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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구글 갑질 방지법 국회 통과, 이제 국내 플랫폼을 살필 차례!

by 생각비행 2021. 9. 10.

지난 8월 31일 국회에서 속칭 '구글 갑질 방지법'이라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세계 최초로 플랫폼 앱 마켓의 갑질을 규제하는 법안이 한국에서 마련된 셈입니다. 이번 개정안은 구글, 애플 같은 플랫폼을 쥐고 있는 앱 마켓의 사업자가 인앱 결제와 같이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거나 앱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 삭제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이 핵심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플랫폼이 특정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건 사실상 독점이며 이를 그대로 두면 수수료 부과에 대한 견제 장치가 없어집니다. 실제로 구글은 게임에만 적용하던 인앱 결제를 웹툰, 음악, 영상 등 모든 콘텐츠로 확대해 15~30%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콘텐츠 업계는 이를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지만 이번 개정안 통과로 이런 횡포를 막을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은 세계 최초로 법안 통과를 이끌어낸 우리나라의 구글 갑질 방지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구글, 애플 관련 소송이 많았고 독과점 규제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본보기로 하여 논의가 이어질 듯합니다. 

 

출처 - 한국정경신문

 

안드로이드와 iOS라는 스마트폰 플랫폼의 양대산맥인 구글과 애플의 독과점도 문제지만, 국내 시장으로 범위를 좁히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독과점 역시 심각한 수준입니다. 최근 문어발식 확장을 꾀하고 있는 카카오의 폐해가 두드러지고 있죠.

 

출처 - 헤럴드경제

 

카카오 헤어샵은 카카오톡을 통해 미용실을 홍보하고 예약까지 해주는 서비스인데요, 미용실들은 손님들이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아닌 다른 서비스로 예약해달라고 하는 실정입니다. 카카오 헤어샵의 수수료가 무려 25%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네이버 예약 수수료의 아홉 배 수준이며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인 톡딜이나 배달 수수료에 비해서도 월등히 비쌉니다. 카카오는 미용실을 카카오톡을 통해 홍보하는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되었기 때문이라고 변명하지만, 사실상 미용실 예약 서비스를 초반에 독점했기 때문에 이런 횡포를 부리는 것이죠. 택시 호출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출처 - JTBC

 

택시 호출 시장의 80%를 쥐고 있는 카카오T가 UT나 타다 같은 다른 브랜드 로고를 붙인 택시의 경우 카카오 호출을 받을 수 없게 꼼수를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른 브랜드 로고를 붙인 택시들의 경우 심지어 호출을 끊어버렸습니다. 처음엔 누구나 무료로 택시를 편하게 부를 수 있고 택시 기사는 빈 시간 없이 운행할 수 있다며 사람들을 끌어모으더니 시장에서 독점적 지배자가 되자 자기 멋대로 택시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것이죠.

 

출처 - 더스쿠프

 

카카오콜을 못 받게 된 택시기사들은 당장 생계 걱정을 해야 할 지경입니다. 시장 지배자인 카카오의 이런 행위는 후발 주자가 경쟁에 참여할 기회조차 막아버립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택시 호출 서비스 선택권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카카오T는 지난달 호출료를 최대 5000원까지 올린 전적이 있습니다. 거센 반대 여론 앞에서 물러섰지만 지금처럼 독점적 권력을 행사하면 언제든 다시 올릴 수 있겠죠.

 

출처 - 한국일보

 

한편 카카오는 중심 사업인 카카오톡의 본격적 수익화에 나섰습니다. 국내에서 4600만 명이 사용 중인 카카오톡 채팅 목록에 동영상 광고를 시범적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이죠. 올 2분기 카카오톡 배너 광고와 전자상거래 등을 포함한 매출은 1년 전보다 52% 급증한 3905억 원인데 이 중에 광고 분야 매출이 2100억 원에 달합니다. 동영상 광고 도입은 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입니다.

 

출처 - 헤럴드경제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이 사실상 공공 메신저가 된 배경에는 무료면서도 광고 등을 뺀 단순한 이용자 환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 시장 지배자였다가 잘못된 정책으로 한순간에 도태된 프리첼, 다음, 네이트온 등을 생각하면 지금의 카카오의 문어발식 확장은 선을 넘었다는 느낌입니다.

 

출처 - 디지털타임스

 

구글 갑질 방지법을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국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의 불공정 거래와 독과점 폐해를 처리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015년 45개였던 카카오그룹 계열사가 2020년 118개로 2배 넘게 증가했다며 카카오 성공 신화의 이면에는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 시장 독점 후 가격 인상과 같은 시장 지배 욕구가 숨어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전형적인 시장 독점 행위라는 겁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가 개최됐습니다. 송갑석‧이동주 의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생경제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이 된 카카오의 시장 독점과 골목상권 생태계 파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하죠.

출처 - 핀포인트뉴스

 

현재 국회에는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거래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총 7개 법안이 계류 중입니다. 중소상공인 단체들은 혁신과 성장의 상징이었던 카카오가 소상공인에게 높은 수수료를, 국민에게는 비싼 이용료를 청구하며 이악을 극대화하는 탐욕과 구태의 상징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합니다. 온라인부터 배달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을 점점 파고드는 플랫폼 사업에 적절한 브레이크를 걸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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