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가 걷고 있습니다.
제주도 산방산과 단산 사이 선뮤지엄(명상학교)을 출발한 이들은
시계방향으로 제주도의 바닷가를 한 바퀴 돕니다.
침묵하며 걷지만 이들은 몸으로 말합니다.
“지구야, 미안해.”
“자연아, 사랑해.”
이들과 동행할 수 없었던 어떤 남자가 노래 하나를 띄워 보냅니다.
천 번이고 다시 태어난대도 그런 사람 또 없을 테죠.
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준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나의 심장쯤이야 얼마든 아파도 좋은데
사랑이란 그 말은 못해도 먼 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모든 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나 태어나 처음 가슴 떨리는 이런 사람 또 없을 테죠.
몰래 감춰둔 오랜 기억 속에 단 하나의 사랑입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아픈 눈물쯤이야 얼마든 참을 수 있는데
사랑이란 그 말은 못해도 먼 곳에서 이렇게 바라만보아도
모든 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도 그대 웃어준다면 난 행복할 텐데
사랑은 주는 거니까 그저 주는 거니까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난 울어도 행복합니다. 1
걸어서 동행하지 못한 어떤 남자는
지구에, 자연에 머리 숙여
사랑처럼 이렇게 노래 부르고 있었습니다.
슬프지만 따뜻하게,
울지만 행복하게.
- 〈이승철 -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본문으로]
댓글