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방역체계 전환해야 할까?

지난 8월 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20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이 인구의 40%에 다다른 겁니다. 8월 11일 현재 1차 접종자는 2163만 5106명으로 41.7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출처 -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부는 애초 예정이던 9월 말 전 국민의 70%인 3600만 명 1차 접종을 조기에 달성하도록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11월까지는 최소한의 집단 면역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출처 - KBS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와 돌파 감염에 대한 우려가 많이 나옵니다.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백신은 마스크와 더불어 최소한의 방패입니다. 추석 전까지 최대한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위험 고령층의 참여율을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고령층의 접종 방법이 상반기와 조금 달라졌습니다. 현재 동네 병의원에서 50대 접종이 진행 중이어서 혼선을 줄이기 위해 고령자 접종은 보건소로 일원화되었습니다. 60세 이상 74세 이하는 사전 예약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거주지와 관계없이 전국 보건소 어디서든 맞을 수 있습니다. 75세 이상 고령자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예약 기간 없이 언제라도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접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백신 거부율이 낮은 편이라 그나마 다행입니다.

 

출처 - 뉴시스

 

한편 현재 50대 접종 중인 백신 예방접종 일정에 이어 8월 9일부터 가장 넓은 연령대인 18~49세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예약이 시작되었습니다. 50대 이하 연령층인 이번 접종 대상은 약 1777만 명이며, 10부제에 따라 정해진 날짜에 사전예약 후 접종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https://ncvr.kdca.go.kr/

 

사전예약 10부제는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끝자리를 기준으로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사전예약 시작일인 8월 9일의 경우 해당 연령대에서 주민등록상 생일이 9, 19, 29일인 사람이 신청 가능합니다. 8월 10일의 경우 10, 20, 30일이 생일인 사람, 8월 11일은 1, 11, 21, 31일이 생일인 사람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오는 8월 18일까지 10부제로 사전예약을 받고 19일부터 21일까지는 연령대별로 추가 예약을 받습니다. 연령대별 추가 예약이 끝나면 8월 22일부터 9월 17일 사이에는 모든 대상자에 대한 추가 예약 및 변경이 가능합니다. 이때는 10부제 예약 미참여자도 예약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가능하다면 10부제 일정에 맞춰 신청하는 편이 여러모로 효율적이겠죠.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사전예약을 마치면 18~49세 연령층 예약자는 8월 26일부터 9월 30일 사이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게 됩니다. mRNA 백신인 화이자 또는 모더나를 본인이 희망한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뉴시스

 

지난 8월 1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2223명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치명률은 1% 밑으로 떨어졌죠. 지난해 1월 코로나 발발 이후 569일 만입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치명률은 0.99%였습니다. 총확진자는 21만 6206명, 사망자는 2135명이었습니다. 확진자 중 사망자의 비율이 곧 치명률인데요, 분모인 확진자가 커지면 치명률은 떨어지게 됩니다. 지난 7월 7일~11일 0시 하루 확진자는 1000명대를 기록해왔는데요, 그에 비해 하루 사망자는 2~3명 수준이었습니다. 확진자 증가세에 비해 사망자 증가세가 크지 않으니 치명률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출처 - 중앙방역대책본부


확진자 증가세에 비해 예전과 달리 사망자가 많이 늘지 않는 이유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덕분입니다. 60세 이상 고위험군을 우선 접종한 덕분에 사망자 증가세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백신이 없던 지난해 12월~올해 1월의 3차 대유행 때 요양병원·요양원의 고위험군 사망이 급증하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한결 나아진 겁니다. 치명률이 확연히 떨어지면서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추적하고 격리하는 기존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치명률을 중심으로 전환하자고 하는 주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의 경우 코로나19를 독감처럼 대처하기로 하고 일일 신규 확진자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죠. 싱가포르는 모든 방역조치를 철회하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선언한 겁니다.

 

출처 - YTN

하지만 국내에서 당장 싱가포르와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기는 어렵습니다. 국내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결국에는 계절성 풍토병으로 고착되면서 영국과 싱가포르 같은 공존 전략을 택해야 한다"라고 보면서도 "아직 국내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백신 접종률입니다. 8월 초 기준 영국은 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 모두 맞은 비율이 약 68%에 달합니다. 영국 통계청은 영국 성인의 약 92%가 백신 접종 또는 이미 한 차례 감염됐다가 회복된 덕분에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가졌다고 봅니다. 싱가포르 역시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약 50%에 이릅니다. 그러니 한국은 백신 접종 완료율이 20%가 안 될 정도로 낮아서 아직 코로나19 출구 전략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전망입니다. 다른 한편 영국과 싱가포르가 취하고 있는 코로나19 출구 전략이 향후 어떤 상황으로 이어지는지 보고서 검토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출처 - SBS

 

최근 통계를 보면 확진자 10명 가운데 6명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전파력이 1.6배 강하고 입원 위험도도 2배 높은 데다 돌파 감염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하지만 델타 변이 역시 백신을 덜 맞은 연령대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므로 백신이 코로나19에 대항하는 필수재임은 명확합니다.

 

출처 - 뉴시스

 

방역 당국 역시 델타 플러스 변이에 대해 과도한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변이는 전파 속도를 높이고 백신 효과를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백신의 역할이 줄어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겁니다. 백신은 감염 예방뿐 아니라 돌파 감염으로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중증화 및 사망 가능성을 현저히 낮춰줍니다. 백신 접종률을 가능한 한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죠.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의 치명률이 현저히 낮아지긴 했지만, 국민 10명 중 9명은 여전히 확진자 통제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서울대 코로나19 보건대학원 기획연구단은 설문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올해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사회적 건강 3차 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여전히 확진자 통제가 중요하다는 응답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 응답자 중 절반은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최근 4차 대유행과 앞선 1∼3차 대유행의 확진자 수가 같은 의미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출처 - SBS

 

이와 동시에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 바이러스 진화와 중증 환자 증가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여전히 확진자 통제가 중요하다는 진술에 대해 절대 다수인 90.6%가 동의했습니다. 현행 방역체계의 전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응답의 일관성이 떨어졌습니다. '치명률이 낮아진 지금부터는 어느 정도 확진자가 발생해도 코로나19와 일상이 공존하도록 방역 체계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라는 진술에 56.9%가 찬성하면서도 '현재 국내 백신 접종률이나 확진자 숫자 등을 볼 때 방역체계 전환을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라는 진술에 76.1%가 찬성했기 때문입니다.

출처 - KBS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시사저널》의 기고 글에서 "코로나19의 출구전략을 성급하게 시행하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4차 유행의 교훈을 바탕으로 코로나19의 질서 있고 체계 있는 출구전략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준비된 전략을 바탕으로 백신 접종률이 충분히 오를 10월 이후 점진적인 시행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지쳐 있지만 생각보다 현 상황이 길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인 만큼, 우리나라가 높은 백신 접종률로 집단 면역을 이뤄 사회 전반이 안정화될 때까지는 백신 접종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백신 접종을 마쳤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방역수칙과 거리두기를 잘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확진자 수를 줄이기 위한 방역이 아니라 중증환자를 잘 치료하고 관리하기 위한 방역으로 점차 대응 전략을 바꿔나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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