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공격하기 위해 국민의힘이 던졌던 부메랑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과 그 당의 국회의원들에게 되돌아갔습니다. 검찰과 판사, 변호사 등 법조계 카르텔과 언론 그리고 전현직 국회의원 등 숱한 인물이 얽히고설킨 권력형 게이트 비리로 말이죠.
출처 - 서울경제
사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2005년경 시작된 대장동 개발사업은 처음부터 문제투성이였으니까요. 전국에서 투기꾼들이 몰려들었고 LH공사의 참여를 막기 위해 온갖 뇌물과 로비가 횡행했습니다. 이 판에 LH 직원,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인사가 연루됐고요. 결국 민간개발로 결정됐지만 그 당시만 해도 6명이 구속되고 민간인을 포함해 180여 명이 기소된 초대형 스캔들이었습니다.
출처 - 매일경제
2010년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 당선되자 100% 민간 개발에서 민관 공동개발이라는 전례 없는 방법이 도입됐습니다. 이 때문에 이재명은 개발이익을 떼어먹기 위해 끼어들었다는 얘기와 1조 원이 모조리 부동산 토호 세력과 한나라당 주머니로 들어갈 뻔했던 일을 막아냈다는 얘기가 동시에 나오는 겁니다. 현재 드러난 사실을 보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아니라 당시 한나라당이었던 국민의힘이 더 깊이 연루된 건 분명합니다.
출처 - YTN
당시 대장지구 주변의 땅을 우연히도(?) 나경원 전 의원과 이완구 전 총리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대장동 개발 사업을 위해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화천대유'라는 자산관리사를 만들었습니다. 화천대유의 1호 사원이 바로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곽상도의 아들이었습니다. 곽상도는 박근혜 정부 당시 초대 민정수석이었죠. 국정농단과 관련 있는 원유철 전 새누리당 의원은 화천대유의 고문으로 근무했습니다. 여기에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등도 고문으로 일했다고 합니다. 화천대유의 최대주주인 김만배와의 친분에 의한 것인데 김만배는 《머니투데이》 기자로 법조팀장 출신입니다. 김만배의 누나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의 부친과 절묘한 부동산 거래를 했다고 하죠.
출처 - 동아일보
정치, 법조, 언론 등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오직 한탕 해먹기 위해 뭉쳤습니다. 당시 민간개발 로비 수사를 했던 검찰 측 강찬우 수원지검장과 변호를 했던 박영수 변호사가 모두 화천대유 고문으로 참여한 걸 보면 돈이 좋긴 좋은가 봅니다. 이명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세력과 이들을 특검하고 판결한 이들이 한 회사에서 한솥밥을 먹은 걸 보면 말입니다.
출처 - SBS
화천대유 게이트에서 특히 젊은이들을 분노케 한 핵심 이슈는 곽상도의 아들이 받았다는 퇴직금 50억 원이었습니다. 곽병채는 실수령액은 28억이고 22억을 세금으로 냈다고 했습니다. 50억을 준 화천대유는 산재 위로금 명목이었다고 합니다. 이것부터가 말이 안 됩니다. 산재 위로금은 비과세 영역이라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게다가 곽병채는 아버지인 곽상도가 제안해 화천대유에 입사했다고 한 반면 곽상도는 아들이 채용공고를 보고 입사했다고 서로 다른 얘길 했습니다. 입도 안 맞춘 성의 없는 헛소리를 지껄여도 50억씩 해먹는 데 지장이 없다는 현실에 청년층은 분노합니다.
출처 - 비즈니스워치
무엇보다 화천대유와 곽상도의 아들이 50억을 산재 보상금이라고 한 건 매일 산재로 300명이 다치고 6명이 사망하고 사건의 3분의 2가 은폐되는 우리 사회의 현실 속에서 노동자에 대한 조롱밖에 안 되는 얘기입니다. 곽병채는 6년간 대리로 근무하며 250만 원 내외의 월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법정 퇴직금은 2000~3000만 원선이어야 맞습니다.
