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 무면허 사고 잇따르는 와중에 전동킥보드 규제 완화까지?

10대 청소년의 무면허 질주로 인한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2019년 10대 청소년 무면허 교통사고가 총 3301건 발생하여 91명이 사망하고, 4849명이 다쳤다고 하죠.

출처 - 이데일리 / 도로교통공단

 

청소년 시기의 호승심과 최근 늘어난 비대면 카셰어링, 렌터카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최근 5년간 10대에 의한 무면허 렌터카 교통사고가 총 405건이나 됩니다. 청소년의 무면허 운전은 본인은 물론 피해자의 죽음 또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시스템적 보완과 함께 청소년에게도 형사책임을 무는 등 엄벌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칩니다.


출처 - 뉴스1


지난 추석 당일 전남에서는 2차선 도로에서 18세 청소년 A가 몰던 무면허 렌터카가 횡단보도를 덮쳐 대학생 한 명이 사망했습니다. 친구 4명을 태운 A는 사고 직후 그대로 20km를 도주했다가 1시간 후 현장으로 돌아와 경찰에 자수했다고 하죠. A는 다른 사람 명의를 도용해 카셰어링 앱으로 렌터카를 빌렸습니다. 음주운전은 아니었지만 무면허 운전에 횡단보도에서 인명사고를 일으키고 뺑소니를 치는 등 죄질이 몹시 나쁩니다. 그런데도 가해자 측에서는 어떤 사과도 없었다고 하죠.


출처 - 뉴스1


지난 3월 대전에서는 13세 B가 몰던 무면허 차량에 오토바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 치어 숨졌습니다. C는 서울에 주차돼 있던 렌터카를 훔쳐 대전까지 무면허로 차를 몰고 갔다가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달아나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했습니다. 지난해 2월에는 17세 C의 무면허 운전으로 인도에서 걷던 20대 연인 2명이 치어 목숨을 잃었습니다. 시속 50km 제한 도로였으나 C는 96km로 달리다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인도로 돌진한 것으로 밝혀졌죠. 이런 사고를 일으킨 B는 현재 소년원에 입소한 상태이고, C는 장기 5년, 단기 4년의 징역형을 받았을 뿐입니다. 미성년자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출처 - MBC


지난 9월 16일 오전 3시 40분쯤 제주시 한경면 판포해변 인근에서 고등학교 1학년생 D가 몰던 라세티 승용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바닷가 쪽 잔디밭 위로 튕겨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D와 함께 타고 있던 E도 다쳤습니다. 청소년들이 운전한 차량은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길가에 세워졌던 도난 신고 차량이었습니다. 이들은 훔친 차량으로 대략 6㎞를 달리다 사고를 낸 것이었고, 차량은 사고 충격으로 바닷가 방면 도로와 갯바위 사이인 잔디밭에 빠졌습니다.

 

출처 - 노컷뉴스 / 제주도소방안전본부

 

10대 청소년에 의한 무면허 운전 사고가 계속되는 이유는 렌터카 업체의 허술한 관리, 사고를 낸 당사자인 미성년자들이 받는 솜방망이 처벌 때문입니다. 최근 비대면으로 앱을 통해 이루어지는 차량 대여의 경우 렌터카 업체의 신원 검증 절차를 의무화하고, 허술한 대여 규정 또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성년자가 훔친 신분증을 이용해 렌트를 하거나 음주 사고 등으로 면허 효력이 상실된 운전자가 말소된 면허증으로 차를 대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발되어도 과태료 20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신원 확인을 소홀히 한 렌터카 업체 또한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셉니다.

 

출처 - KTV

 

이와 더불어 무면허 운전으로 사고를 낸 청소년을 엄히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앞선 다양한 사례와 같이 무면허 상태로 운전하여 사고를 내는 것도 문제지만, 청소년의 경우 운전면허 취득 1년 미만 미성년자가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는 현행 제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여론도 있습니다. 이 경우 적법하게 운전한 것이지만 사고를 내거나 단속에 걸릴 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 대신 보호처분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허 취득 연령과 법적 성인을 대하는 연령 차로 인한 법적 공백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이성적으로 예상 가능한 사고를 내고 사람이 죽었는데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 수위가 낮아지는 건 이상하다는 비판이 커지는 추세입니다.


출처 - MBC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제 10대에 의한 전동킥보드 사고까지 겹치게 생겼다는 겁니다. 전동킥보드 규정이 오는 12월부터 완화되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만 16세 이상 면허소지자만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게 되어 있지만 오는 12월부터는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가 없어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때문에 적절한 안전장치나 제도 마련 없이 전동킥보드 규제를 완화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빗발칩니다.


출처 - 뉴스1


전동킥보드는 인도 주행을 하는 사람이 태반인데 이런 상황에서 운전 연령까지 낮추면 사고가 빗발칠 것이란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죠. 2018년 전동킥보드 교통사고는 2017년 117건에 비해 92%나 늘어난 225건이었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출처 - 문화일보

 

2019년 전동킥보드 교통사고는 2018년 225건에 비해 98.7%나 늘어난 447건이었습니다. 전동킥보드는 사망자가 8명이나 나올 정도로 큰 사고의 원인이 되는 이동 수단입니다. 상황이 이런데 만 13세 이상이면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니, 인명사고가 일어나면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출처 - YTN


자동차, 오토바이, 전동킥보드 등 이동 수단에 대한 규제는 되도록 엄격하게 해야 합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는 지난 3월부터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시행된 민식이법의 효과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법 시행 6개월 만에 어린이 교통사고가 1500건 이상 줄었고, 사망자 수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사고 억제 효과가 분명히 나타났다는 증거입니다.

 

출처 - 한겨레

 

이런 상황을 종합해볼 때 전동킥보드의 운전 연령을 낮추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렌터카 업체 관리 강화, 무면허 운전자에 대한 처벌 강화, 관련 교통 교육 강화, 관련 제도 보완 등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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