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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일상비행

지하철 '폐륜'녀의 맞춤법

by 생각비행 2010. 10. 5.


* DAUM에서 실시간 이슈 검색어였던 '지하철 난투극'을 클릭하면 관련검색어로 폐륜은 떠도 패륜은 안 뜨는 현실.

'그'와 '그녀'의 사정

휴일부터 오늘까지 인터넷상에서 이슈가 된 유튜브 지하철 난투극 동영상이 결국 언론 보도로 이어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네요. 아직 사건의 정확한 전모가 밝혀지진 않았습니다만, 촬영에 급급할 뿐 제대로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 더 안타까웠습니다.

지하철 난투극 “대드는 학생이나, 화풀이하는 어른이나, 외면하는 승객이나…” 씁쓸( http://www.newsprim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4647, 프라임경제 )
10대소녀 vs 할머니 ‘지하철난투극’ 목격자 증언 ‘분분’( http://ntn.seoul.co.kr/main.php?cmd=news/news_view&idx=54180, 서울신문)

언론이 되었건 네티즌이 되었건 이렇게 젊은 여성이 연루된 사건은 일단 젊은 쪽을 XX녀라고 이름 붙이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유명한 사건인 개똥녀 때부터 말이죠. 특히 이 지하철 사건처럼 어르신과 젊은 사람이 싸우게 되면 자초지종을 따지기보단 먼저 젊은 쪽을 이른바 패륜, 패륜라고 이름 붙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이름 붙일 때마다 많이 틀리는 말이 바로 '폐륜'입니다.


이번 지하철 난투극 관련해서 올라온 글들도 언론, 네티즌 가릴 것 없이 패륜폐륜으로 잘못 쓰고 있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언론은 패륜으로 정확히 쓰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만, 네티즌의 의견을 인용하면서 틀린 말폐륜를 그대로 가져온 경우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잘못 쓰는 단어란 얘기가 됩니다.

패륜폐륜애초에 뜻이 전혀 다른 단어입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렇게 나왔어요.

패륜悖倫 : 인간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도리에 어그러짐. 또는 그런 현상. ≒파륜02(破倫).

폐륜廢倫 : (1) 시집가거나 장가드는 일을 하지 않거나 못함. (2) 부부간에 성생활을 하지 않음.

음, 이렇게 사전에서 뜻을 찾아 동시에 놓고 보니 인간의 도리를 못한 패륜는 당연히 시집이나 장가들기 힘들 테니 자연히 폐륜가 될 것 같아 아주 연관이 없는 단어는 아닌가 싶은 생각도 문득 드는군요. ^_^;;;

보시다시피 패륜은 당연한 인간의 도리를 지키지 못했을 때 쓰는 단어고, 폐륜은 결혼 및 부부관계에 쓰는 단어입니다. 뜻이 전혀 다른 단어라 앞으로는 쓸 때 주의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단어를 쓸 만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게 가장 좋겠고요. ^_^

어찌 됐건 아직 정확한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패륜이든 폐륜이든 아직 여중생 정도밖에 안 돼 보이는 어린아이에게 쓰기는 둘 다 마땅치 않은 말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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