출처 – 서울경제
실제로 화천대유가 6년간 여타 퇴직자들에게 지급한 퇴직금을 전부 합해도 5억이 안 된다고 하죠. 그런데 32세 대리가 법정 규모의 200배에 달하는 퇴직금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게 정말이라면 곽상도의 아들은 대리급으로서는 대한민국 경제계에 퇴직금 신기록을 세운 셈입니다. 64억여 원을 받은 현대자동차 김용환 부회장이 1위인데 곽병채는 50억으로 단숨에 퇴직금 4위에 랭크되기 때문이죠.
출처 - MBC
비난이 쇄도하고 도무지 말이 안 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는지 퇴직금 논란을 덮기 위해 산재 보상이라고 말을 바꿉니다. 곽상도의 아들이 과로로 어지럼증 증상이 생겼고 두 번 쓰러져 응급실에도 갔다는 겁니다. 그런데 실상 곽상도의 아들은 화천대유에 산재 신청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직원이 신청하지도 않은 산재 보상금을 법에서 정한 수백 배의 금액으로 올려서 입금해준다니 천국 같은 직장이 아닐 수 없네요. 하지만 이것도 문제인 게 퇴직금이 아니라 성과급이 됐든 산재 보상금이 됐든 화천대유 2020년 감사보고서엔 이 지출에 대한 내용이 전무합니다. 결국 애초 계약이 없었거나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는 말밖에 안 되는 얘기죠.
출처 - 한겨레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어도 유족에게 지급되는 보상 급여는 1억 원 내외입니다. 사측 과실이 100% 인정된 대형 참사도 보상액이 2~3억에 그칩니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삼성전자 백혈병에 대한 최종 산재 보상 액수가 1인당 최대 1억 5000만 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됩니다. 그것도 10년의 투쟁으로 이룬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겨우 어지럼증으로 산재 보상금 50억을 받았다고요? 이번 화천대유 게이트 사례를 기준으로 삼아 노동자에 대한 산재 보상금이 그만큼 올라가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과로로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실제로 과로사로 돌아가시는 노동자분들이 있는데, 이런 성의 없는 변명을 하는 걸 보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죠. 그들은 그야말로 다른 기준이 기본인 세상, 자기들만의 리그에서 살고 있었던 겁니다.
출처 - YTN
윤석열과 같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홍준표조차 이 화천대유 사건은 이재명 게이트를 넘어 이젠 법조 비리 게이트로 가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검사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는 문재인 정부 들어 문재인 대통령의 자녀와 조국 전 민정수석의 자녀를 공격하는 저격수 역할을 자임했죠. 부정한 아빠 찬스로 이득을 보고 있다며 얼마나 열을 올렸습니까? 이번에 드러난 자기 아들에 대한 아빠 찬스와 관련해서는 얼마나 혹독하게 자아비판을 해야 할까요? 조국 전 장관의 딸이 받은 장학금 600만 원을 검찰이 뇌물로 판단해 조국 전 장관을 재판에 넘긴 일을 생각해봅시다. 검찰은 지난 29일 전격적으로 화천대유 관련 압수수색을 시작했습니다. 과연 50억 원에 대해 어떻게 수사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출처 - YTN
화천대유와 대장동 개발 관련 게이트는 이제 뚜껑이 열린 상태입니다. 현재 드러난 것보다 더 더러운 비리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급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정관계 인사부터 법조계, 언론계, 토건 세력, 금융계까지 돈으로 얽혀 있는 꼴을 보자니 정치 혐오가 생길 법도 합니다. '결국 그놈이 그놈이지!' 하고 정치와 사회 이슈에서 눈을 돌리면 도둑들이 더 해쳐먹기 쉬워진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단숨에 이 카르텔을 깨부술 수 없을지언정 더 나빠지도록 놔둘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향후 수사를 더 많은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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