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이상 기후, 식량 안보가 중요한 때!

다음 달이면 추석인데 먹거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계란은 한 판 값이 1만 원을 넘어가는 일이 예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보다 37%나 오른 가격입니다. 본격적인 추석 시즌도 아닌데 배는 51%나 올랐습니다. 상추는 무려 126%나 올랐고요.

 

출처 - MBC

 

이렇게 먹거리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사실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계란의 경우 조류 인플루엔자 영향이 컸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밥을 해 먹든 배달을 시켜서 먹든 간편한 단백질 섭취원이자 간단한 요리에 많이 들어가는 계란의 수요가 급증했으나 조류 인플루엔자 영향으로 적절한 수급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과일이나 채소 같은 식품은 폭염과 같은 이상기후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와 이상기후라는 거시적인 현상이 우리 밥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때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와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주요 농산물 생산국의 작황이 가뭄과 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해 굉장히 좋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이 계속되면서 식품과 곡물의 수요는 오히려 늘어났는데 말입니다. IMF는 옥수수나 대두 같은 곡물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올해 식품 가격이 25% 정도 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밀가루는 27%, 팜유는 71% 올랐죠. 이에 따라 라면, 과자, 빵 등 밀가루가 들어가는 식품 가격이 평균 1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UN 식량농업기구가 집계한 식량가격지수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소비량이 줄어서 걱정이라던 쌀도 20kg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나 소비량이 많아졌습니다. 1인 가구의 생필품이라 할 즉석밥도 6% 소비가 늘었습니다. 쌀을 주원료로 하는 막걸리도 23%나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출처 - 한국경제

 

소비가 줄고 있다지만 우리나라에서 쌀은 여전히 주식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밥이 없는 한국인의 밥상을 생각하기란 쉽지 않죠. 그런데 최근엔 세계적으로 쌀을 비롯한 식량대란의 공포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선언하자 각국은 식량 안보를 위해 농산물 수출을 제한했습니다. 베트남은 쌀 수출을 잠정 중단했다가 재개하긴 했지만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수출량을 낮췄습니다. 각종 봉쇄가 이루어진 나라들과 해외 노동력이 필요한 농업의 경우 비료, 사료 등의 농자재 무역이 중단되기도 했고, 식량을 재배할 인력이 격리되는 바람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생산된 식량을 옮길 수 없는 물류 중단 현상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출처 - 국민일보

 

우리나라도 식량대란을 걱정하긴 마찬가집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50%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8월 들어 정부 비축미 8만 톤이 시장에 추가 공급됩니다. 이번 조처로 정부 비축미 재고량은 199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남은 재고는 연말까지 군대 급식 등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하니 이젠 국내에 쌀이 거의 남지 않은 셈입니다. 곧 추석이 되어 햅쌀이 들어오니 큰 문제는 없을 듯합니다만, 예전처럼 쌀이 남아돈다는 말을 하기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쌀이 없으면 수입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19 같은 특이 상황과 이상 기후로 인한 식량 안보를 생각하면 적절한 때 적절한 식량을 수급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출처 - 한겨레

 

수확철에 이상 기후로 인해 예기치 않은 태풍이 닥치거나 코로나19로 인해 식량 생산국의 지역 봉쇄가 맞물리는 경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은 "농민이 경자유전에 너무 집착한다"는 발언을 해서 농민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농사짓는 사람이 밭을 소유하는 데 집착한다'는 소린데요. 윤석열은 농업 관련 규제를 철폐해 농업을 비즈니스 산업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내보였습니다.

 

출처 - 뉴스1

 

이에 대해 농민들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라고 비판했습니다. 경자유전(耕者有田)은 헌법 121조에도 명시된 원칙이지만 현실은 이미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전체 농지의 70%를 임차농이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15년 뒤에는 전체 농지의 84%를 비농민이 소유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하죠. '경자유전'에 집착하고 싶어도 현실은 할 수 없는 소유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데, 윤석열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헛소리를 늘어놓는다는 겁니다. 윤석열의 장모가 불법 농지 투기를 통해 아파트를 임대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처럼 농지는 투기의 대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농지는 이미 농민과 농업을 위한 땅이 아닙니다. 검찰총장까지 한 작자가 헌법조차 제대로 모르고 농민들 앞에서 헛소리를 하는 격이니 농민의 억장이 얼마나 무너지고 답답하겠습니까?

 

출처 - 아이엠피터뉴스

 

온갖 망언으로 비판받은 윤석열은 '전략 농산물 비축은 뒤떨어진 사고'라며 정부 수매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반농업적 사고입니다. UN식량농업기구는 비상 상황을 대비해 10% 정도를 비축하도록 권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략 농산물 비축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국가의 일이기도 합니다. 이상 기후와 코로나19 같은 불안한 이슈가 많은 지금과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식량 안보는 더더욱 중요한 생존의 문제입니다.

 

출처 - 농민신문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019년 이미 5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사료용 곡물을 포함하면 곡물자급률은 더 낮아져 21%에 불과합니다. 이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며 세계평균 곡물자급률의 5분의 1에 불과합니다. 사람은 식량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의 농업 예산은 국가 전체 예산 대비 3%도 안 되는 현실입니다. 쌀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특정 몇몇 국가에 편중된 방식으로 수입하고 있죠.

 

출처 - 그린피스

 

식량자급률이 120%를 넘는 미국도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 190억 달러를 식품 공급망 유지와 식량 안보 지원에 투입했다고 합니다. 이제 우리도 국가 차원에서 농지를 농민에게 다시 환원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대로 농지를 투기의 대상으로 방치하다간 쌀 대신 돈을 먹어야 할 순간이 오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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