모양새입니다. 미국은 11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들에게 국경을 전면 개방합니다.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미국에서 승인한 백신뿐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처럼 세계보건기구가 승인한 백신도 인정한다고 하죠. 유럽의 경우 이미 백신 접종 완료자라면 PCR 음성 결과서만 제출하면 입국 격리를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출처 - MBC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일 백신패스제가 도입된 잠실야구장에 모처럼 야구팬들이 모였습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2주가 지난 사람이 휴대폰 앱 등으로 접종 완료 상태를 증명해야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마저도 방역 기준에 따라 전체 경기장 수용인원의 30% 수준으로 제한된 상황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접종 완료율이 기준 수치를 넘을 경우 우리나라도 백신패스제가 정착될 조짐입니다.

 

출처 - BBC

 

위드 코로나로 상황이 바뀐다 하더라도 마스크 착용은 계속해야 합니다. 돌파감염의 위험성 때문입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국가 중에서 마스크까지 벗어던진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위드 코로나를 먼저 도입한 나라들의 경우를 봐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특히 실내 생활을 해야 하는 겨울이 도래한 것도 악재입니다. 방역 조치를 완화한 지난 7월 19일 이후로 영국의 경우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증가했습니다.

 

출처 - 문화일보

 

코로나19 관련 방역 규제를 풀었던 영국에서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만 명에 육박하며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날씨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백신에만 의존하고 마스크 착용 등 자발적 방역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주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결국 위드 코로나의 의미를 잘못 이해할 경우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경증 환자는 재택 치료로 전환하고 위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중대본은 신규 확진자가 3500명이 넘어도 대응할 수 있고 중증, 위중증 병상은 5000명 정도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미국 제약사 MSD에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루피라비르 2만 명분을 선구매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코로나19라는 신종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우리의 일상이 파괴된 이후 근 2년의 시간이 걸려 겨우 위드 코로나 상황까지 왔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사회적 거리두기"라거나 "백신 접종 완료했으니 이제 맘대로 돌아다녀도 된다"는 식의 생각은 아직 이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안전해질 때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고 생활방역 지침을 준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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