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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생각비행75

《오동명의 바다소풍 16》인심(人心)으로 나는 여름 바다로 가려면 올레길을 지나야 합니다. 바다에 닿기 전에 먼저 만나는 사람들.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날 오후, 동네 어귀 팽나무 아래 정자에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동생과 더위를 나고 있습니다. 아이들 곁에는 진짜 옛 장군이 들었을 법한 창과 방패를 지닌 장수풍뎅이가 놓여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장수풍뎅이여서 모조품이 아닐까 싶어 물었습니다. “어디서……?” 밭에서 따온 마늘을 다듬고 있던 아이들 엄마가 마늘을 든 손으로 가리킵니다. 뒷산, 오름입니다. 그곳엔 많다는 얘기인 듯합니다. 바다로 가던 걸음을 멈추고 동구(洞口) 정자에 털썩 주저앉아 아이들과 놉니다. 아이들의 노는 소리를 들으며 더위를 식힙니다. 가려던 바다를 잊고 마시던 커피를 펜에 찍어 아이들을 그려봅니다. 바다에서 건너왔을까. 오름에서 내려왔.. 2011. 7. 25.
《오동명의 인생사계 8》 달력 만들기 2011. 7. 22.
왜 우리는 자본의 벽을 넘어야 하는가 - '착한 자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루한 장맛비가 그치고 폭염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야 여름 날씨를 느낄 수 있나 싶지만 수해 복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실 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합니다. 아침에 사무실로 나와 저희는 제일 먼저 냉커피를 타는 일로 일과를 시작합니다. 시원하게 목을 축이면서 지난밤에 있었던 이야기도 나누고 신문을 돌려 읽습니다. 그런데 다들 알고 계시죠?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컵커피의 가격을 담합했다가 적발된 소식 말입니다. 양사에 과징금 128억 원이 부과되고, 임원들이 검찰에 고발되었죠. 두 회사는 컵커피 시장의 75.5퍼센트를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서민생활 밀접품목의 담합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위법행위를 적발하면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독과.. 2011. 7. 19.
《오동명의 바다소풍 15》이제 쉬어, 이제 가자 이튿날 아침 바다산책 때 어제 본 무동연인을 같은 바닷가에서 만났습니다. 아주 오래 전 갓난 아들의 겨드랑이에 두 손을 넣고 들어주던 장난을 이번엔 그들이 바닷가에서 즐기고 있었습니다. 두 달 전 서울에 올라가서 중간고사 준비하느라 애쓰고 있는 다 큰 아들을 들어 안아주려 했더니, 피하더군요. “남세스럽게….” 허락했다 해도 아마 들어주지 못했을 겁니다. 몸무게는 나만 못하지만 머리 하나는 더 크게 훌쩍 자란 아들을 이 짧은 팔로는 이젠 들 순 없을 테니까요. 젊은 연인이 부러워서 다시 어제처럼 힐끔 남상거립니다. 그들의 시간이 한없이 부러워서 또 어제처럼 힐끗 기웃거립니다. 지난 시간들, 지나가버린 것들을 힐끔거리고 힐끗거리는 거겠지요. 쉬라는 여자의 말이 들려옵니다. 땅에 발을 딛는 여자의 몸이 불편.. 2011.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