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를 결국 시행했습니다. 이미 지정된 화이트리스트 국가를 제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일본이 일부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에 이어 본격적인 2차 경제 보복을 시작한 셈입니다. 이로써 수출 심사 과정에서 우대 조치가 사라져 이제 하나하나 허가를 받아야 할 판입니다.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한국 수출 품목이 일본 정부의 직간접적인 허가 대상에 포함됩니다. 일본은 자기네가 저지른 전쟁 범죄에 대해 내려진 온당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이렇게 적반하장의 조처를 강행했습니다.
출처 - KBS
그동안 우리 정부는 강온 양면에서 일련의 보복 조치 철회를 다양하게 요구해왔습니다. 지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에 대화를 제의하기도 했고, 이후 베이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수차례 입장을 전달했지만 일본은 무시로 일관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일본의 입장을 배려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이 부당한 조치를 시정하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시사했지만, 이마저도 일본은 받아들이지 않았죠.
출처 - YTN
일본 정부는 이번 경제 보복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때문이라는 것이 명백함에도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수출 관리를 적절하게 하기 위한 내부 운용 재검토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아울러 이낙연 국무총리의 시사점에 대해서도 지소미아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죠.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행 첫날은 추가 보복 카드를 꺼내지 않은 채 억제된 반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로 일단 행정적 절차만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을 자의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를 갖췄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한 보복 남발에 따른 WTO 제소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노림수이기도 하며, 지소미아로 우려를 표명한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하지만 일본 정부의 망언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역사를 바꿔 쓰고 싶어 한다 해도 그건 안 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상식 밖의 발언을 했습니다. 식민 침략의 피해국인 한국이 역사를 고쳐 쓰려 시도한다니 과연 제정신으로 한 말인지 의심스럽습니다. 한편 아베 신조 역시 한국이 국가 간 신뢰를 훼손했다며 한국에 책임을 전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강한 어조로 일본의 망언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청와대는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당초 안보문제와 수출규제 조치를 연계한 장본인이 바로 일본이라고 규탄했습니다. 고노 외무상의 망언에 대해서도 역사를 바꿔 쓰고 있는 건 일본이라며 적반하장도 정도껏 하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그러면서 공이 일본에 넘어갔다며 한일 관계 회복의 제1 조건은 일본의 반성이라는 점을 못 박았죠. 우리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기술 자립 계획으로 앞으로 3년간 소재, 부품, 장비 연구개발에만 5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며, 일본을 WTO에 제소하는 방침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확정 시행됨에 따라 피해는 양국에서 증대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한국 내의 일본 불매 운동이 현명하게 운용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화이트리스트 제외의 파장이 올 경우 업계 피해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피해도 만만찮습니다. 우리 국민의 불매운동으로 일본의 관광산업은 비명을 지르고 있고, 정부에 규제당하고 있는 반도체 소재 기업들은 소재를 한국 공장에서 생산할 생각까지 할 정도로 일본의 기업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일본 정부의 우경화로 인해 한미일 3국의 입장이 갈수록 곤란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베는 미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필요도 없는 사료용 옥수수를 8조 원어치나 사기로 했다고 하죠. 극우 아베 정권이 그렇게까지 해가며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소위 '정상국가'라는 역사 수정을 그대로 이루어지게 놔둘 수 없습니다. 일본은 극우 광기의 질주를 멈추길 바랍니다. 그 질주의 끝이 무엇이었는지는 74년 전에 이미 맛보았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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