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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해외연수 빙자 관광여행, 시민 심사와 검증 거치게 하자

by 생각비행 2017. 7. 26.

지난 박근혜 정권의 '개돼지' 발언에 이어 이젠 국민을 설치류인 들쥐 취급하는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사상 최악의 물난리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청주가 물에 잠긴 때 외유성 유럽연수에 나섰다가 이를 비판하는 국민들을 그냥 앞만 따라가는 들쥐의 일종인 레밍에 빗댄 자유한국당의 김학철 충북도의원 얘깁니다. 이번에도 자유한국당 의원입니다.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혁신이 어쩌고 해도 그 나물에 그 밥이기 때문이겠죠. 조기 귀국해 속죄의 의미로 수해복구 활동을 펼치고 있는 나머지 3명의 도의원과는 달리 김학철 도의원은 키보드 워리어처럼 자기 변명만 하고 있습니다.


출처 - 뉴스1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외유성 유럽연수에 레밍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려 A4 용지 11장 분량의 헛소리를 올려 불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여론의 눈치를 살피다 김학철 도의원을 한 방에 제명하자, 그럼 현장에 안 나간 문재인 대통령도 탄핵하고 제명해야 되는 거 아니냐며 이상한 변명을 했는데요. 여기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금 대통령이라 불려지는 분'이라고 표현해 아직도 대선에 승복치 않고 박근혜만 붙잡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뒤틀린 현실 인식을 보여준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죠. 이 밖에도 뜬금없이 세월호와 JTBC 손석희 사장에 대한 적의를 드러내기도 해 대체 이런 자가 어떻게 공직에 앉아 있을 수 있는지 근본부터 의심하게 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니나 다를까 지난 3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국회, 언론, 법조계에 광견병이 떠돌고 있다. 미친개들은 사살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발언을 한 경력이 있는 자였습니다.


출처 - 뉴스1


한편 비행기표가 없어 귀국이 늦었다는 김학철의 변명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이 국내 여론을 전하며 조기 귀국을 종용하자 내가 왜 돌아가야 되냐며 반발했고 나머지 의원들이 귀국했는데도 그는 프랑스 파리를 떠나 남부의 유명 관광지인 마르세유에 머물며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놀고 있었사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가 변명을 올린 페이스북에 그의 위치가 마르세유임이 빤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뭐 철 지난 박근혜의 무책임함과 변명을 다시 보는 느낌입니다.


출처 - 한겨레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충북도의원은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자유한국당 도의원 3명은 제명에 그쳤을 뿐 책임지고 사퇴할 생각이 없는 듯합니다.


출처 - 세계일보


이번 논란을 개인의 문제로 볼 수도 있겠으나 의원들이 사실상 놀러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 해외연수에 국민의 세금을 들일 필요가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번 충남도의원의 해외연수가 자연재해인 폭우 상황이었기에 두드러지긴 했지만 사실 이런 외유성 해외연수는 다른 의원들도 한 번씩들 가기 때문입니다.

출처 - 거제뉴스광장

 

지난 5월 광주 서구 의원 6명은 복지행정과 도시재생 선진지를 방문한다는 연수 목적으로 스페인, 프랑스로 해외연수를 떠났습니다. 그런데 계획에 있던 스페인의 쓰레기 소각 발전공장은 가지도 않았습니다. 패키지 여행 상품 일정에 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랍니다. 지난 3월 제주도의회는 인구 급증에 따른 문제를 살펴보겠다며 인도로 연수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일정의 대부분이 관광지 탐방이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광역의원 한 명당 평균 200만 원 정도의 예산이 해외여행 경비로 책정되었고 전국 단위로는 17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관행적으로 예산이 책정되므로 안 쓰면 손해라는 식의 외유성 연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출처 - SBS


지방의회 해외연수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전무해 대부분 여행사를 통해 해외연수를 가고, 의원들도 연수가 아니라 의정활동에 대한 보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연수라면 목적과 효과에 대한 심사를 통해 가려내야 하겠지만, 이 심사는 100퍼센트 통과되고 있는 상황이라 사실상 유명무실합니다. 세금을 들여 다녀온 연수보고서는 대학생 레포트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복사-붙여넣기 식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누구에게 보여주기가 낯뜨거울 수준입니다.


게다가 해외연수에 공무원들을 동행하게 하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 이 또한 문제입니다. 도의원들의 해외 나들이에 술자리 응대 및 수행원 노릇을 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무원과 사무직 직원을 대동하는 겁니다. 그러니 공무원들은 의원들의 갑질에 넌더리를 내고 있습니다. 의원들이 공무원을 동행시키는 까닭에는 여비를 더 타내기 위한 꼼수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세금 도둑질에만 유능한 사람들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의 지탄을 면하려면 국내에서 제대로 된 의정활동이 기본입니다. 또한 해외연수가 제 기능을 하려면 유명무실한 의회 내 심사위가 제 기능을 해야 하겠죠. 이력, 제안서를 사전 검증하여 의정 활동에 큰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연수만을 허가해주고, 비용은 영수증을 첨부하면 투명히 밝혀진 사용 내역만큼만 연수비로 지금함이 마땅합니다. 아울러 해외연수 보고서에 대한 철저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참에 해외연수 관련 제도를 강화하고 시민의 심사와 검증을 거치게 하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수를 위한 돈이 떠나는 사람 개인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세금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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