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쇠는 법과 가족 간 호칭, 시대에 따라 변해야!

추석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족 구성이 많이 달라진 풍경입니다. 대가족이 줄고 1인 가구가 많아진 관계로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아니면 일가친척이 모이기도 쉽지 않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이 결혼을 한 친척이라도 생기면 서로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 서먹한 분위기를 느끼기도 합니다.


출처 - 중앙일보


이번 추석에는 일가친척 간의 호칭에 대한 이야기가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그동안 일부 가족 호칭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었죠. 주로 부부를 기준으로 남성의 가족인 시댁과 여성의 가족인 처가의 구성원을 부르는 호칭에 격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전통이라고 생각하여 큰 문제를 느끼지 않고 써온 말들이라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면 부적절한 면이 상당히 많이 보입니다. 남성의 가족은 높이고 여성의 가족은 낮춘 말이 많기 때문이죠. 사실 '댁'이라고 집을 높여 부르는 말을 시댁에만 붙이는 것부터 이상하긴 합니다.


출처 – KBS 유튜브


결혼한 여성 기준으로 남편의 여동생은 '아가씨'라고 부르고, 결혼한 남동생은 '서방님'이라고 부릅니다. 또 결혼하지 않은 남동생은 '도련님'이라고 따로 높여 부릅니다. 그런데 결혼한 남성 기준으로 부인의 여동생은 그냥 '처제'라고 부릅니다. 문자 그대로 부인의 동생이라는 뜻이죠. 처제님이라고 부르지도 않고 그냥 처제입니다. '처남' 역시 부인의 남동생을 일컫는 말이죠. 단순히 가족 관계를 표현했을 뿐인 부인 쪽의 가족 호칭과 일일이 '님' 자를 붙이며 결혼 여부까지 가려가며 존칭을 붙이는 남편 쪽의 가족 호칭을 비교하면 아무래도 동등한 관계라고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남존여비 시대를 관통해온 호칭이라 그런지 사회 환경이 많이 바뀌었는데도 좀처럼 바뀔 줄을 모릅니다. 이 때문에 호칭의 불합리함을 느끼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출처 - 중앙일보


실제로 지난해 국립국어원이 시민 400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65.8%가 호칭을 바꿔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여성은 75.3%의 다수가, 남성도 절반 이상이 불평등한 호칭을 바꿔야 한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도련님' '아가씨'는 현재 국립국어원의 표준언어예절에 공식 호칭으로 규정된 상황이지만, 언어란 언중을 따라가기 마련입니다. 시민들은 성차별적이고 필요 이상으로 복잡한 호칭들 대신 그냥 이름에 존칭인 씨를 붙이거나 동생이라는 호칭을 붙이자는 대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국립국어원은 호칭의 개선 방향을 담은 표준언어예절 개정안을 내년에 발표할 계획입니다. 여성가족부 역시 최근 가족정책 5개년 계획 개정안을 발표하며 성차별적인 가족 호칭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출처 – MBN 유튜브


추석 같은 큰 명절도 혼자서 보내는 이른바 '혼추족'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하죠. 일가친척이 모이는 고향에 가서 차례를 지내는 대신 가족이나 친구 혹은 혼자 캠핑을 가거나 해외 여행을 가거나 집에서 휴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명절을 쇠는 방법도 점차 바뀌겠지요. 유교 문화에 익숙한 분들이 보기엔 아쉬운 부분이 있겠지만 이런 변화를 그저 나쁘게 볼 것은 아닙니다. 퇴계 이황 선생은 1600년 《퇴계문집》에 차례상 차림에 대해 "음식의 종류는 옛날과 지금이 다르기 때문에 예전과 똑같이 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들은 시대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달라야 한다는 겁니다. 정말로 중요한 건 명절을 쇠는 의미와 정신을 시대에 맞게 살려나갈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겠지요. 시대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고 가족이 진정으로 정을 나누는 마음 편한 설, 추석으로 바뀌어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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