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6주기를 보낸 뒤인 지난 4월 27일 세월호 특조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현직 국정원 직원 5명과 불상의 국정원 직원 20명에 대해 이들이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금지조항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권이 국정원을 이용해 단식 농성을 하던 김영오 씨 등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고 유튜브와 일베 등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를 활용해 여론 조작을 시도한 정황과 CCTV 영상 등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 노컷뉴스
눈으로 확인된 CCTV 영상 중 하나는 2014년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요구하며 38일째 단식을 하던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를 사찰한 건입니다. 당시 서울 동부시립병원에 입원해 있던 김영오 씨를 사찰하러 국정원 2차장 산하 정보요원인 A 씨가 분주하게 병원을 누비고 다닌 장면이 CCTV에 남아 있었습니다. 정보요원인 A 씨의 임무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대공, 대테러 관련 정보 수집입니다. 그런데 이런 임무와 아무 상관이 없는 민간인을, 그것도 아이를 잃고 단식 중인 유가족을 감시하고 다닌 겁니다. 국정원 요원은 당시 병원장을 만나 병실을 둘러보고 김영오 씨의 상황과 주치의에 대해 캐묻고 갔다고 하죠. 병원장은 당시 김영오 씨 주치의에게 국정원 직원이 너에 대해 물어보고 갔으니 꼬투리 잡히지 않게 조심하라는 말을 전했다고 답했습니다.
출처 - 뉴시스
국정원은 이 대화 내용과 다른 유가족들의 농성 현장을 감시한 정보를 토대로 유가족 사찰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 보고서는 박근혜 정권의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 업무수첩에도 언급됐습니다. 정보가 크로스 체크까지 되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국정원이 세월호 유가족을 불법적으로 사찰했고, 그 내용을 박근혜 청와대가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확인된 셈이니까요. 불법 사찰을 통해 얻은 김영오 씨의 개인 정보가 알려지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퍼진 것으로 특조위는 판단했습니다. 단식 40여 일 이후부터 김영오 씨에 대해 '이혼 뒤 외면', '아빠의 자격' 같은 키워드들이 SNS와 언론에 다뤄지기 시작했고 일베를 비롯한 극우 단체들은 폭식 투쟁과 반대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김영오 씨가 방한한 교황을 만나는 등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주목받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사회적으로 매장하려고 한 것입니다.
출처 - JTBC
국정원은 자체 예산을 들여 세월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동영상을 제작한 후 불상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동영상은 일베 같은 극우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인터넷에 퍼졌는데, 이에 대해 국정원은 일주일 만에 조회 수가 1만 회가 넘는 등 유익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자평하는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국정원이 일베와 독립신문 등 극우 커뮤니티와 언론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고 그 소스들을 직접 만들어내고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국정원이 내부에서 작성한 여론 확산 계획 문서에 이른바 유력 ‘건전’ 사이트인 일베나 독립신문 등을 통해 전파하겠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었다고 하니까요. 국정원과 박근혜 정권의 여론 조작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보수 언론들을 통해 전략적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세월호 지겹다, 이제 애들 놓아주고 일상으로 돌아가자' 같은 물타기 문장들은 그때 국정원에서 흘러나온 것들입니다.
출처 - MBC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이하고서야 부족하게나마 증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유가족들은 국가 기관의 불법 사찰과 정권 차원의 탄압과 폄훼에 다시금 분노를 토로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말합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6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할 게 남았느냐고 말이죠. 하지만 진상 규명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여러 차례의 검찰수사, 특조위의 진상규명, 선체조사위원회의 조사, 사회적참사특조위의 진상규명을 통해서도 세월호의 침몰 원인조차 결론 내지 못했으니까요.
출처 - 연합뉴스 / 시민모임
지난 21일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을 요구하는 시민모임'은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출정식을 열고 목포, 광주, 전주, 대전, 천안 수원을 거쳐 청와대까지 570여 킬로미터를 행진하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5명의 행진단에는 세월호 생존자도 포함되었습니다. 이들이 행진하려는 이유는 뭘까요? 업무상 과실치사 등 세월호 참사 관련 일부 범죄의 공소시효가 7년으로, 이제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현재 사회적참사특조위와 검찰 내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 수사가 진행 중이긴 하나 조사권밖에 없는 사회적참사특조위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고 검찰 수사 역시 반드시 수사해야 할 기관들에 대한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라면서 "검찰에만 수사를 맡기면 해경에 대한 조사로만 끝날 가능성이 너무 많다"라고 밝혔습니다. 검사, 감사원, 검찰, 경찰, 군 검사 등으로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실체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요구입니다.
출처 - 뉴스1
지난 26일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이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윤 전 차관은 지난달 22일에도 소환된 바 있죠. 윤 전 차관은 특조위 방해 계획을 세운 데 개입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과 함께 기소된 뒤 2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수단은 특조위 방해 의혹 외에도 박근혜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와 국정원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사찰한 의혹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출처 - 4.16연대
세월호 참사 6주기가 지난 시점에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청와대 청원에 21만 6118명의 시민이 참여하면서 지난 5월 1일 마감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잔여 공소시효를 10개월 남겨놓은 지금 문재인 정부는 다시 한번 진상규명 요구에 답해야 합니다. 특조위 활동이 올해로 끝나는데 세월호 진상규명의 길은 너무 멉니다. 국민들의 관심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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