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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일상비행

폭우가 내린 직후엔 도로변에 서지 마세요!

by 생각비행 2010. 9. 21.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를 하루 앞두고 서울경기 지방에는 기록적인 집중 호우가 내렸습니다. 모쪼록 좋은 날 수재를 입지 않으셨길 빕니다.

올여름 아열대 스콜처럼 국지성 호우가 내린 직후 홍대입구 앞 도로를 찍은 사진입니다. 도로가 땜질한 아스팔트투성이포장이 균일하지 못한데배수마저 문제가 있어선지 곳곳에 물이 괴어 있는 풍경. 비만 오면 흔한 모습이라 크게 의식하지 못했을 그런 도시 풍경입니다.

이렇게 집중 호우가 내린 직후 도로변에 서 있다 자동차가 지나가며 튀긴 흙탕물로 옷을 더럽힌 경험을 한번쯤은 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올여름에 경험한 바로는 단순히 옷이 더러워지는 걸로 그칠 문제가 아니더군요.


물에 불어 뜬 아스팔트 조각들과 돌멩이들이 도로변에 즐비합니다. 바로 이 파편이 도로변에 서 있는 행인들에게 날아들어 문제가 심각합니다. 폭우가 멎은 후 물이 어느 정도 빠지면 차들이 쌩쌩 지나다니면서 흙탕물 대신 이 돌멩이들을 튀기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버스를 기다리느라 우산을 받고 정류장 근처에 서 있었습니다. 우산을 든 손등 위를 뭔가가 따갑게 때리기에 살펴봤더니 버스가 튀기고 지나간 아스팔트 조각이었습니다. 도로에 바짝 붙어 있던 것도 아니고 1~2미터 정도 떨어져 서 있었는데도 맞은 곳이 빨개질 정도로 세게 튀었어요.

다쳤다고 할 만한 상처는 아니었지만 덜컥 걱정되더군요. 전에 행인이 튕긴 담뱃불에 실명한 어린아이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이렇게 맹렬히 튀는 아스팔트 조각도 아이들을 위협할 수 있겠다고요. 성인인 제가 우산을 든 손 위치면 얼추 아이들의 눈높이일 테니 말입니다. 만약 아스팔트 조각이 아이들의 눈에라도 맞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과거 개발 독재 시절 전국적으로 도로를 포장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 재료로 아스팔트를 택한 데 대해 여러 가지 말이 많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후유증이 1인 1차 시대가 된 지금에서야 나타나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무쪼록 서울특별시를 비롯해 각 자치단체가 호우 대책과 사후 정비 대책에 이 문제를 주요 사항으로 포함해서 대책을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하다못해 아이들에게 안전 교육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특별시란 이름에 걸맞은 특별한 대책 마련과 대응을 기대합니다. 그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각자 조심하는 수밖에 없겠죠.

그러니 여러분은 폭우가 온 직후 도로 사정이 나쁠 때는 꼭 도로변에서 멀찍이 떨어져 계시길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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