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의혹과 윤석열의 검찰 제 식구 감싸기

지난 7월 14일 법무부는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처리 과정에 대한 감찰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론은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부적절한 수사 관행으로 일관했고,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 뉴시스

 

이번 합동감찰은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한명숙 전 총리 재판 과정에서 위증이 있었고, 이를 당시 검찰 수사팀이 사주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습니다. 법무부의 발표는 네 달간의 합동감찰에 대한 결과를 내놓은 것이었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불공정, 불충분, 부정유출 등이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뉴스타파

 

올해 초 검찰 내부에서 검사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을 밝혀 기소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무산된 바 있죠. 2020년 9월부터 한명숙 사건 재판에 등장한 증인 김모 씨가 모해위증을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시작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임은정 검사가 올해 2월 수사권을 부여받아 상부에 김 씨를 입건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증인 김 씨의 위증을 입증하면 검사가 위증을 교사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출처 - 뉴스타파

 

2010년 검찰은 한명숙 전 총리를 두 번 기소했습니다. 곽영욱 사건은 뇌물을 줬다고 진술한 증인 곽영욱이 법정에서 진술을 뒤집으면서 실패했죠. 한만호 사건도 처음엔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만호가 법정에서 진술을 뒤집자 검찰은 한만호의 동료 죄수들을 검사실로 불러 각종 편의를 제공하며 증언을 연습시켰습니다. 그랬는데도 1심에서는 무죄였습니다. 하지만 2심에서 뒤집혔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됩니다.

 

출처 - 뉴스타파

 

그런데 훗날 검사실에서 증언 연습을 했던 죄수 한 명이 2020년 《뉴스타파》를 통해 검사가 위증을 훈련시킨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또 다른 증인 한 명 역시 허위 증언을 연습시켜 위증을 사주했다면서 한명숙 사건은 날조된 것이라고 법무부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은 수사를 맡았던 임은정 검사를 주임검사에서 배제하고 그 자리에 뜬금없이 감찰3과장을 지정했습니다. 이후 검찰은 공소시효를 3일 앞둔 시점에 증인 김 씨를 일사천리로 무혐의 처리해버립니다. 그렇게 허탈하게 공소시효가 지나갔고, 의혹을 받던 검사들의 징계 또한 유야무야되고 말았습니다. 뻔뻔할 정도로 노골적인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행태였죠. 

 

출처 -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 무혐의 판단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대검 부장회의를 열어 기소 여부를 다시 판단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검은 부장회의에서도 불기소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때문에 박범계 장관은 합동감찰을 지시했던 겁니다.

 

출처 - MBC

 

합동감찰은 한명숙 전 총리가 실제로 무죄인지 유죄인지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무수한 편법이 있었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확인했습니다. 한 전 총리가 기소된 후 수사팀이 고 한만호 씨를 비롯한 동료 재소자들을 100회 이상 반복 소환해 증언을 연습시킨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협조하는 사람에게는 부적절한 편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증언을 왜곡시켰을 뿐만 아니라 공소유지에 불리한 참고인 진술을 듣고도 일부러 기록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모해위증 교사 의혹 민원이 제시된 후에도 검찰은 자의적 사건배당, 주임검사 교체 등을 통해 공정성을 해쳤다고 인정했습니다. 지난해 4월 해당 민원이 법무부에서 대검 감찰부로 이첩됐는데 한 달 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인권부에 재배당하려고 했죠. 참고용 사본으로 받은 기록을 사건번호조차 부여하지 않은 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하려고도 했습니다. 검찰로서는 어떻게든 감춰야 하는 문제였고, 이를 윤석열이 적극적으로 나서 처리한 겁니다.

 

출처 - 뉴스타파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결론에서 맥이 빠져버렸습니다. 검사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합동감찰 결과에 포함되지 않았고 최소한의 사실 확인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안타깝지만 이번 합동감찰은 감찰이지 재수사가 아닙니다.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누구를 벌주고 징계하려는 합동감찰이 아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관계에 대한 명시적 규명보다 앞으로의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배당 및 수사팀 구성을 개선하고 수사팀의 증인 사전 접촉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사전면담 기록을 보존하기로 했습니다. 악의적으로 수사상황을 유출하는 행위 역시 여론몰이식 수사라고 보고 반드시 찾아내 엄단하겠다고 강조했고요. 검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지속적 교양 교육도 실시한다는데 과연 검찰이 순순히 따를지 걱정입니다.

 

출처 - 김종민 / 보배드림

 

김종민 의원은 7월 15일 합동감찰 결과 발표에 대한 기자회견을 통해 이 모든 일이 '공정과 상식'을 대변하겠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임 중에 일어났다고 비판했습니다. 전 총리조차 속수무책으로 불공정한 검찰 관행에 엮여 당하는 판에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더 당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법 앞에서 모든 사람이 공평하고 공정하게 심판받을 수 있도록 검찰 개혁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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